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선언에 반대한다.

by VERITAS posted Jun 2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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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선언


 


 시국선언에 반대한다. 서울대학교를 필두로 수많은 대학이 시국선언에 참여하고 있다. 연세대, 고려대에 이어 이화여대, 경희대까지 동참했고, 부산대, 숙명여대 등도 시국선언을 논의하고 있다. 물론 국정원 선거개입에 대한 규탄과, 그 선거개입으로 수혜를 입은 집단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개인주의로 무장하고 취업과 학점 밖에 생각하지 못했던 대학생들이 국가를 걱정하는 것은 일말의 안도감까지 준다. 심지어 멋있기까지 하다.


 


시국선언’, 정말 멋진 말이다. 듣는 것만으로도 뭔가 큰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시국선언으로 이승만 대통령도 하야했다. 젊은 피가 대한민국을 움직인다는 것이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구호를 생각하게도 한다. 그렇기에 안도감과 동시에, 불안감이 엄습해온다. 총학생회가 시국선언이라는 거창한 말을 정치적 이벤트라고 여기지 않을까 걱정된다.  경쟁, 취업, 학점, 등록금 밖에 생각하지 않았던 학생들이 갑자기 나라를 걱정하기 시작한다. 마치 주차되어 있던 자동차가 급발진 하는 것을 보고 있는 것 같이 급작스럽다.


 


그와 동시에 통합진보당은 누구보다 먼저 움직이고 있다. ‘서울 불바다’, ‘미사일 포격등 국가 안보를 위협할만한 의제에서는 미동조차 하지 않던 정당이다.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그 당수 이정희를 초청한 대학인 동덕여대가 이번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은 진의를 의심하게 한다. 저번 이정희 초청강연 당시 극구 반대했던 동덕여대생들이다. 이번 시국선언은 총학생회의 독선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이번 국정원 선거개입은 서울대 시국선언문에서 말한 바와 같이 기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훼손시켰다. 마땅히 해명을 듣고 관련자를 처벌하는 것이 지당하다. 그러나 지금 우후죽순으로 앞다투어 발표하는 시국선언은 어린아이가 양복을 걸친 것처럼 어색하다. 서울대학교가 시국선언의 형식을 빌리지 않고, ‘기자회견’, ‘투고의 형식을 빌렸어도 이렇게 많은 대학이 앞다퉈 따라했을까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 ‘시국선언‘Must Have’ 아이템이 아니다. 나라에 대한 고민이고, 책임이다. 대다수의 대학은 그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가. , ‘너도나도 따라 하기가 아닌가. 이상에 대한 고민이 선행된 후에, 각 총학생회는 시국선언문을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