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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8호] 2010년 03월 27일 (토) 20:10:19 장민석 기자moon@kukey.com





이번 주엔 윤동빈(문과대 독문05) 씨가 조선일보 편집국 부국장 이종원(경제학과 77학번) 씨와 사회부 기자 김진명(문과대 중문01) 씨를 만났습니다.




윤동빈 기자가 되고 싶은 학생에게 신문이 사양 산업이라는 목소리는 부담입니다

김진명 거꾸로 묻고 싶네요. 어떤 일을 하고 싶다면, 그 일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 싶은 건가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유망하다고 ‘말하기’ 때문인가요?


신문기자뿐만 아니라 콘텐츠 생산하는 모든 사람들이 고민하고 있어요. 콘텐츠 전달 매체가 인터넷으로 바뀌면서 수입창출구조가 아직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이 없어지진 않아요. 누군가 정보를 발굴하고, 정리하고, 전달하는 걸 전업으로 해야 해요. 누구나 취미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거든요. 



윤동빈 기자는 어떤 것을 이룰 수 있나요


김진명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분노와 약자에 대한 연민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어요. 그리고 그 문제를 끄집어내 정부나 사회의 도움을 이끌어 내고, 나아가 그 사람이 도움을 받을 때의 보람은 겪어보지 않고선 모릅니다.


이종원 사건기자를 했던 4년 4개월 동안 250여개 시 군 중 240개를 가봤어요. 일반인이 할 수 없는 경험도 많이 했고요. 힘들긴 하지만 매일 다른 일을 하니까 20여년 동안 지루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었어요.


또 기사엔 고민이 있어요. 취재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고, 기사를 쓰고, 토론하는 과정에는 기자 한사람의 고민 이상의 것이 담겨있죠. 이것이 쌓여 언론인이 만들어져요. 언론인이 되고자 한다면 신문기자가 좋은 선택이 될 거예요.  



윤동빈 신문기자는 술을 많이 마신다고 들었습니다


김진명 요즘은 많이 바뀌었어요. 사내 회식 때 억지로 술을 권하는 분위기도 없어졌고, 취재원과 술을 나누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많이 줄었어요.


이종원 여기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음주문화가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현재 사내 기자 300명 중 60여명이 여기자고, 최근 기수 중엔 여기자가 절반에 가까운 기수도 있어요. 현장을 뛰고 있는 여기자가 많은 거죠. 그래서인지 취재스타일도 많이 바뀌었어요. 주로 카페에서 만나 차나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하더군요.



윤동빈 과거와 달라진 점이 또 있을까요


이종원 사회의 관심사가 바뀌었어요. 제가 입사한 때는 권위주의 정권이 해체돼 가며 매일 정치적인 사건이 터지던 시기였어요. 미 문화원 정보사건, 박종철 사건, 이한열 사건이 터진 것도 이때죠. 요즘엔 정치적 문제만큼이나 고령화문제나 빈부격차문제와 같은 사회문제가 중요시 되요. 환경문제나 외교적인 문제의 비중도 상당하죠.


하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그 원인을 추적해내는 기자의 자세는 변하지 않은 것 같아요. 오히려 후배들이 더 치열할지도 몰라요. 



윤동빈 군사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군사 전문기자로 입사할 수 있나요


이종원 처음부터 전문기자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어요. 특정 분야에서 오랜 시간 경력을 쌓은 사람을 뽑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의학 전문기자의 경우 적어도 박사과정까진 밟은 뒤에 입사하는 게 일반적이에요.


물론 특수한 경우도 있지만, 입사한 뒤 관심 분야를 집중적으로 취재해 스스로 자기 분야를 만들어 가는 게 더 좋을 거예요. 사내에 군사 전문기자가 한 명 있는데, 이 분도 일반기자로 입사한 뒤 군사 분야를 집중적으로 취재하다가 전문기자가 됐어요.


하지만 맡고 싶은 분야가 있더라도 처음엔 사회부 기자로 활동을 하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윤동빈 왜 사회부 기자가 중요한가요


이종원 사회부는 숨겨진 사실을 끄집어내야 해 껄끄러운 취재가 많지만, ‘기자정신’을 키울 수 있어요. 사회적 약자의 억울함을 듣고, 이를 사회와 국가가 주목할 수 있게 하는 게 기자의 참 역할이 아닐까요. 이미 안정된 분야를 취재해선 길러내기 힘든 자질이죠. 사회부 기자는 돕고 싶은 사람들과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들을 직접 연결해줄 수 있어요.


김진명 힘들지만 이걸 거치고 나면 어떤 문제에 부딪치더라도 해낼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이 생겨요.


또 유명인사서부터 쪽방의 독거노인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을 만나다보면, 돈과 사회적 지위에 대한 환상이 깨져요. 사람이 결국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회를 보는 눈을 키우는 거죠. 



윤동빈 월간지나 주간지로의 인사이동은 얼마나 자유로운 편인가요


이종원 월간조선과 주간조선은 별도의 법인이에요. 채용도 기본적으로 따로 하죠. 옛날엔 조선일보 편집국 안에 주간조선국이 있었지만 오래 전 독립했어요.


최근엔 월간조선과 교환근무제를 실시하고 있어요. 긴 글을 쓰고 오랜 시간 집중적으로 문제를 추적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해서, 자원자나 글 쓰는 스타일을 고려해 파견해요.  



윤동빈 기자의 주관은 어떻게 배제하나요


김진명 수습기간에 그걸 배워요. 이를테면 도움을 받아야 할 사람이 지원을 못 받는 게 공무원의 태만이라고 단정 짓기 전에 어떤 현실적 조건이 있진 않은지, 구조적 문제가 있진 않은지 살펴보는 법을 배우죠.


모순에 분노를 느껴도, 미담에 감동을 받아도 기자는 관찰자의 시선에서 그 분노와 감동을 전해야 해요. 특히 대립자가 있는 문제는 더 신중을 기해야 해요.


이종원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데스크와 몇 번이고 토론해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 있는 거죠. 취재를 하면서 느낀 기자로서의 소회는 칼럼으로 쓰면 되요.  



윤동빈 신문사는 학점을 안 본다는 소문이 도는데요


이종원 학점은 F만 아니면 괜찮습니다(웃음). 특별한 자격이나 기술은 고려하지 않아요. 기자를 할 수 있는 사람과 아닌 사람을 구분할 뿐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글을 쓰는 능력이에요. 채용시험에 독해 문제도 나오지만 글을 잘 써낼 능력이 없으면 풀 수 없어요. 다만 시사 상식문제는 신문에 나왔던 기사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해요. 작년의 경우 한 헌법 조항을 쓰라는 문제를 냈어요. 언론에서 초점이 됐던 조항이었죠.


실무 테스트도 보는데 작년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남한산성과 송도 국제도시에서 자유 주제로 취재한 뒤 기사를 쓰는 문제를 냈어요. 지원자끼리 토론도 했고요. 이 때 신문사의 논조에 맞추는 것보다 자기주장을 논리적이고 당당하게 말하는 게 더 높은 평가를 받으니 유의하세요.


김진명 후배들이 늘 ‘학점은 얼마나 중요하고 토익은 얼마나 중요해요’라고 묻는데, 어떤 기준에 맞추려 노력하는 것 보다 자기가 어떤 생각을 할 수 있고, 어떤 글을 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저도 어떻게 사고하고 글을 쓸지 고민했지, 어떤 자격증을 따고 어떤 시험을 볼지에 대해선 전혀 고민하지 않았어요. 



윤동빈 조선일보사는 인턴제도가 잘 돼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종원 각 부서의 필요에 따라 뽑아요. 정치부는 인턴이 거의 없죠. 말 한마디 한 마디에도 민감해질 수 있는 부서기 때문이에요. 인턴은 주로 기획취재부나 엔터테이먼트부에서 일해요. 평소엔 기자의 취재를 옆에서 돕고 가끔은 한 면을 쓰기도 해요.


김진명 본인이 쓰고 싶은 기사가 있으면 기회를 주지만, 기사를 쓰면 법적․사회적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요. 직접 인턴하고 일하면서 조언을 해주기도 해요. 



윤동빈 기자에겐 ‘시간’의 의미가 남다를 것 같아요


이종원 많은 시간을 취재하고 기사를 쓰는데 써야 하죠. 24시간 매달려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하지만 종일 일을 하는 것은 아니에요. 약속된 시간에 취재를 하고, 집중적으로 기사를 쓰죠. 남은 시간은 여유로워요.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볼 시간도 있어요.


김진명 바쁘기 때문에 입사 초기에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는데 점차 적응돼요.


요즘은 다른 직장도 업무 강도가 높아요. 업무 강도보단 내 시간을 내 뜻대로 통제하기 힘들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죠.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밥을 먹다가도 뛰쳐나가야 하는 경우가 있어요.  



윤동빈 어느 사내에나 있다는 고려대 교우회가 조선일보사에도 있나요


이종원 있다면 제 귀에도 들어와야 할 텐데, 제가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으니 아마 없나보네요(웃음).


잘 결속하고 정을 나누는 것이 고려대의 특징이죠. 하지만 그러다보니 본인이 능력이 있어 승진을 하더라도 혹 다른 배경이 있는지 의심을 받는 경우도 있어요. 분명 실력은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데 말이죠. 후배들이 고려대라는 네트워크도 중요하지만, 실력 배양이 더 중요하단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고려대의 학풍은 언론과 기질적으로 맞닿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4.18 정신처럼 잘못된 것에 목소리를 내는 거죠.



*학생 소감


취업정보와 입사 스킬을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서 듣게 된 얘기는 선배님들의 열정과 철학이었다. 그게 정말 좋았고, 더 간절하게 기자를 하고 싶어졌다. 



*다음 주자에게


취업정보는 인터넷이나 인사부처에서도 얻을 수 있다. 그보다 선배님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하고 있는지 여쭤보는 것을 추천한다. 직업을 향한 당신의 열정에 불을 붙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종원(경제학과 77학번)
편집국 부국장
1985년 4월 입사 


김진명(중어중문학과 01학번)
편집국 사회부 기자
2006년 6월 입사



  • profile
    종수 2010.03.30 20:37
    인터뷰 중.. "사회부는 숨겨진 사실을 끄집어내야 해 껄끄러운 취재가 많지만, ‘기자정신’을 키울 수 있어요. 사회적 약자의 억울함을 듣고, 이를 사회와 국가가 주목할 수 있게 하는 게 기자의 참 역할이 아닐까요. "............................ 솔직히 선배님한테 이런 말 하기 좀 뭐하지만.. 조선일보관계자에게 들을 얘긴 아닌거 같은데..
  • profile
    작심삼년 2010.03.30 20:37
    오타 사진아래 - 이종원 (경제학과 93학번), 아래 표 - 이종원(경제학과 77학번)....

    어쩐지 93학번이 흰머리가;;
  • profile
    작성자 고대신문 2010.03.30 20:37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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