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총여학생회 폐지의 총체적 문제들

by 에드워드 posted Jun 09, 2015 Views 1244 Likes 6 Replies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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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명 당시의 문제
 1. 총여학생회(이하 ‘총여’) 폐지를 주장하면서 정작 서명운동 당시에는 총여를 폐지해야 하는 이유보다 총여학생회장과 그 집행부의 잘못 위주로 언급하였습니다.
  - 학생회장과 그 집행부가 잘못했다 한들 그 학생회를 폐지하여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2. 총여를 둘러싼 의혹을 마치 사실인 양 왜곡, 호도하며 학우들을 기만하였습니다.
  - 의혹이 있으면 그 사실여부를 조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하지만 ‘늙은호랑이’를 위시한 ‘총여 폐지 운동모임’은 그런 과정을 생략한 채 근거도 없이 정황만으로 의혹을 기정사실화하여 서명운동을 벌였습니다. 이는 형법 제307조에 의한 명예훼손이며, 의혹이 사실일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범법 행위이고 의혹이 허위일 경우 가중처벌에 처해지게 됩니다.


Ⅱ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의 문제
 1. 총여 폐지 운동모임은 총여를 폐지하려고 서명운동을 벌였나요, 총여 폐지 총투표를 시행하려고 서명운동을 벌였나요?
  - 우리학교 총학생회 회칙(이하 ‘회칙’) 제15장 제1조 제1항에 의하여 회원 1/20 이상의 연서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이하 ‘전학대회’)에 회칙 개정을 발의할 수 있습니다. 총여 폐지 운동모임이 발의하려던 회칙 개정의 내용은 제1장에서 ‘총여학생회’ 삭제, 제5장에서 ‘총여학생회장’ 삭제, 제10장(총여학생회) 삭제입니다. 하지만 총투표 시행을 발의하는 내용은 회칙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총여 폐지 운동모임은 ‘총여 폐지 총투표를 시행하려면 회원 1/20 이상의 연서가 필요하다고 회칙에 나와 있다’며 회칙에 있지도 않은 조항을 만들어내어 학우들에게 모순된 말 내지는 거짓말을 하였습니다.
 2. 총여 폐지 안건에 대한 회의 절차 자체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 전학대회에 상정된 안건은 ‘학우 연서 발의 고대 세종 총여 폐지’였습니다. 학우 1/20 이상의 연서를 받았기에 전학대회 안건에도 곧바로 상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전학대회를 참관한 ‘늙은호랑이’는 ‘본회기에 총여 폐지를 하자는 말이 아니라 총여 폐지 총투표를 시행하자는 말이다’고 하였고, 이는 원안을 폐기하고 개정안을 제시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대의원들의 표결 없이 원안을 기각하였고, 대의원들의 표결이나 임시 중앙운영위원회의 토론도 없이 개정안을 상정하였습니다. 회칙을 철저히 위반한 사례입니다.


Ⅲ ‘늙은호랑이’ 자체의 문제
 1. 총여를 다짜고짜 공격한 건 ‘늙은호랑이’입니다.
  - ‘늙은호랑이’는 4월 15일 ‘고대세종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읽고 쿠플광장에서 총여에게 몇몇 질문을 하면서 다짜고짜 총여 폐지에 적극 앞장서겠다고 하였습니다. 본인이 하는 질문에 순순히 답만 하라고 으름장을 놓는 것일까요? 하지만 ‘늙은호랑이’는 총여가 본인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 개인의 감정을 한 학생회로 향하게 하며 분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 우리학교 여학우 수백 명의 추천서명을 받고 795명의 찬성표를 얻어 당선된 총여학생회장을 총학생회장이 맘대로 임명하고 해임할 수 있는 직책인 것 마냥 폄하하고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임을 부정하며 표현의 자유를 말하는 사람들을 빨갱이로 폄하하고 확인되지 않은 일명 ‘카더라’ 통신을 마치 사실인 양 말하면서 전제 자체가 잘못된 질문을 하면 상식적으로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결국 본인이 답을 정해놓고 자기 맘에 안 들면 총여 폐지에 적극 앞장서겠다는 말밖에 안 됩니다. 결과는 불 보듯 뻔했습니다. 총여는 초기 대응에 실패하였고 ‘늙은호랑이’가 짜놓은 판에 휘말렸다는 것을 깨달았을 땐 이미 왜곡, 호도된 여론이 걷잡을 수 없이 붉어진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늙은호랑이’가 주장하는 총여 폐지 이유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데다가, 나중에는 총여 폐지 이유보다는 총여학생회장과 그 집행부의 잘못을 들춰내기 바빴습니다. 이는 이성적 판단에 의한 합리적인 주장이 아니라 감정에 의한 분풀이라는 것임을 명백히 말해주고 있습니다. ‘늙은호랑이’가 주장한 이유 중에, 정말 ‘우리학교 총여가 폐지되어야 하는 정당한 이유’는 얼마나 됩니까?


Ⅳ 우리 사회 전반적인 문제
 1. 여론몰이에 익숙한 사회
  - 21세기는 정보화 사회입니다. 우리는 정보가 필요하면 광역 통신망을 이용해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사소한 정보를 얻는 데에도 상반된 정보를 접하기 일쑤입니다. 그 수많은 정보들 중에 정말 옳은 정보는 얼마나 될까요? 문제는 몇몇 잘못된 정보가 특정 인물의 인생 또는 집단을 파멸시킬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광역 통신망을 통해 ‘마녀사냥’이 자행되고 있고 영문도 모르는 피해자는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돈, 시간, 노력을 낭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여론이 호도된 상황에서 피해자의 말은 묵살되기 일쑤이고, 설령 증명을 해도 피해자에 대한 인식이 회복되려면 긴 시간이 걸리는데다 피해자에 대한 배상은 전혀 없습니다. 전학대회 대의원 여러분, 그리고 학우 여러분. ‘늙은호랑이’가 주장하는 의혹이나 정보가 정말 사실인지, 다시 한 번 냉철하게 판단해주세요.
 2. 정치적 혐오와 무관심
  - 이 대자보를 쓰는 저도 정치에 신물이 난 상태입니다. 정치적 혐오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하루가 멀다 하고 언쟁을 벌이는 사람들 때문입니다. 정치적인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가 잘못된 것입니다. 서로 다른 정치사상의 절충점을 찾아 그 집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세우고 그에 따른 계획 등을 세우고 실현하는 것이 정치지 내 말이 옳다고 한 치의 양보 없이 싸우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언쟁이고 말다툼입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대자보를 쓰는 것은 정치적 혐오와 무관심은 또 다른 독재를 낳을 것이고 이는 우리 선배들이 피땀 흘려 찾은 우리의 자치권을 빼앗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포르투갈 국민들의 정치 혐오와 정치 무관심을 이용하고 부추기며 무려 36년간 합법적인 독재를 이뤄낸 독재자 살라자르가 이후 국민들이 정치를 싫어하고 정치에 무관심하길 바라는 대다수의 독재자들에게 우상이 되었다는 사실은 우리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좋은 예시입니다.


Ⅴ 총여 폐지 이유와 성 평등 위원회의 허점
 1. 우리나라는 아직 성 문제에 대해 보수적인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 솔직히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성 문제에 관해 누구 앞에서든 완곡하게 표현하지 않고 당당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많습니까? 동성, 이성을 떠나 정말 특별한 사이라면 대놓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말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사소한’ 성희롱, 성추행이 일어나도 ‘융통성’,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말하기 꺼려지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입니다.
 2. 언젠가 학내에 여성에 대한 성차별적 인식이 완전히 타파되었다면, 그 이후 총여는 현상 유지에 힘써야 합니다.
  - 우리 사회에 성차별적 인식이 만연하는 한 학내에 성차별적 인식이 다시 뿌리내릴 위험성은 얼마든지 존재합니다. 대학 역시 사회를 구성하기 때문에 사회의 문제가 학내에 뿌리내릴 위험성은 얼마든지 존재합니다.
 3. 서울특별시와 세종특별자치시는 지역 환경이나 분위기, 거주자들의 관념이 다릅니다.
  - 예를 들어 서울특별시의 대부분 마을에서는 골목길에 숨어서 눈치 보면서 담배를 겨우 피울 수 있을 정도로 금연 분위기가 비교적 잘 형성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여긴 어떤가요? 누군가 길을 걸어 다니면서 담배를 피워도 몇몇 사람들이 인상을 찌푸리거나 손가락질을 할 뿐입니다. 환경이나 분위기, 관념 등이 다른데, 서울특별시의 사례를 참고할 수는 있지만 그대로 따르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입니다.
 4. 성 평등 위원회는 규정상으로도, 실제 사례로도 허점이 많습니다.
  - 성 평등 위원회는 총학생회 산하 기구로 설치되기 때문에 총학생회장이 임의대로 임명 및 해임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총학생회장의 권한이나 판단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며 중앙운영위원회 위원인 총여학생회장만이 성 문제에 적극 나설 수 있습니다. 실제로 모 대학교에서 여대생에 대한 남교수의 성범죄가 일어났는데 총장과 총학생회장의 합의 하에 학교 이미지를 생각해 남교수에 대한 감봉 정도로 무마하려다 총여학생회장이 끊임없이 이의를 제기하여 남교수를 해고시키는 사례가 있었습니다. 우리학교 총여가 폐지되면 반드시 위와 같이 되지는 않을 것이고 되지 않게 노력해야겠지만 반드시 위와 같이 되지 않는다고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가지고 있는 권한 자체가 다른데, 성 평등 위원회가 총여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전학대회 대의원 여러분! 그리고 학우 여러분! 우리들의 학생회의 존폐가 걸린 문제는 결코 쉽게 생각하고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더욱이 한 학우의 악감정 하나로 인해 여론이 왜곡, 호도되고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섣불리 학생회의 존폐를 논하는 것은 정말 위험합니다. 감언이설에 현혹되지 않고 좀 더 냉철한 시각으로 현상을 바라보고 그 본질을 파악할 줄 아는 게 진정한 지성인이 아닐까요?


과학기술대학 수학과 2009270089 여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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