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뮤지컬과 친해지기 : 뮤지컬의 기원과 한국의 뮤지컬

by 규규규규 posted Jul 26, 201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뮤지컬과 친해지기 : 뮤지컬의 기원과 한국의 뮤지컬

 

스크린샷 2016-07-26 오후 11.42.40.png

 

 

  뮤지컬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 오늘날과 같은 뮤지컬 공연은 클래식 오페라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았던 18세기 즈음 시작되었으며 연극과 음악, 춤 등의 엔터테인먼트 양식으로 구성된 공연에서 뮤지컬의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뮤지컬의 시초에 대한 의견은 조금 분분한 편이다.

  첫째는 윌리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작품이 뮤지컬의 선구작이라는 주장이다. 셰익스피어가 전문 엔터테이너들로 하여금 〈한여름 밤의 꿈〉이나 〈헛소동>과 같은 작품을 음악과 춤으로 공연하게끔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둘째는 미국에서 성행한 벌레스크에 유럽의 오페레타를 조화시킨 것이 최초의 뮤지컬이라는 의견이다. 19세기 미국, 한때 뉴욕의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 지역이던 보워리는 다양한 인종의 이민자들이 섞여 있는 곳이었으며 그곳에서는 춤, 마술 같은 공연으로 꾸며진 일종의 버라이어티쇼였던 보드빌(Vaudeville), 풍자시나 광대극을 지칭하는 벌레스크(Burlesque) 등이 유행했다. 고전 공연물들의 영향을 받아 생겨난 공연 형태가 인기를 끌자 여러 국가 태생의 코미디언이나 프리마돈나, 무용수들이 배우로 등장하면서 공연은 점차 복잡하고 다양하게 변모했다. 그래서 뮤지컬이 엔터테인먼트의 성격을 확실하게 드러낸 것은 19세기 미국에서부터였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뮤지컬의 시초에 대한 의견들은 대중들이 그만큼 뮤지컬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 뿌리에까지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것을 입증한다.

  뮤지컬 음악은 이후 흑인들의 영가에서 유래된 독특한 음악 장르인 재즈와도 결합하게 된다. 독특한 색깔을 가진 재즈가 뮤지컬의 극적인 부분과 어울려 재즈 뮤지컬이라는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고, 이후 재즈는 그 영역을 넓혀 유럽과 미국에서 발전해 다양한 요소의 퓨전 뮤지컬을 가능하게 했다. 그리고 지대한 대중의 관심과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으로 힘을 얻은 뮤지컬 음악은 20세기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공연 예술의 주요 형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현재 다양한 뮤지컬들은 뮤지컬의 본고장인 미국 뉴욕의 브로드웨이(Broadway)와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West End)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꾸준히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4대 뮤지컬로 손꼽히는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 〈레 미제라블(Les Miserables)〉, 〈캣츠(Cats)〉, 〈미스 사이공(Miss Saigon)〉외에도 신선하고 새로운 창작 뮤지컬들이 등장하면서 공연예술에서 뮤지컬이라는 장르의 공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근대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사랑받는 공연예술은 창극(唱劇)이었다. <춘향전>이나 <심청전>같은 판소리는 물론이고 새로운 창작 창극 공연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창극의 인기가 사그라지고, 서양의 뮤지컬이 도입되면서 공연예술 계의 판도는 완전히 뒤바뀌게 되었다.

  1980년대, 뮤지컬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 시작했을 무렵엔 창작 뮤지컬도 꽤나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점차 <레 미제라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캣츠>, <카바레> 등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본떠 공연하는 풍조가 만연해졌다. 저작권 사용과는 무관하게 본 공연의 연출과 연기까지 그대로 본뜬 복제 뮤지컬을 상업적 목적으로 공연한 것이다. 복제 뮤지컬은 상업적으로 성공했지만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의 발전 가능성을 거의 없애버렸다. 또한 이러한 불법 복제 뮤지컬은 한국 관객의 뮤지컬 음악 취향을 브로드웨이 뮤지컬 음악으로 국한시켜버리는 문제를 야기했다. 이러한 불법 복제 뮤지컬이 자취를 감춘 것은 1994년에 있었던 뮤지컬 <캣츠>의 내한공연 이후였다. 정식 라이선스 뮤지컬을 수입하게 되어 불법 복제의 필요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외국의 창작 뮤지컬을 본보기로 창작뮤지컬을 만들려는 시도가 꾸준히 이어졌다. 극단들은 꾸준한 노력 끝에 <사랑은 비를 타고>, <쇼 코메디> 등을 비롯해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뮤지컬 <명성황후>와 <난타> 등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기세를 몰아 2000년대 초에는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이 잇따라 공연되며 뮤지컬 관객의 범위를 점차 늘려 나갔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로 현재는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규모의 창작 뮤지컬이 제작되고 한국 관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또한 라이선스 뮤지컬보다 한국의 창작 뮤지컬을 선호하는 관객층도 등장하고 있다. 창작뮤지컬만의 독득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이로써 한국의 창작뮤지컬의 미래가 조금씩 더 밝아지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뮤지컬은 크게 수입 뮤지컬과 창작 뮤지컬, 라이선스 뮤지컬로 분류된다. 물론 정확히 정해진 용어는 아니고 현장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들이 관용적 표현으로 굳어져 버린 것이다. 각각의 뮤지컬은 제작 과정과 연출 면에서 비슷한 듯 다른 특성을 보여준다.

  수입 뮤지컬은 말 그대로 외국의 뮤지컬을 그대로 들여와 공연하는 뮤지컬의 형태를 가리킨다. 뮤지컬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원어이고, 뮤지컬 공연을 위해 무대에 오르는 배우는 간혹 오디션에 합격한 한국 배우를 제외하면 모두 뮤지컬이 제작된 나라의 배우다. 스태프 또한 본 공연이 수입되기 전부터 무대를 연출해오던 외국인 스태프가 현장을 지휘한다는 특징이 있다. 수입 뮤지컬은 주로 특정 지역을 순회하는 형식으로 공연된다.

  창작 뮤지컬이란 말 그대로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소재로, 우리나라 자본가의 투자를 받아, 우리나라 제작자가 만드는 뮤지컬이다. 물론 이 때 대부분은 배우와 스태프 역시 모두 한국인이다. 우리나라 정서에 맞는 소재로 제작되고 우리나라 배우가 연기를 하기 때문에 공연을 보는 데에 있어 어렵거나 어색한 점은 거의 없지만 간혹 연출이 전문적이지 못하거나 배우의 연기가 부족한 불상사가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외국 자본으로 한국 뮤지컬을 만들거나 한국의 자본으로 외국인과 함께 뮤지컬을 만드는 방법이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창작 뮤지컬의 부족한 점이 보완되고, 이로써 창작 뮤지컬에 대한 관객들의 아쉬움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수입 뮤지컬과 창작 뮤지컬의 중간 형태를 띠는 뮤지컬이 바로 라이선스 뮤지컬(License Musical)이다. 외국의 뮤지컬 제작사와 계약을 함으로써 판권(License)을 확보하고 그들을 국내로 데려와 국내에서 함께 제작한 뮤지컬을 라이선스 뮤지컬이라고 한다. 라이선스 뮤지컬을 제작할 때에는 오디션을 통해 뽑힌 한국 배우가 연기를 하고, 외국 제작진들에게 노하우를 전수받은 한국 제작진이 현장을 지휘한다. 최근 많은 관객들을 이끄는 뮤지컬 공연은 대부분 라이선스 뮤지컬 제작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다. 라이선스 뮤지컬은 연출 적인 부분에서도 원작과 다를 바가 거의 없고 연기를 하는 배우에게서 이질감을 느끼지 않기 때문에 많은 관객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