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의 고리

by VERITAS posted Nov 3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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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고환율, 심각한 양극화>


 


 


 IMF, 금융위기를 경제위기라고 한다. 한국에서 경제위기는 곧 외환위기를 의미한다. 과거, IMF도 그러하거니와 최근의 경제위기들도 외환위기에서 기인한 바가 크다. 그러나 타국의 경우, 경제위기와 외환위기를 곧바로 연결짓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한국은 수출지향적 반면, 타국은 내수중심으로 GDP를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의 고환율정책은 이를 대변한다. 수출을 위한 고환율정책은 달러를 고평가하고, 원화를 저평가하면서, 수출은 장려하고 수입은 지양하는 형태로 진행되어왔다.


 


 그러나 고환율 정책은 기업의 수익을 증대시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에 가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각국에서 수입해오는 농산물, 공산품 등의 가격이 원화가 저평가되는 만큼 비싸지기 때문이다. 장바구니 지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중국의 농산물가격의 상승은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혹자는 가계의 부를 기업에 넘겨주는 것이라 비판하기도 한다.


 


 고환율 정책으로 이명박 정부는, 기업의 부가 오히려 가계로 전도되는 낙수효과를 기대했다. 이를 통해 서민과 중산층이 상향평준화를 이룩하길 희망했다. 하지만 기업의 추가적인 부는 문어발식 경영으로 변질되었다. SSM, 영세자영업분야 진출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로 인해 소규모 상인들과 서민들의 소비욕구가 감소하였고, 결국 내수시장침체로 이어졌다.


 


 이러한 과정의 반복은 양극화가 조금씩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극단적인 예로 중국의 경우를 들 수 있다. 중국의 환율정책은 고정환율제이다. 위안화는 저평가하는 반면에 달러는 고평가하여 수출을 활성화하려 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중국 전체 인구의 0.5%는 중국 전체 부의 70%를 가지고 있는 심각한 양극화가 초래되었다.


 


 이명박 정부가 기조로 삼던 고환율 정책은 단기적으로 기업의 수출을 증대시켜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항상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기초가 튼튼해야 무너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즉, 내수가 받쳐줘야 기업이나 국가가 롱런(Long-Run) 할 수 있다는 말이다. GDP는 평균일 뿐이다. 수출이 잘되어 GDP가 올라가든, 내수가 좋아져 GDP가 올라가든 평균은 같다. 이번에 새로 구성될 정부는 GDP라는 평균의 달콤한 함정에 빠지지 말기를 바란다.


 


 


(참고 및, 아이디어의 시작)


최진기의 인문학 특강 Season2


18. 환율 : 빅맥 가격, 왜 중요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