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과 음주

by 마카오 posted Apr 04,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새 학기가 시작되고 어느덧 봄기운이 만연한 4월이다. 동장군의 마지막 투정에도 미래를 향한 학생들의 힘찬 발걸음으로, 또한 신입생들의 새로운 대학생활을 위한 축복으로 캠퍼스에는 활기가 넘친다.

 힘찬 발걸음을 시작해야 할 매년 벚꽃이 필 시기 즈음, 대학생들의 음주와 관련된 사건 사고가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급기야 어느 대학들은 캠퍼스 내에서 음주금지라는 극단의 조처를 취하기도 한다. 강력한 학칙을 제정하여 대학생들의 음주문화를 개선하고 올바른 캠퍼스 문화를 조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보인다.

 대학생들의 음주문화를 보면 예로부터 내려오는 우리 조상의 음주문화를 되돌아보게 한다. 우리의 음주문화는 전통적으로 유교적 윤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우리의 전통에는 유교 육례 중 하나인 향음주례라는 것이 있다. 이는 조선시대 선비나 유생들이 학덕과 연륜이 높은 분을 손님으로 모시고 예의 바른 술 문화를 배우고, 즐기면서 예법을 배우는 의례로, 절제와 겸양의 미덕이 그 바탕이 된다. 함께 술을 마시면서 공동체 의식을 높여왔다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신입생 환영회 등을 통한 대학의 음주문화 역시 선후배 간의 우의를 나누고 결속을 다진다는 의미와 통할 것이다.

 전통적인 음주문화에서는 술자리에서 절제와 겸양의 미덕을 전제로 한다. 요즘 음주문화를 보면 이런 절제와 겸양의 미덕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후배들에게 술을 강요하거나 자신들의 세를 과시하거나 행동을 더욱 과감하게 하여 많은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예를 본다.

 우리 학교도 몇 해 전과 비교하여 음주문화가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하지만 여전히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다. 꾸준히 지적당했던 잔디밭 술자리 문화가 올해도 일부 학과에서 계속되고 있다. 그들 특유의 문화는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업시간에 잔디밭에서 소리를 지르며 향락을 즐기거나, 고기냄새를 풍겨 학생들이 학업을 진행하는데 방해가 된다면 그것은 분명 악한 행동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학생들 스스로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름만 명문이 아닌 진정한 명문학교가 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수준도 명문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