슬픔

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by 바나 posted Dec 1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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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을 백원에 팝니다  
             - 장진성 (탈북 시인)



그는 초췌했다

-내 딸을 백 원에 팝니다

그 종이를 목에 건 채

어린 딸을 옆에 세운 채

시장에 서 있던 그 여인은



그는 벙어리였다

팔리는 딸애와

팔고 있는 모성(母性)을 보며

사람들이 던지는 저주에도

땅바닥만 내려보던 그 여인은



그는 눈물도 없었다

제 엄마가 죽을병에 걸렸다고

고함치며 울음 터치며

딸애가 치마폭에 안길 때도

입술만 파르르 떨고 있던 그 여인은



그는 감사할 줄도 몰랐다

당신 딸이 아니라

모성애를 산다며

한 군인이 백 원을 쥐어 주자

그 돈 들고 어디론가 뛰어가던 그 여인은



그는 어머니였다

딸을 판 백 원으로

밀가루 빵 사 들고 어둥지둥 달려와

이별하는 딸애의 입술에 넣어주며

-용서해라! 통곡하던 그 여인은


이는 1999년 평양시 동대원 구역 시장에서 직접 목격한 실화라고 한다.






효녀
         - 장진성



울음 절반

통곡 절반

젖을 짜는 여인



먹지 못한 빈 가슴

애타게 부여안고

살을 찢는다

피를 뽑는다

고름을 짠다



옆에서 우는 아기 젖이 아니다

숨져가는 제 어머니 살리려고

펑 펑 울며 짠다

젖을 가진 딸이

젖밖에 없는 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