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다시피 한국경영혁신컨설팅의 6시그마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선 강의를 듣고, 시험을 치고, 보고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교실에 도착하니 '6시그마 실무완성'이라는 책과 'HOT Pizza 프로세스 개선을 통한 매출향상 프로젝트 결과 보고서'라는 책자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이 중 전자는 강의와 시험을 위한 것이고 후자는 보고서 작성의 뼈대가 되는 자료들을 모으는 용도로 쓰입니다.

28일 오전에는 6시그마의 기원, 정의, 쓰임새같은 개괄적 정보를 제공받았습니다.

오후에는 팀이 구성되었는데, 보고서가 팀별 회의내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조 당 5명 내지 6명이 무작위로 배정되었어요.

또, 보고서의 주제가 되는 'HOT Pizza'게임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말 그대로 참가자들이 손님, 배달원, Pizza maker, 부지점장, 지점장, 사장의 역할을 맡아 가게를 꾸려나가는 게임이었습니다. 총 20여 분 동안 진행된 이 게임의 목적은, 같은 게임을 총 3차례 반복하며 생산된 제품(Pizza)의 공정시간, 불량률 등이 변화하는 모습을 기록하여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데 있더군요.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손님 역할이 가장 하기 쉽습니다. 손님은 자리에 앉아 주문내역을 읽기만 하면 되는데 배달원은 강의실을 분주히 오가야하고, Pizza maker는 피자를 만들어야 합니다. (제공된 피자 모양의 종이 위에 알맞은 토핑 스티커를 붙이는 식입니다.) 부지점장은 카운터를 보며 생산계획서를 쓰고 검품해야하며, 사장은 이 모든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을 기록합니다.

29일 오전에는 6시그마에 대한 구체적인 공부를 했습니다. 자료 분석의 과정과 종류를 아우르는 내용이었어요.

이론 공부를 마친 뒤 28일에 1차례 진행했던 게임을 2차례 더 반복하며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이 과정을 마친 뒤 오픈북 시험을 치뤘습니다. 시험은 5지선다형이었고 총 20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문제가 정말 쉬운데다 참고 자료까지 있으니 이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실 필요가 없을 것 같네요.

보고서는 수업 시간에 배운 것과 게임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면 됩니다. 강사님께서 수업시간 내내 관련 정보를 끊임없이 제공해주시니 잘 받아적으면 보고서 작성에 무리가 없습니다.

프로그램 자체는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실질적으로 저희가 한 행동에서 6시그마를 찾아 나가는 과정 역시 재미있었고요.

하지만 전달받아야 하는 내용이 무척 방대한 반면 강의 시간이 굉장히 짧아 수박 겉핥기식 수업만 듣게된 것 같아 조금 아쉽네요. 일례로 Z검증, 단일표본 T검증, 독립표본 T검증, 변량분석, 카이제곱검증과 관련된 지식을 1시간 내에 모두 소개받았습니다. (심지어 대응표본에 대한 것은 듣지도 못했습니다.) 관련 전공 과목에서 약 2달에 걸쳐 배운 내용이지요.

이에 따라 시험도 시험같지 않게 치뤄졌습니다. 강의하시는 분께서 '시험은 형식적으로 보는 것일 뿐이다.'라든지, '다 찍어도 자격증을 못 받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는다.'라는 말을 연거푸 하셨을 정도입니다. 열심히 관련 공부를 하셨던 분, 무언가 새롭고 전문적인 지식을 얻고자 하신 분에게는 큰 실망을 안겨드릴 수 있는 대목입니다.

마지막에 혹평을 늘어놓은 것 같습니다만, 전반적으로 한 번 쯤 해 볼만한 경험이었습니다. 들어볼만한 수업이었고요. 외부 기관을 통해 이 수업을 들으려면 17만원정도 되는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더군요. 경력개발센터에 감사하게되네요.

제가 글을 정말 못쓰는 편이라 도움이 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검색해보니 다양한 곳에서 이와 유사한 프로세스로 6시그마 강의를 진행하고 있더라고요. 찾아보시면 제 미흡한 설명에 어느정도 살이 붙을 것 같습니다.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다들 화이팅하세요!

* 자격증과 별도로 수업을 다 들은 사람에 한해 수료증이 발급됩니다.

* 필기시험을 치루기 위해 별도의 신청을 해야하는데, 반명함판 사진이 필요합니다. (.jpg파일, 3cm x 4cm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