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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일] 강원택교수_줄인것.jpg

 

수진영 차기 대선주자 상위 두 후보, 홍준표(자유한국당)과 유승민(바른정당)의 지지율 합 약 12%(15일 기준, 리얼미터). 대한민국 보수가 벼랑 끝에 몰렸다. 바른정당은 ‘진짜 보수정당이 되겠다’며 기존 보수와의 차별화를 선언했다. 새누리당도 자유한국당으로 개명하며 변화를 꾀했다. 그러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한국 보수정당은 왜 위기를 맞았을까. 진정한 보수란 과연 무엇일까. 우리 사회는 어떤 보수주의가 필요할까.  

 

"박정희 시대 보수주의에서 탈피해야"

- 한국 보수는 어떻게 시작됐나

  “한국의 보수주의는 체제와 이데올로기 싸움에서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거부로 시작됐다. 6·25전쟁을 거치며 반공은 국가이념으로 공고해졌으며 박정희 시대를 거쳐 보수의 틀로 굳어졌다. 이때 형성된 보수의 특성은 냉전적 반공주의를 기반으로 한 영남 중심의 지역 패권주의, 재벌 중심의 성장 지향적 경제체제, 권위주의적 리더십이다. 

  보수가 한국 정치에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2002년 대선 이후다. 보수란 변화가 생겼을 때 이에 대한 저항으로 나타나는데,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2002년 대선 이후 반미, 복지 등 새로운 목소리를 내는 정치 세력이 등장했다. 기존 보수 세력은 그동안 중요하게 여겨온 가치에 대해 도전받으면서 지킬 것이 보이기 시작했고 정치에 전면적으로 등장하게 됐다. 나이 드신 분들이 인터넷 정치 공간에 들어왔고 노무현 정권 후반부터는 다양한 형태의 보수와 우익 성향, 반체제적 저항운동을 지칭하는 뉴라이트 운동도 나왔다.

  인권과 자유의 보장 등 민주화가 상당히 진전되면서 정치적 변화에 대한 요구가 줄었고 사람들의 관심이 경제로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박정희 시대가 살기 좋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면서 박정희 신드롬이 등장했다. 박정희 신드롬의 가장 큰 수혜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 전 대통령은 실제로 대기업 중심의 수출 정책 등 박정희식 패러다임을 진행했다. 이 전 대통령을 지나 김기춘으로 상징되는 박정희 시대의 사람들이 다시 통치하게 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며 반공 보수주의는 계속됐다.”

 

- 한국 보수의 현주소는

  “한국 보수는 시대적으로 한계를 드러냈다. 반공과 성장을 넘어서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지 못해서다. 북한체제의 위기로 종북은 더는 설득력 있는 단어가 아니게 됐다. 개발독재 시대와 달리 일자리 부족, 계층 상승의 통로 단절 등으로 인해 경제 성장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념적으로 70년대식 보수주의는 마지막 단계에 와있다. 이를 상징하는 게 박근혜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과 주변 사람들은 시대착오적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편이 아니면 다 좌파, 체제에 저항하면 다 빨갱이, 종북. 이들은 당연히 지원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블랙리스트를 만드는 것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박근혜 정권을 통해 지나치게 적대적이고 편협한 보수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이번 탄핵은 과거형 한국 보수주의가 담아 온 가치를 뛰어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건강하고 합리적인 보수란

  “일반적으로 보수가 지닌 특징은 전통과 권위에 대한 존중, 급속한 변화에 대한 거부다. 다만 건전하고 건강한 보수는 변화 자체를 거부하거나 이전의 질서와 가치만을 고집하지 않는다. 영국의 경우 보수당이 몇백 년을 버텨왔음에도 현재 집권당일 정도로 여전히 정치적으로 강하다. 이 긴 기간 동안 살아남았다는 것은 사회적 변화를 수용해왔다는 걸 의미한다. 산업혁명이 일어나면 노동자 시설을 개선하고 주거 공간을 마련해주는 등 보수당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했다. 다시 시대가 변하면 영국 보수당은 그 시대에 맞는 역할을 한다. 보수가 싫어하는 것은 변화 자체가 아니라 통제할 수 없는 변화다. 변화에 저항적이지만 지키고자 하는 중요한 가치를 위해 타협하고 양보한다. 따라서 영국의 보수당은 변화를 우선적으로 수용해 통제하기 위해 집권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시대적 변화를 끊임없이 담아내면서 전통과 질서를 유지해가려고 노력하는 게 깨어있는 보수다.”

 

- 한국 보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새로운 보수를 향한 정치권의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인 동시에 시대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어떻게 보수적 가치로 풀어내느냐다. 박정희 없는 한국 보수주의는 무엇을 담아낼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한국 사회의 사회적, 시대적 요구가 변화한 만큼 보수도 여기에 적응해야 한다. 복지제도 개선, 더욱 개방적인 민주주의 등 새로운 목소리를 받아들여야 한다. 

  지금 2030중에도 보수가 많지만 이들이 생각하는 보수를 보여주는 마땅한 정당이 없다. 이들은 대북관계에는 보수적인데 직업, 보육, 교육 문제는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북한이 밉고 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통일을 원했다. 그러나 이제는 통일을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우리의 정체성 안에 북한을 포함하려 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졌다. 북한에 대해 적대적이더라도, 담고 있는 내용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다른 차원의 보수가 나온 것이다.

  아직은 국가 역할이 70년대식 사고에서 변하지 않고 있다. 바른정당의 18세 선거권 반대도 성급했다. 시대가 요구하는 일정한 과제와 가치는 분명히 있다. 보수가 이에 대한 실질적인 답을 줘야만 집권할 수 있는 세력으로 인정받고 정치적 믿음을 되찾아올 수 있다. 새로운 보수의 가치를 끊임없이 치열하게 논쟁해야 한다.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절대적 진리와 가치를 정해두고 선과 악의 시선에서 이념적 문제를 봐라보면 몰상식과 비합리로 가게 된다. 내가 선이니까 남이 악이 되고 내가 진실이니까 상대방은 거짓이 된다. 이렇게 되면 서로를 용인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지고 합리적 토론이 불가능해진다. 양보와 타협이 없으니 승자와 패자만 남는다. 그동안 한국 정치에서 보수와 진보가 보여 준 이념적 갈등과 분열, 상호간 증오를 넘어서야 한다.”

 

글 | 장우선 기자 priority@
사진 | 심동일 기자 s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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