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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김채형 전문기자


올해 청년 실업률이 지난 15년 중 사상 최고치인 11.1%를 기록했다. 3월 현대 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체감경제고통지수 분석결과에 따르면 20대 청년의 체감실업률은 37.5%에 달한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고 있고 취업준비생(취준생)의 고통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일부 일간지에서는 청년을 ‘달관세대’라 표현하며 현 상황을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도 한다. 중소기업은 일손이 부족하지 않느냐며 청년들의 높은 기준을 탓하기도 한다. 과연 오늘날의 취준생은 그렇게 ‘눈이 높은 사람들’일까? 2014년 하반기 혹은 올해 상반기부터 취업준비를 시작한 본교 취준생에게 그들이 느끼는 취업현실을 물어봤다. 취준생 5명을 모아 24일 오후 7시 30분 백주년기념관 스터디룸에서 이야기를 나눴고 참가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는 추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1년에 쓰는 서류만 50개 이상
아직 상반기 공개채용(공채)이 진행 중인 시점이기에 모두 완료되진 않았지만 참가자 평균 12개 정도의 서류를 제출했다. 상반기는 하반기 공채에 비해 채용인원도, 기업 수도 적다. 참가자들은 상반기 평균 15~20개, 하반기 평균 30~35개 정도의 서류를 쓴다고 했다. 올해 상반기 대기업 공채는 30여 곳이 올라왔다. 중소‧중견기업과 외국계 기업은 대부분 공채 방식이 아닌 상시채용 혹은 구직 사이트에 그때 그때 채용공고를 올린다.

공채 모집기간 전 많은 취준생들은 각종 스터디를 한다. 정치외교학과 A씨와 경영학과 A씨는 기업분석 스터디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으로 자기소개서(자소서)를 쓰기 전에는 업종 별로 정해서 기업 분석을 시작해요. 자소서 문항에 그 기업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었는지를 효율적으로 어필하는데 도움이 돼요.” 스터디 종류는 시사상식‧기업분석 스터디‧자소서 첨삭‧인적성 스터디 등 다양하다. 공채 기간을 앞둔 시기면 고파스 취업 게시판과 스터디 게시판에서는 각종 스터디를 모집하는 글이 하루에 10개 이상씩 올라온다.

본격적인 공채 모집기간이 되면 취준생들은 자소서에 매달린다. 통계학과 A씨는 하나의 자소서를 쓰고 나면 신춘문예를 쓴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치외교학과 A씨는 자소서 도입부를 자극적이도록 쓰려한다고 했다. “서류 심사할 때 한 사람 당 몇 천 장의 서류를 보게 한 대요. 제가 그 사람이어도 서류 초반이 자극적이지 않으면 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남들의 눈에 한번이라도 더 읽힐 수 있게 쓰려고 노력 중이에요.”

“전공무관에만 지원하게 됐어요.”
전공에 따른 취업 차이에 관한 주제에 비상경 계열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사회학과 A씨는 국어국문학과를 이중전공 하고 있다. “순수한 인문계열로서 직무선택을 하려고 보면 ‘경영우대’라고 명시된 분야는 피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전공무관’이라 쓰인 영업이나 인사 쪽만 지원하게 돼요. 지원 가능한 부분이 엄청 줄어들더라고요.”

영문학과 A씨는 비상경 계열이 직무에 대한 지식에서 불리하다고 말했다. “경영 전공자는 수업에서 직무 관련 지식을 접하고 직무분석을 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직무지식이 없으니까 ‘맨 땅에 헤딩’으로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었어요.”

통계학과 A씨는 상경계열도 절대 유리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통계전공을 살리려고 ‘통계우대’라고 쓰여있는 통신사, 마케팅, 카드회사 등에 지원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그런 ‘통계우대’ 유형에 가면 온 동네의 내로라하는 통계학과들은 다 모여 있더라고요. 어차피 취업이 힘든 건 마찬가지 같아요.”

대기업 선호할 수밖에 없어
참가자들은 대부분이 중견기업 이상에 취직하길 희망했다. 이유는 다양했다. 정치외교학과 A씨는 꿈이 없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만약 하고 싶은 직무나 일하고 싶은 산업분야가 확실히 있다면 그곳만을 추구하겠죠. 하지만 저는 꿈이 없어서 대기업을 추구하는 것 같아요. 좋은 대학 다니다보면 하고 싶은 일을, 직장을 찾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조건 좋은 대기업으로 고르는 게 아닐까요.”

심리학과 A씨는 첫 직장의 의미가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첫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10년, 20년 후가 다른 건 현실적으로 사실이잖아요. 중소기업에서 시작하면 대기업으로 올라가기가 거의 불가능해 보이는데 당연히 대기업을 선호할 수밖에 없죠. 사회적 구조적인 기업 간 격차를 바꾸지 않는 이상 바뀌기는 힘들 것 같아요.”


취준생이라는 위치의 무게감
취준생의 고민은 구직에만 한정돼있지 않다. 참가자들은 취준생의 경제적, 육체적, 심리적 부담감에 대해 토로했다. 통계학과 A씨는 취업준비에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든다고 말했다. “토익 스피킹 한 번에 8만원이고 토익도 4만원이 넘잖아요. 한자 시험도 2만원이고 자격증, 영어시험을 여러개 신청하다 보니까 과외로 모아놓은 돈이 빠른 속도로 없어졌어요. 취업 사진 찍는데도 3만원이 넘죠.” 사회학과 A씨는 육체적으로 힘들다고 했다. “늦게 취업을 시작한 만큼 육체적으로 힘들어요. 요즘처럼 자소서를 써야하는 공채기간에는 매일 밤을 새고 있어요.”

대부분의 취준생은 20대 중후반으로 부모로부터 경제적 자립을 한 상황이다. 국제스포츠학부 A 씨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를 벌고 있다. 그는 작년, 입사했던 회사를 퇴사한 후 취업준비를 하고 있다. “첫 회사에 입사하면서 경제적 독립했죠. 오전부터 저녁까지 사무보조 일을 하고 퇴근 후 자소서를 쓰고 채용정보를 알아봐요.” 영문학과 A씨도 번역아르바이트를 하며 방값을 벌고 있다. “지방출신이라 서울에서 취준을 위해 자취를 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부모님이 눈치주시는 건 아니지만 방값은 벌어야죠.”


“제 자신이 조금 늘어난 용수철 같아요”
참가자들은 취준생인 자신의 모습을 어떻게 느낄까. 그들은 취준생의 모습을 ‘작고 막막하게’ 또는 ‘딜레마적’으로 표현했다. 영문학과 A씨는 자신이 조금 늘어난 용수철 같다고 말했다. “가능성은 있는 것 같은데 완전히 새것은 아닌 거예요. 그리고 용수철처럼 자소서 쓸 때마다 제 자신의 모양이 바뀌어요. 지원한 기업마다 제출한 자소서가 다를 때가 있어요. 저는 하나인데 나를 소개하는 자소서가 여기저기 다르면 ‘뭐지 이건?’이라는 자괴감이 드는 거예요. 그리고 자소서 쓸 때마다 제 능력을 이만큼 늘렸다가 다 쓰고 나면 다시 늘어난 용수철로 돌아오죠.” 정치외교학과 B씨는 자신을 개미에 비유했다. “이러한 취준 현실이 나쁘다는 걸 알긴 아는데 언제부턴가 비판적인 사고가 안돼요.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것에 익숙해진 개미가 된 기분이에요. 난 개미야.”


반복된 탈락은 자존감의 하락
취업 준비를 언제까지 할 것이냐는 질문에 참가자들은 모두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자존감의 하락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문학과 A씨는 원래 하반기까지 도전해보려 했는데 이번에 안 되면 눈을 많이 낮출 것 같다고 말했다. “취업 시즌이 하나 지날 때마다 제 자신이 거부당하는 느낌이에요. 자존감이 너무 떨어져요. 인적성에서 떨어지면 제가 멍청하다는 생각이 들고 면접에서 떨어지면 제 자신을 보여줬는데도 떨어졌다는 생각이 드니까요. 거부당하는 느낌에 익숙해지는 것이 쉽지 않네요.” 정치외교학과 B씨도 탈락은 삶이 부정당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보람차게 살아온 삶의 경험이 누군가에게 있어서는 주목받지 못하고 선택받지 못한 일이라는 뜻이니까 섭섭하죠. 제 뜻 깊은 시간들이 필요 없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조급함과 불확실함이 가장 힘들어
25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 49곳 중 19곳(38.8%)이 상반기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9곳(18.4%)이 채용여부나 규모를 결정하지 못했다. 취준생들은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는 것을 절실하게 체감한다고 말했다.

경제학과 A씨는 작년 겨울 인턴을 하면서 인문계의 취업난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겨울에 대기업 인턴을 했었는데 50명 중에 4명이 인문계였어요. 인문계가 얼마나 취업이 힘든지 그때 확 느껴지더라고요.”

참가자 중 한명이 생각보다 주변 사람들이 잘 가더라‘고 말하자 다른 참가자가 잘 가는 사람만 보여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참가자 모두가 동시에 이 말에 동의했다. “잘 가는 사람들만 보이고 못 간 사람들은 안 보이는 것 같아요. 대기업 간 사람들은 페북 상태도 바꾸고 그러는데 잘 못 간 사람들은 안 그러잖아요. 취업난인건 사실이에요.”
경영학과 A씨는 나이에서 오는 조급함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함이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까 친구들이 대부분 일을 시작하고 있어요. 친구들은 직장 구하고 자리를 잡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나는 될지도 안 될지도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서 살아가는 거잖아요.”


취준생은 수북히 쌓인 뷔페의 음식
기업과 취준생의 관계가 어떠하냐는 질문에 갑을관계, 노예와 주인관계 등 다양한 대답이 나왔다. 경영학과 A씨는 취준생의 짝사랑 관계로 표현했다. “좋아하면 같이 있고 싶고 마음을 얻고 싶은데 대부분의 짝사랑은 잘 안 되잖아요. 잘되기 어려운 관계고 슬프기도 한 짝사랑 관계가 가장 비슷한 것 같네요.”

영문학과 A씨는 고민 끝에 뷔페에 관계를 비유했다. “기업은 뷔페에 온 손님이고 우리는 뷔페에 놓인 음식이에요. 음식은 다양하게 많이 쌓여있는데 손님은 적죠. 또 손님들 좋아하는 음식은 정해져 있어서 없어지는 음식만 없어져요. 될 사람은 되고 안 될 사람은 안 되는 거죠.”


“달관세대? ‘세대’는 일반적일 때만 쓰여야”
마지막으로 현재 한국의 청년을 달관세대라고 표현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모두 달관세대라는 표현에 대해 거부감을 보였다. 서문학과 A씨는 동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세대’라는 건 한 시대를 관통할 만큼 공통적인 사람들이 많아야 쓰일 수 있죠. 달관이라는 게 한국의 20대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현상인지 의문스러워요.”

또한 모두가 청년들도 충분히 힘들다는 것을 지적했다. 경제학과 A씨는 사회의 구조적 원인이 크다고 했다. “20대도 힘들도 우리의 사정도 있다는 걸 사회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뭘 한다고 해서 당장 바뀔 수 있는 사회가 아니잖아요. 20들에게만 손가락질 하는 것 같아 억울하다는 생각도 들죠.”

달관세대가 ‘진짜’ 달관세대가 아닐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달관도 일종의 자기보호 아닐까요? 객관적으로 충분한 노력을 했지만 취직이 안 되니까 행복의 조건이 충족이 안 되는 거에요. 우리라고 왜 돈 더 안 벌고 싶고, 번듯한 직장 안 갖고 싶겠어요. 현실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긴 찾아야 되니까 달관한 ‘척’하는 거죠.”

김민지 기자  minimin@kuk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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