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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은 학보다. 여론을 형성하고 진실을 알리는 언론의 기능을 수행하면서도, 기자단과 데스크(각 부서 부장 및 편집국장) 모두 학생으로 구성돼 학내 사안을 중점적으로 다룬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10월 24일, 고대신문 편집국에서 데스크를 경험하고 현재 언론인으로 활약하는 세 명을 만나 언론으로서의 고대신문을 물었다. 이예원 편집국장이 좌담을 진행했다. ‘학보의 위기’부터 ‘디지털 퍼스트’까지, 현재의 편집국을 진단하고 지향해야 할 방향을 논의하며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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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보기자 시절의 생활과 기성언론 기자로서의 생활을 비교했을 때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

이재익|한국대학신문은 주간으로 지면이 발행돼 일간지보단 고대신문과 유사한 점이 많다. 다만 지금보다는 학보 기자 일 때 대학생이라는 이유로 취재원이 더 호의적으로 대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정상원| 일간지 신문기자의 일상은 학보기자 생활의 일주일을 하루로 압축해놓은 것과 비슷하다. 아침에 할 일을 보고한 후 회의를 거치고 지시를 받으며 취재를 계속하다 오후 5시 정도에 마감을 한다. 물론 지면에서 다루는 주제는 분명 학보와는 차이가 있다.

 

- 학보는 학내 사안을 보도하면서 장기적인 기획을 담고 있어 기성 언론과 어떻게 차이점을 둘지 항상 고민하게 된다. 학보의 역할은 무엇이며 그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류 란| 나 역시 학보 데스크 업무를 하며 그 고민이 제일 컸다. 돌이켜보면, 학생기자는 기성 언론인과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성언론은 각 세대를 전체사회의 일부분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지만, 데스크와 기자 모두가 청년인 학보는 대학 사회 구성원 그 자체의 시각으로 모든 세대의 문제에 접근한다. 다른 매체가 순진하다고 말하는 학보의 시선이 사실은 대학 현장의 생생한 의견인 셈이다. 학보가 아니면 지닐 수 없는 이런 점이 학보의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정상원| 80, 90년대의 경우 기성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사회이론을 소개하는 것이 학보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반면 당시 신문방송학과 교수들은 미국의 학보처럼 대학 주변지역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길 원했다. 지금의 학보는 두 가지가 절충되는 지점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유지하며 계속 발전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대신문에서 연재하는 <고대인의 밥상>과 같은 기획을 꾸준히 마련하며 지역적 이슈에 발맞추고, 청년 특유의 시각으로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시선 역시 견지해야 한다.

 

- ‘학보의 위기’라는 말은 언제부터 나오기 시작했나.

정상원| 내가 고대에 입학했던 90년대 당시에도 위기라는 말은 나왔다. 10년 뒤 사회부 기자로 고대를 출입하게 됐을 때도 고대신문 후배들이 학보가 위기라고 했는데,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위기라는 말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니 묘하다는 생각도 든다. 결국 지원하는 사람이 적고 독자도 줄어든다는 이야기를 공통적으로 한다. 하지만 이건 학보의 위기라기보다 신문 산업 전체의 위기라고 봐야 한다. 기성 언론 역시 9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다.

이재익| 2000년대 중반에 위기라는 말이 나온 이유는 인터넷의 급성장 때문이었다. 그때는 인터넷이란 매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라는 주제가 가장 큰 고민이었고 홈페이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그날 발생한 사건은 그날 기사를 써 인터넷에 올려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시도는 좋았지만 당연히 잘 되지는 않았다. 또 학생들에게 고대신문 홈페이지를 알리기 위해 학교에 설치된 컴퓨터의 첫 인터넷 화면을 고대신문 홈페이지로 설정하는 등 나름대로 궁리를 했다.

 

- ‘디지털 퍼스트’의 바람이 학보에도 강하게 불고 있다. 이제 편집국의 기자들은 양질의 기사뿐 아니라 흥미 위주의 컨텐츠까지 생산해야 한다. 이런 현상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류 란| 장단점을 재단하기 무색할 정도로 뉴미디어 활용은 이미 필수가 된 느낌이다. 대부분의 언론이 뉴미디어 전략에 사활을 걸며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다. 학보는 창의적인 뉴미디어 전략을 자발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신선한 컨텐츠를 생산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플랫폼을 다양화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구성원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정상원| 2020년 정도에 신문이 없어지는 나라가 등장한다는 조사도 있다. 하지만 종이가 없어진다고 뉴스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학보에서도 다른 곳과 발행 부수를 비교하며 위화감을 느낄 필요는 전혀 없다. 기사를 전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다양화됐으니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데스크는 컨텐츠를 사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기자는 그 컨텐츠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 그 부분에서 독자와의 접점을 어떻게 찾아야 하나. 고대신문의 경우 페이스북을 활성화해서 좋은 반응을 받았지만, 폭발적인 반응은 사실 자극적인 기사에 그치고 있다. 문제의식을 잘 담아낸, 이른바 소개하고 싶은 기사들은 반응이 거의 없었다.

이재익| 폭발적인 반응도 중요하지만 단기적인 효과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물론 품과 정성을 많이 들였는데 반응이 없으면 서운할 것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가 되겠다는 마음을 가져보면 어떨까.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는 것은 조급함이다. 단기간에 짧게 회자되는 것에 그치는 기사보다 언제든지 다시 찾아보며 참고할 수 있는 기사를 쓴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류 란| 방송사의 시청률 그래프 역시 자극적인 사건이 보도되는 시점에 가장 높게 형성되다가 교육이나 복지 정책의 맹점을 짚는 기사가 나오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 뉴스는 SNS에서 회자되거나 댓글이 달리는 빈도도 떨어진다. 그렇다고 그런 뉴스가 없어지면 안 되지 않나. 이럴 땐 기자 간의 동기부여를 통해 서로 힘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피드백 시간을 가질 때 “생각지 못한 기획이었다”와 같은 말을 주고받으며 기운을 북돋거나 편집국 내부에서도 그런 기획을 꾸준히 장려할 필요가 있다.

 

- 이제는 고대신문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각자 데스크 시절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원칙이라면 무엇이 있었나?

정상원| ‘사람과 조직을 지키는 것’이었다. 내가 국장으로 있던 1993년 당시에는 신문사가 외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기사에 대한 외압도 있었고 어떤 선배들은 쫓겨나기도 했다. 그래서 컨텐츠 자체에 대한 고민보다는 안정화를 빨리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우선적으로 했다. 결국은 신문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라는 생각에 동료들이 상처를 받지 않게 하고, 그들이 하고자 하는 말들을 최대한 새겨들으려 노력한다는 것이 나름의 원칙이었다.

류 란| 지금 생각하면 웃긴지만 ‘오탈자를 내지 않는 것’이었다. 고대신문에 입사하기 전부터 신문을 봐왔는데, 오탈자가 고쳐지지 않은 채 인쇄된 경우가 많았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탈자를 자주 발견하다보니 신문에 대한 신뢰도 자체가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때문에 국장이 돼선 오탈자 찾는 것에 정말 최선을 다했다. 외부에서 신문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것이 두려웠던 점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정말 웃긴 것은 오탈자가 없는 신문이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오탈자 귀신이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재익| 가장 많이 했던 고민은 ‘어떻게 하면 많은 학생이 읽을까’였다. 특히 학생들이 안암캠퍼스 뿐만 아니라 세종캠퍼스에 관한 기사를 자연스럽게 접하며 양 캠퍼스가 신문을 통해 최소한의 이해를 가졌으면 했다. 당시 3면에 세종보도면이 있었고 그 밑에 1주일간 학교의 전체 식단표가 있어 모두가 볼 수밖에 없었다. 식단표를 본 후 눈을 들면 세종 소식이 눈에 들어왔다. 짧은 시간이겠지만 어떻게든 그 시간을 활용해보려 했다.

 

- 최근 고대신문 편집국이 발행하는 신문에 대한 느낌을 들어보고 싶다.

정상원| 내가 재직했을 때는 담론을 전달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강해 하나의 흥미로운 논문을 중심으로 그에 대한 코멘트를 받는 등 신문 자체가 딱딱한 경향이 있었다. 그에 비해 요즘은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기사와 체험기를 동시에 담아내는 등 파격적인 시도가 많은 것 같다.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글은 사람을 중심으로 둬야 읽힌다. 다만 학술적인 부분이 약해진 것 같다는 아쉬운 점은 있다. 고대신문은 어설프게 이론을 훑는 것으로 그치는 일간지와 달리 고려대의 많은 교수에게 도움을 받아 보다 전문적인 학문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이를 보다 더 활용해줬으면 한다.

류 란| 전반적으로 평가하자면, 굉장히 잘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자들이 기사를 잘 쓰고, 기계적인 중립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도 좋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1면을 구성할 때 학내 사안에 묶이지 않고 좋은 기획기사가 있다면 그것을 전면에 배치하는 시도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재익| 좋다. 다만 독자가 기사를 읽도록 만드는 부분을 보다 더 강화해야한다는 느낌은 든다. 사진이나 헤드라인 등 시선이 우선적으로 가는 부분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 현직 기자로서, 학보 기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류 란| 본인들이 ‘아마추어’라는 인식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보는 현직 언론인들이 그 대학을 취재할 때 가장 먼저 접근해야 하는 곳이다. 학보가 제기한 문제는 대학사회 뿐만 아니라 전체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학보의 이런 위치를 인식하고 업무에 임했으면 한다. 확신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그 목소리가 분명 큰 영향력이 있음을 알아달라.

이재익| 기획이든 인터뷰든 하고 싶은 것은 모두 해야 한다. 학보 기자로서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엄청난 메리트인 경우가 많다. 자신감을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면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지금도 학보가 다룬 내용을 기성언론에서도 다룬다는 것은 그만큼 학보의 영향력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정상원|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좋겠다. 기사는 그 후에 쓰는 것이다. 그런 기자가 대학이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를 제시하는 기사를 쓴다. 그런 고민들로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하며 다른 사람과 많은 논의를 했으면 한다. 동료 기자도 좋고, 선배나 교수도 좋다. 그렇게 탄생한 가치관에는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 학보 기자이기에 지닐 수 있는 시선으로 기사를 쓰는, 그런 기자가 되길 기대한다.

 

고대신문  news@kukey.com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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