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그 많던 가든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by 파란빛레몬 posted Aug 15,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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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이맘때가 되면 우리 가족은 주말마다 외식을 하러 산으로 가곤 했습니다. 메뉴는 항상 고기, 그중에서도 아마 갈비가 대부분이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 음식점들은 메뉴만 같은 것이 아니였지요. 이름들도 모두 ㅁㅁ가든, ㅇㅇ가든 이런 식이였습니다. 가든 파티를 꿈꾸던 베이비붐 세대들에게 잠깐이나마 그 기분을 느끼게 해줘서 였을까요, 꽤나 잘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근데 언제부터인가 가든의 인기가 예전만 못합니다. 물론 요즘 모든 음식점들이 힘들다지만 말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갑자기 왠 가든 타령이냐고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 ㅁㅁ가든은 음식점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ㅁㅁ가든인 가수들도 있죠. 흥미로운 점은 음식점 ‘ㅁㅁ가든’뿐만 아니라 가수 ‘ㅁㅁ가든’들도 대부분 요즘들어 두드러지는 활동이 없거나 해체했다는 점입니다. 수많은 ㅁㅁ가든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유명한 가든으로 추렸습니다.







Savage Garden



90년대 후반에  신스팝을 들고 단 2장의 앨범으로 팝씬을 평정(?)하고 해체해버린 호주 출신의 듀오 팝그룹입니다. 1집과 2집에서 각각 'Truly, Madly, Deeply', 'I Knew I Love You'가 빌보드 1위를 하면서 롱런을 기대했던 그룹이었지만 박수칠때 떠나버렸네요.






Fool’s Garden



이름은 생소하실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이 밴드 노래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모 아파트 광고에 쓰였던 박혜경의 ‘Lemon Tree’ 가 한때 국내 음악 차트에서 상위권에 있었는데 그 곡의 원곡자입니다. 사실 ‘Lemon Tree’는 이 밴드의 유일한 히트곡입니다. 사운드가 비틀즈적이라고 평단에서 많은 비난도 받았었고 대중들도 크게 주목하지 않은 불운의 밴드죠. 전형적인 ‘One Hit Wonder’의 사례이죠.(One Hit Wonder는 단 한곡의 인기곡을 남긴채 대중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진 가수들을 일컫는 말입니다.)

 Fool's Garden은 'Lemon Tree' 한곡으로 묻어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그룹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들의 노래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인 'Dreaming'을 'Lemon Tree' 대신 올립니다.






Secret Garden



가장 대중적인 뉴에이지 뮤지션 중 한명입니다. 아일랜드풍의 슬픈 감성의 음악들을 잘 표현해내고 있죠. 데뷔 때부터 한번도 빌보드 차트에 안올라본 적이 없는 기록은 대단합니다. 비교적 최근에는 WestLife가 이들의 곡인 ‘You Raise Me Up’을 리메이크해 국내에서도 대중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죠. 어쩌면 동명의 드라마로 인기가 조금더 높아졌을지 모르겠네요.








Sound Garden



‘메탈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메탈음악’이라는 평을 받았던 그런지록과 헤비 메탈의 경계의 음악을 보여주었던 밴드입니다. 물론 헤비 메탈씬과 그런지록씬 양쪽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음악을 했었죠. Nirvana와 동시대에 활동해 상대적으로 빛을 잃었지만 한결같은 인기를 구가했고 그래미상도 2개나 거머쥐었던 슈퍼밴드입니다. 1990년대를 풍미 했던 시애틀 그런지 4인방(Nirvana, Sound Garden, Pearl Jam, Alice In Chain)중 한명으로도 유명합니다. 1997년에 해체했습니다.








Ellegarden



가든은 영미권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노래만 듣는 다면 영미권밴드로 착각할수도 있겠지만(물론 일본어로된 노래도 있습니다.) Ellegarden은 일본을 대표하는 펑크밴드입니다. 덕분에 ‘일본의 Blink182’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죠. 팝적이고 활기찬 멜로디로 누구에게나 편하고 신나게 다가오는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본인이라고는 믿기힘든 유창한 영어발음으로 일본어노래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도 편하게 들을 수 있어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죠. 특히 ‘Marry Me’라는 곡이 국내 광고에 쓰이면서 더더욱 인기를 누리고 있죠. 그러보니 Ellegarden도 데뷔때부터 승승장구해가는 밴드네요. 4년째 앨범 소식이 없습니다.








Noizegarden



한국에도 물론 가든이 많이 있습니다. 윈터가든, 스윗가든, 로맨틱가든, 스프링가든 등등 근데 사실 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들입니다... 역시 한국의 가든하면 노이즈가든이죠. 이들은 1990년대 크래쉬, 레이니썬과 함께 우리나라의 헤비 메탈씬을 이끌었던 메탈밴드입니다. 이들이 ㅁㅁ가든의 이름을 가지게 된 계기는 멤버 모두가 Sound Garden의 팬이였기 때문이라네요. 다른 메탈밴드들이 스피드에 집착할때 이들은 무겁고 느린 사운드와 포스트록에서 주로 쓰이는 서서히 고조되어 마침내 폭발하는 형식미를 가져와 다른 밴드들과 다른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들의 음반은 이미 명반의 계열에 올라있기도 합니다.  1999년 해체 후 2009년에 해체 10주년 기념 및 보컬 박건의 이민 기념(?) 콘서트를 끝으로 이젠 정말  못보게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