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인기의 척도가 되고 있는 빌보드 차트는 미국 내의 위상을 넘어 전세계 모든 음악의 선망의 무대입니다. 하지만 세계의 대중음악은 철저히 영미권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아시아의 아티스트들은 빌보드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일본의 우타다히카루, 중국의 코코리, 한국의 원더걸스 등 아주 극소수의 아티스트들이 빌보드에 오르기는 했지만 차트 성적도 부진했을 뿐더러 그 내면은 더 안타까웠습니다.(특히 원더걸스의 마케팅 문제) 그렇기에 아직까지도 비영미권에서의 빌보드 차트 공략은 사실상 넘사벽입니다. 그런데 9월 27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핫 차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면서 한국 대중음악사는 물론 세계 음악사의 한 획을 그었습니다. 유투브 시청수가 5억명이상이고 인터넷상은 물론 주요언론에서도 주목하고 패러디물을 만드는 엄청난 현상을 일으켰습니다.게다가 빌보드에 올랐던 아시아권 아티스트들은 대부분 영어버전의 노래로 오른 반면 강남스타일이 한국어라는 점은 더욱 놀라운 사실입니다. 싸이의 빌보드 차트 상위권 진입은 여러가지의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미국 차트에서의 성공으로 전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아이튠즈,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기록함과 동시에 전세계 43개국 차트에서 1위를 하는 성과를 이끌어 내었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에게 K-POP의 존재를 알리는데 큰 공로를 했으리라 봅니다. 또한 K-POP이라는 용어의 뜻의 재정의 및 확립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습니다. K-POP이라는 용어 자체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J-POP과 구별하기 위해서 만든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 기준이 애매모호했습니다. 싸이의 성공 이전에는 K-POP을 기획사 시스템하에서 생산된 아이돌 음악을 뜻하는 쪽으로 기울어졌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싸이가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하면서 세계 언론에서 이런 음악을 나타낼 말을 찾다가 K-POP이라는 용어를 가져다 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싸이의 음악은 아이돌 음악의 범주에 넣기는 애매합니다.(싸이를 아이돌이라고하면 모를까) 그러다 보니 한국의 음악을 통틀어서 K-POP이라고 정의하게 되었습니다. 싸이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어 국내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싸이의 성공에 국내 언론에서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K-POP, K-POP의 위상을 높였다는 식의 말들을 하는데 이는 싸이의 성공을 K-POP의 성공으로 일반화 시키는 것입니다. 싸이는 해외진출을 위한 K-POP 아티스트가 나타나기 이전부터 자신만의 음악을 주체적으로 창작한 아티스트로써 힙합도 아니고 가요도 아닌 자신만의 음악적 스타일을 만들었습니다. 그러기에 K-POP을 대변하기에는 부적절합니다. 게다가 강남스타일은 음악성으로 성공했다고 보기에는 힘듭니다. 강남스타일은 LMFAO가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셔플리듬에 영향을 받은 국내 아이돌의 클럽싸운드를 싸이식으로 만든 음악으로, MV에 코믹한 캐릭터와 독특한 안무를 더해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수많은 유투브 재생 수와 많은 패러디들은 이런 점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싸이는 14주간 빌보드 차트1위를 했던 Los Del Rio - Macalena의 노선을 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앞서 이야기했듯이 코믹한 MV와 따라하기 쉬운 안무 등이 인기요인인데 이는 다른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 한 곡만 히트한 후 잊혀진 가수)들의 특성과 유사합니다. 그래도 싸이는 콘서트로 다져진 끼와 라이브 그리고 영어와 예능에 능숙하기에 이를 잘 살린다면 원 히트 원더 로 잊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인기를 얻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한 기자회견에서 "꿈은 없다. 어떻게 더 꿈을 꾸냐. 여기서 멈춰도 기쁘다. 바람이 있다면 이상한 애 말고 한국 가수들이 콘서트를 잘하는구나. 한국가수 진짜 무대에서 잘 노는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던 싸이의 바람은 이미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원 히트 원더가 되든 아니든 이번 싸이의 성공은 국내외 팝역사에 기록될 의미있는 일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