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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모지상주의에서 개인은 성형의 유혹에서 자유롭지 않다. 사진 │차정규 기자 regular@

김이정(여‧27) 씨는 17살 때부터 26살까지 계속 성형을 해왔다. 과도한 성형으로 ‘본 얼굴’이 사라지고 보톡스로 가득 찬 얼굴이 됐다. 그랬던 그가 다시 ‘자신’을 찾기 위해 성형복원수술을 택했다. 그녀가 왜 이렇게 ‘외모’에 집착하게 됐는지, 그리고 왜 다시 성형 전으로 돌아가고자 하는지 그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사는 김이정 씨와 인터뷰를 토대로 1인칭 시점에서 재구성했다.
                 
내 꿈은 배우다. 
장래를 위해 예술고로 진학했다. 확실히 예술고에는 예쁘고 날씬한 친구들이 많았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서 ‘예뻐지고 싶다’라는 생각과 함께 ‘이 얼굴로는 예쁜 역할은 절대 할 수 없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나는 학교에서 연극을 할 때면 늘 아줌마 역할만 했다. 하지만 예쁜 외모에 대해 필요성을 느낀 것은 장래보다는 일상 속에서의 차별이었다.

“야 너는 남자지. 어딜 봐서 여자야?”
남자친구들은 내가 편하다는 이유로 내 ‘외모’를 가지고 남자라고 놀려댔다. 반면, 예쁜 여자에게는 뭐든 친절하게 대했다. “야 나 못생겼어. 근데 뭐? 어쩌라고?” 나는 자기보호를 위해 남에게 오히려 퉁명스럽게 대했다. 사람들은 말한다. 못생긴 애들이 성격도 더 더럽다고. 아니 그건 사회가 그렇게 만든 거다. 나와 썸을 타던 남자가 우리 학교에서 예쁘기로 소문난 애랑 사귄단다. 나는 그녀를 미워할 수 없었다. 너무 예뻤다. 엄마에게 “예쁜 것보다 더 중요하게 있을까?”라고 말하는데 눈물이 났다. 엄마를 설득했다. “무조건 예뻐져야 한다고 그래야 이런 차별 안 받고 살 수 있다고.” 드디어 엄마가 쌍꺼풀 수술을 허락했다.

17살, 처음으로 성형외과에 갔다. 
너무 무서웠다. ‘진짜 죽을 만큼 아프겠지?’ 하지만 이 생각은 곧 사라졌다. ‘드디어 예뻐진다’는 생각뿐이었다. 가슴을 부풀게 했던 만족감도 잠시, 얼마 뒤 거울을 보니 더 욕심이 생겼다. ‘음...앞트임을 하면  더 예뻐질 것 같은데?’
1년도 채 안돼서 다시 병원을 찾았다. 다시 쌍꺼풀과 앞트임 수술을 했다. 모두 ‘예쁘다’, ‘눈 정말 크다’고 이야기했다. 하루하루가 영화처럼 행복했다. 다시 거울을 보자 욕심이 생겼다. ‘음...이 눈에는 좀 더 오뚝한 코가 어울릴 것 같은데? 더 갸름한 턱선이 어울릴 것 같은데?’ 그렇게 다시 사각 턱 축소 보톡스, 코 필러 수술을 받기 위해 수술대에 올랐다.

‘왜 필러와 보톡스는 영원하지 못할까?’
필러와 보톡스는 일정 기간이 끝나면 항상 다시 주사를 맞아야 한다. 외모를 유지하고, 더 예뻐지기 위해선 돈이 필요했다. 일상의 중심은 성형수술에 맞춰졌다. 주말아르바이트를 하며 먹고 싶은 게 있어도 참고, 사고 싶은 게 있어도 참았다. 모이는 돈으로 다 성형을 했다. “원장님 보톡스랑 필러는 최대한 오래가는 거로 해주세요.” 성형 뒤에는 아픈 얼굴을 부여잡으며 고통보다는 희열을 느꼈다. ‘예뻐지는 게 뭐가 대수야? 아픈 만큼 더 예뻐질 거야’ 성형수술 후 달라진 주위태도에 외모에 대한 집착은 점점 커져만 갔다.

“넌 예쁘니까 뽑아주는 거야”
예뻐지고 나니 주위에 없던 호의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외모 때문에 ‘남자’로 대했던 고등학교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되게 예뻐졌다”, “뭐해? 내가 밥 사줄게. 만나자.” 예쁜 친구들에게만 보이던 태도였다. 좋아했던 오빠도 마찬가지였다. 그 오빠는 내가 좋아하는 걸 알았지만, 항상 ‘넌 후배야’ 하며 모른척했다. 하지만 그도 먼저 만나자며 적극적으로 돌변했다.
점점 더 ‘예쁜 게 최고야. 난 더 예뻐져야 해’라는 강박관념이 생겼다. 주위 사람들의 호의를 놓치기 싫었다. 더 볼록한 이마, 두툼한 애교살 등을 만들면서, 나 스스로가 나의 얼굴을 그려나가고 있었다. 새로운 성형수술기법이 나오면 ‘그래 이번에는 저거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지나가던 커플 중 남자가 나를 계속 쳐다봤다. 봐봐 예쁘면 된다.

“성형 그만 좀 하라고 해, 말려봐 좀”
가족모임에서 한 어른이 우리 엄마에게 말했다. 성형 때문에 얼굴이 망가져 간다고. ‘아니 왜? 이 얼굴이 얼마나 예쁜데?’ 동의할 수 없었다. 성형미인도는 가장 예쁜 얼굴이었고, 예뻐지면서 겪었던 달콤함은 포기할 수 없을 만큼 중독적이었다.
어느 날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성형이라는 주제로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나처럼 성형을 많이 한 여자 4명과 남자 1명이 있었다. 눈 밑에는 눈 하나가 더 있는 듯이 느껴지는 애교살이 있었고, 이마는 너무 튀어나와있어 보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정도였다. 예쁘다는 생각은커녕 ‘저 얼굴 어떡하지...’라는 안타까움만 들었다. 그러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내가 저렇게 생겼나? 남들이 보기에도 난 저렇게 느껴지나?’ 그 사람들과 함께 명동에 갔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내 얼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눈 밑에 그것 좀 빼요 너무 이상해요”, “괴기스러워요” 지나가는 남자들이 말했다. ‘나 예쁜 거 아녔어? 다른 사람들한테 난 이렇게 비쳐?’ 그때 깨달았다. 내 얼굴이 괴기스럽다는 것을, 그리고 길거리에서 날 쳐다봤던 모든 남자는 내가 예뻐서 쳐다본 게 아니라는 것을.

‘거울의 방’에 들어갔다. 그곳에는 거울에 비친 내가 있었다. 프로그램 사회자는 나에게 거울을 보면서 자신의 눈, 코, 입 하나하나를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그때 처음으로 ‘예뻐져야 해’라는 마음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내 눈, 코, 입을 봤다.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왜 난 이 얼굴을 보면서 늘 불만스러워했지, 왜 늘 안 좋은 부분만 보려고 했을까.’ 매사에 긍정적인 나지만 ‘나 스스로에게는 긍정적이지 못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제 너를 예뻐해 줘야지 이정아’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굴 복원수술을 결정했다. 
하지만 막상 겁도 났다. ‘투자한 돈이 얼마인데 다 없어지는 건가?’, ‘수술 전으로 돌아가면 예전의 못생겼던 내가 돼버리는 것이 아닐까?’ 처음 눈 앞트임 복원수술을 하고서는 거울을 보지 않았다. 예전의 답답한 눈으로 돌아가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점차 만나는 사람마다 “너 인상이 되게 선해졌다.” “얼굴이 편해졌다”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점차 얼굴을 보게 되고, 복원수술에 대한 확신을 하게 됐다. 그 후로 나는 성형한 부위에서 코 필러도 빼고, 애교살제거 수술도 했다. 또한, 과도하게 맞았던 보톡스도 제거했다.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한다. 
완전히 옛날 얼굴로 돌아가진 않았지만 누구도 나를 보고 이제는 ‘괴기스럽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제는 나를 사랑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모두가 추구하는 ‘예쁜 얼굴’이 아닌 나만의 개성을 찾게 됐다.

박승아 기자  pluvp@kuk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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