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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9월 어느날,,

표순권 이등병은 새벽 6시 불침번 말번의 "본부포대 기상하십시요"라는
호령에 두눈을 번쩍뜨고 "1소대 기상하십시요"라고 외친다..
그리고 재빨리 활동복 탈의, 전투복상의,하의 착용, 군용양말, 고무링 착용
그리고 매트리스,이불을 각맞추어 정리한다,,
여기에 걸리는 시간은 1~2분 남짓,,

그리고 재빨리 최고참 병장부터 시작해 "xxx병장님, 기상하십시요"라고 
불쾌하지 않게 나긋하고 조용한 목소리, 그러나 알아듣기 쉽게 명료하게
기상시간 2~3분이 지나도록 고참그룹들을 깨운다..
고참그룹들이 조금이라도 일찍 일어나주면 베리 쌩큐,,

이제 본격적으로 아침전쟁의 시작이다,,
깨우고 나서,,부리나케 빗자루를 들고 밤사이 쌓인 먼지를 쓸어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다른 소대에 뒤지지 않게 재빨리 부대앞 현관에 도착한다,,
먼저 도착하느냐 마느냐는 일종의 군기의 상징이다.

본부포대 주번하사의 인원점검,,
들리듯말듯한 "뒤로 번호"혹은 인원점검판을 넘기는 제스처, 
지그시 슬쩍 바라보는 눈빛에 우렁차게 큰소리로 "하나"를 외친다,,
그 소리는 뒤로 갈수록 작아진다,,

드디어 일직사관이 나오신다,
육군복무신조,애국가,국군도수체조,아침구보
환상의 죽여주는 레퍼토리..육군 아침이벤트..

자..이제 이등병은 끝난게 아니다,
부대청소의 시작이다,
내무실 쓰레기 비우기, 바닥청소 한번 해주고, 복도청소 한번해주고,
화장실 순번이 걸린 내무실은 화장실도 청소한번 해준다.

정신없이 청소를 하고나니 벌써 7시 20분이 넘었다.
8시까지 사무실로 올라가려면,,
취사장으로 가서 밥을 먹어야 된다..
밥먹으러 갈때 필수품, 취사장에서 받아온 뜨거운 물을 냉장시킨 1.5리터
음료수병에 담긴 물,,

식번을 하고 있는 고참병사한테 충성!,,식사를 먼저 하고 계시는 고참분들에게 충성!
그리고 재빨리 식사,,

식사하고 취사장에서 뜨거운 물..말통에 받아 막사로 고고싱..
말통물을 식혀서 냉장고에 넣어야 된다..졸라 짱나..

사무실에 올라간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전쟁이다,,
사수들이 개갈굼,,간부들의 쌍무시,,
뭐가 뭔지도 모르겠는 문서들,지도들,
사수들이 정신없는 움직임에 나도 정신없어지고,,
오늘도 처절한 전투는 시작된다,,

전화번호 메모 받았다,,간부한테 전해줘야 되는 메모다,
갑자가 사수의 부름,,이것저것해라,,
하다가..아..갑자기 간부의 부름,,"표순권!!"
"이병 표순권"
"전화메모 급한건데 왜 안 전달했냐? 정신있는 놈이야! 없는 놈이야!
그따위로 무슨 일을 쳐한다고 완전군장 싸고 지시있을때까지 연병장 돌아,,"
"............"
완전군장으로 연병장 고고싱..
돈다..계속 돈다,,내가 왜 군대를 왔을까??
군대는 변명이 필요없다 잘못한 건 잘못한거다,,
근데 꼭 이런 방식으로 처리해야 되나?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좀 더 좋은 방식으로 하면 안되나?
이등병은 잡념이 많다..

지옥같은 업무시간이 끝나고 저녁,,
저녁식사시간 끝나고 6시부터 고고싱 취사장,,
그래도 밥먹을때랑 잘때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밥먹고 갔다와서 오전에 식혀놓은 말통에 담아놓은 물을
1.5리터 병으로 옮긴다,,

밥먹고 조금의 쉴틈도 없이
내무실 청소준비를 한다,,

걸레 빨고, 각맞춰서 이쁘게 접어놓고,, 대걸레,빗자루,쓰레받이등 청소도구 갔다놓고,,
A급 청소도구를 갔다놔야 일병들의 이쁨을 한몸에 받는다,,

이등병은 절대 대걸레를 잡아서는 안된다,,
대걸레는 청소하는 그룹의 왕고가 잡는 것이다..
저 대걸레를 잡는 날이 올까? 한번 꿈꾸어본다,,
정신없이 청소하는 중에 부식받으러 오란다..
소대 내무실 막내급들이 모여서 취사장으로 고고싱..
가는 김에 물받으러 말통도 들고가고,,
나를 이뻐해주는 다른 소대 일병 고참이 사주는 백원짜리 자판기커피..
정말 꿀맛이다..
내무실 짬이 꼬여서 일병물이 빠졌는데도 아직도 막내다,,
나도 불쌍하지만 정말 불쌍하게 보인다..

정신없이 청소를 마치다보니 9시 점호시간이 다가온다..
씼을 시간도 없었는데,,5분안에 후딱 씼으러 간다,,

9시 긴장의 점호,,
내무실 사람들이 9시 뉴스를 보면서 TV를 시청한다,,
9시 20분쯤 1층을 먼저 돈 당직사관이 2층으로 점호 들어오기때문에 
그시간까지는 TV시청이 암묵적으로 허용된다..
앞을 정면으로 응시,,
왕고의 부름 "막내야" "이병 표순권!"
"긴장 풀고 TV봐..너 군기 잡는 척 해봐야,,알아주지도 않아"
"아닙니다!"
"야..누가 요새 애들 군기 저렇게 잡으래, 누가 잡는거야,,XXX 너야?
니 군생활이나 똑바로 잘해,,졸라 제대로 부대관리 하지도 못하는 것들이 
지들 밑애에들 군기는 쳐잡고,,"

분위기는 갑자기 싸해지고..
꼭 나때문에 그렇게 된 것 같아 죄인이 된 느낌이다..
"암튼 내 밑으로 요새 좀 잘해라!"
"네 알겠습니다"(모두,,물론 목소리의 크기는 짬에 따라 달라진다..)

당직사관이 점호
"충성" "충성"
"본부포대 1소대 일석점호 인원보고 총원 24 현원 24 사고무 좌로 번호"
"하나!
우렁찬 나의 목소리로 번호는 시작된다..
"둘,삼,넷......스물 번호끝!"
짬에 따라 목소리의 고저,크기의 차이는 있다.
휴가2 경계근무1 당직근무1 현재원 20 일석점호 인원보고 끝" 
당직사관의 짧은 한마디.
"아픈 사람 없나..그리고 오늘 TV시청 없다..TV보지 마라.."
고참그룹들의 아쉬운 표정,,

이제 9시 50분 
화장실에서 물받아서 내무실 바닥에 물을 뿌린다..
9시 57분..
분대장님께 물어본다..
"XXX실장님 소등해도 되겠습니까"
"어~ 그래~" 마음씨 좋은 실장님 난 나중에 병장이 되면 저런 실장님이 되야지..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
불도 꺼지고 나의 하루도 전쟁을 마치고 평화로 간다..
아 행복하다..이렇게 나의 하루가 가고 행복한 잠을 자게 되는구나..
군생활 아직 두번의 설날을 맞이해야한다. 졸라 많이 남았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이등병의 하루는 마무리된다..

[새드엔딩 버전]
여기까지 끝나면 그나마 진짜 해피엔딩이다..
사무실 야근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사무실 야근을 마치고,,
새벽 2시 
새벽 3시 경계근무가 있어서 자지도 못한다,,
전투복으로 갈아입고 사수를 깨우러 간다,,
사수 깨우고 사수 물품 챙기고,,
급수장 초소...
산꼭대기에 있는 초소라,,
졸라 올라가야 된다..아직 9월이라 땀난다..
1시간 30분의 시간동안 영화한편 만든다,,
자꾸 사수가 중간중간 방해를 해 짜증이 난다,,
영화한편 만들고 뿌듯해하며 근무를 내려오면
새벽 5시..기상시간까지 1시간 남았다..
피곤한건 둘째치고 전투복 갈아입기 귀찮다..
그렇지만 전투복 안 갈아입었다가 걸리면
부대에 졸라 빠졌다고 소문 다 날듯..
그때는 정말 피곤해진다...
자..1시간 눈을 감은지 2분밖에 안된것 같은데
불침번의 호령"본부포대 기상하십시요!"
나의 외침 "1소대 기상하십시요!"
이렇게 이등병의 하루는 또 시작된다..

[에필로그]
2004년 5월 어느날,,
표순권병장,,,내무실 라디오를 통해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라디오 방송을
기상 알람으로 맞춰놓는다,,
6시 기분좋은 시그널뮤직과 함께 아나운서의 멘트,,
그리고 음악..하루중에서 제일 싫은 시간인 기상시간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로해준다..
주섬주섬 일어나,,그래도 짬밥은 먹었는지,,
많이 느려졌지만 3분안에 모든 복장을 입고 매트리스정리하고,,
전투화 끈 매고,, 일조점호를 하러 나간다,,
이미 나와있는 백여명 되는 부대 후임병들,,
각맞춰서 부동의 차렷자세로 가만히 서있는 이등병 어깨를 부딪치고 간다,,
내가 미안하다고 할려고 하는데,,그사이 이등병의
"이병 XXX 죄송합니다!"구령에,,
"아c..아침부터 왜 큰소리야..알았어..괜찮아"
내가 잘못한건데,,,속으로 미안하다..
줄 맨 뒷자리로 어그적어그적 춥지도 않는데 전투복 주머니에 두손을 넣고 걸어간다,,
표순권 병장의 하루는 그렇게 시작된다,,
점호 끝나자마자 밥먹으러 고고싱,,
재빨리 일순위로 밥먹고 내무실로 잠자러 고고싱,,
오고 가는중에 후임병들의 경례에 답례를 해준다..
큰소리로 경례하는데 목소리는 내지못할망정,,제스처는 취해준다..
복학준비한답시고 EBS에서 나오는 아침 영어회화 프로그램을 잠깐 봐주고 
1시간동안 푹자면서 8시까지 출근인 사무실에 느지막하게 8시 30분쯤되서 올라간다,,
D-100일이 넘어가더니 이 놈의 시간은 더럽게 안간다,,
정말 귀찮고 힘들지만 이제 갓 들어온 육군포병학교 본청에서 젤 빡센 사무실에 
들어온 불쌍한 이등병,,을 붙잡고 업무개념,처리방법 하나하나씩 가르친다..
이런 걸 해주지도 않았던 사수를 속으로 가만히 씹어주고
넌 정말 나보다 백배 행복한거야를 외치며..
막상 이등병은 왜 나를 이렇게 괴롭히는거야 하고 생각하겠지..써글..
중간중간 짬을 내서 담당관이 지시한 업무매뉴얼 작성한답시고 
한글 97좀 깔짝깔짝대다가 인트라넷에 들어가서 요새 나온 이쁜 언니들 
사진 한번 봐주고 야근하면서 들을 mp3파일좀 다운받아주고,,소설 좀 읽어준다,,
그래도 그게 업무 직접하면서 사무실 간부들이랑 부딪치는 것보다는 훨씬 편하다..
보안검열을 대비하기 위해 보고 난후 인터넷임시파일,히스토리 삭제는 기본,,
짬밥은 결코 X구멍으로 먹지 않는 법...
업무는 우리의 졸라 빠진 김상병이 해준다,,
이등병부터 어리버리대서 고생했지만,,
그래도 상병 짬 먹으니 어설프게나마 일을 하는 것 같기는 하다,,,
가끔 김상병이 막힐때는 자존심이 상하겠지만 자문을 구하면
촌철살인의 한두마디로 해결된다..
마치 이 세계에서 실력이나 명예나 권력이나 다 왕이 된 것 같지만 
바보가 아니라면 거기에 만족할 수 없는 것
왕이 아니라도 좋으니,,밖에 하루라도 빨리 나가고 싶다...
병장의 하루는 지루함의 연속이다....
양쪽에 찬 견장..하루빨리 떼어버리고 싶다,,
언제 어디서 사고가 터질지 모르는 그 불안감,,
나는 군대랑 연을 떼고 싶은데,,이놈의 군대는 나를 처절하게 붙잡는구나,,
그렇게 병장의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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