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이야기] 우리는 무슨 배터리를 써야하나?

by MIRiyA☆ posted Jan 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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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여러분은 DSLR을 처음 써보는 사람이다.

방금 전에 종로 반디앤루니스 앞에서 펜탁스 K100D를 구입했다.

처음 DSLR카메라를 샀다는 기분에 신나서 주위 수퍼에서 AA배터리 4개를 구입하여 끼워봤다.

신나게 찍는데 이거 웬일인지 20장도 못찍어서 배터리가 깜빡인다. 대체 무슨 일일까..





마치 휴대폰처럼, 대부분의 카메라들은 전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한다.

하지만 일부 DSLR기종들은 AA배터리를 사용하고 있고, 거의 모든 플래시들은 AA배터리를 사용한다.

이때 수퍼마켓에서 파는 에너자이저나 듀라셀 등의 알칼라인 배터리를 쓰면 새걸 끼워도 십중팔구 100장도 못찍고 전원이 꺼지기 일쑤다.

그래서 DSLR 처음 다루는 사람들은 이게 조루 기종이니 뭐니 착각을 하곤 한다. 

반면 어떤 사람은 같은 기종으로 사진을 찍는데 1천장은 커녕 1만장을 넘게 찍기도 한다.




- 배터리를 사서 바로 끼웠는데 몇장 못찍고 바로 꺼집니다. 어떻게 해야하나요?

문제는 바로 배터리의 종류다. 아래 그래프를 보자.



막 영어로 써있다고 걱정하지 말자. 어렵지 않다.

저기 보이는 x축의 Hours는 시간이고, y축의 Volts는 전압이다.

그리고 그래프에 보이는 항목은 왼쪽부터 각각 납, 니켈카드뮴, 니켈수소, 리튬이온, 알칼라인 배터리다.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알칼라인 배터리는 화학적 특성상 초기에 전압이 빨리 떨어지는 반면 쭈욱 길게 오래가는 스타일이다.

에너자이저나 듀라셀 같은 알칼라인 배터리들은 시계나 리모컨 같이 높은 전압이 필요없고 오래만 가면 되는 용도에 적합하다.

반면 충전지로 사용되는 니켈 수소 배터리, 리튬 이온 배터리 등은 초기 전압이 오래 유지되지만 이후에 갑자기 전압이 떨어지며 방전된다.

그래서 DSLR등 높은 전압을 필요로 하는 장비들은 알칼라인 배터리보다는 리튬이온이나 니켈수소 충전지가 훨씬 좋은 것이다.


대게 DSLR들의 리튬이온 전용배터리는 최소 3만원 선에서 18만원까지 육박하기도 한다.

옥션 같은데서 파는 호환 배터리를 만원 내외에서 구입할 수도 있지만 이거 영 신뢰가 안간다.

AA배터리는 그에 비해 1만원 내외의 가격에서 신뢰할만한 성능과 오랜 수명을 기대할 수 있다.




- AA배터리를 사용하는 DSLR이나 플래시를 사용중입니다. 무슨 배터리가 좋을까요?

답은 나와있다. 그냥 에네루프라는 충전지를 사면 된다.

파나소닉 등 다른 회사의 충전지는 2700mAh를 넘는 고용량을 자랑하지만,

에네루프는 2000mAh도 넘지 못하는 작은 용량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카메라 사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거의 일방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배터리다.


에네루프 지지의 이유는 바로 자연방전 특성이다.

암만 배터리를 완전 충전해서 끼워놔도, 가만 놔두면 자기 스스로 방전된다.

가령 배터리 꽉꽉 채워서 카메라를 장농에다 넣어두고 방치하면, 몇달 후 꺼내서 쓸 때 배터리가 다되서 못쓸 수 있다는 것이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에네루프가 얼마나 자연방전 특성이 좋은지 알 수 있다.

에네루프를 끼워놓으면 언제든지 꺼내 써도 방전이 잘 안된다는거다.

이건 생각보다 체감이 많이 되고 있어서, DSLR관련 커뮤니티에 가면 백이면 구십은 에네루프를 추천한다.




- 리튬이온 배터리 들어가는 카메라 쓰는데요, 호환 배터리 써도 좋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Yes다. 하지만 반드시 숙지하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내가 예전에 한국의경영자상 수상식때 정품 배터리 하나, 호환 배터리 두개를 만충해서 들고갔는데,

저녁쯤 되어 정품 배터리가 다 떨어져버렸다. 그래서 호환배터리를 꼈더니 이게 웬걸, 배터리가 텅비었다고 나오는게 아닌가..

물론 그 이전에도 '충전이 너무 금방된다' 이런 느낌을 받았었는데, 정작 중요한 날에 이렇게 뒤통수를 쳐버린 것이다.


배터리는 소모품이기 때문에 수명이 있다.

오래 쓰면 오래 쓸 수록 최대 용량이 점점 줄어들다가 위와 같이 한방에 훅 가버리는게 배터리다.

이는 휴대폰 배터리나 노트북 배터리, DSLR 배터리를 불문하고 겪을 수 있는 문제다.

느낌상 호환 배터리가 정품 배터리보다 수명이 짧은것 같다.


그러니까 정품의 1/3 정도 가격으로 호환 배터리를 사려고 하거든 이런 부분 각오하고 쓰는게 좋겠다.

가격이 싸지만 언제 죽을지 모르는 놈이기 때문에, 두개 정도는 가지고 다녀야 좋지 않겠나.



이상 카메라의 배터리에 대한 글을 마치겠다.

다음 글에서도 카메라에 대한 이야기 쭉 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