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9 - 기획] [4兵4色 군대생활백서②] 어학병 - 통역의 고통 속에 자라나는 어학 실력

by 고대신문 posted Apr 05, 201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http://www.kukey.com/news/articleView.html?idxno=15125






[1639호] 2010년 04월 05일 (월) 14:32:13 김남룡 기자ndragon@kukey.com



어학병이라 하면 단순히 외국어 능력으로 편한 군 생활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어학병은 필요시에만 외국서적번역, 외국군과의 업무협조, 통역을 담당할 뿐, 평소엔 부대 행정 업무를 수행한다.
어학병 출신인 교우 이달형(영어교육과 03학번) 씨와 양재원(국제학부08) 씨로부터 어학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학병 준비는 이렇


어학병은 1년에 4차례 선발하며 평균 경쟁률은 4대 1 정도다. 모집 분야는 아랍어, 중국어, 영어, 일본어,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다. 대부분 정보사령부, 기무사령부, 한미연합사령부, JSA(남북공동경비구역) 등 어학능력이 요구되는 곳으로 배치돼 군 생활을 한다.


어학병이 되려면 어학능력평가를 치러야 한다. 지원자는 경기도 성남의 육군정보학교에서 이틀 간 통·번역 시험, 원어민과의 인터뷰 평가를 치르고 선발된다.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한 팁으로 양재원 씨는 우리말과 군사용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 씨는 “아무리 외국어에 자신이 있어도 우리말을 완벽히 구사하지 못하면 번역, 통역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는다”며 “시험엔 생소한 군사 용어도 많이 나오므로 체감 난이도는 상당히 높다”고 설명했다.


국제 정세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중요하다. 이달형 씨는 “군대식 표현과 국제 정세 현안을 익히기 위해 영자 신문 중 국방 소식을 꾸준히 읽었다”며 “국군과 미군 간 정세에 대한 배경지식은 시험 뿐 아니라 실무에도 중요하게 쓰였다”고 조언했다.

우리도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어학병이라고 어학 능력만을 활용하며 편하게 지내는 것은 아니다. 통·번역 업무가 없을 땐 일반 행정 업무를 담당한다. 필요시엔 어학 특기를 살려 문서 번역을 하는데, 번역 업무가 과다하게 부가될 땐 야간 근무를 밥 먹듯 하기도 한다.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통역 업무다. 외국군이 참석하는 연합회의가 열리면 통역을 하게 되는데, 통역은 항상 긴장 속에 이뤄진다. 통역을 요하는 일은 대부분 중요성이 커 작은 실수도 허용이 안 된다. 어학병은 이 부분이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입을 모은다. 이 씨는 “화자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촉각을 세우는 일은 항상 집중력을 수반해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토로했다. 양 씨 역시 “언어 간 말투나 뉘앙스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오역할 가능성이 있어 항상 긴장 상태”라 털어놨다.

어학병, 이런 점은 만족해요


어학병의 장점은 통역기술과 협상능력 향상이다. 이 씨는 “국군과 외국군의 크고 작은 수백 건 회의에 참석하며 얻은 경험이 나를 한 단계 발전시켰다”며 어학병에 만족을 나타냈다. 실제로 그는 졸업 후 무역회사에서 국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양 씨는 어학병의 장점으로 간부들의 신임을 꼽았다. 그는 “간부에게 도움을 주는 입장이다 보니 그들로부터 받는 신임이 대단하다”며 “간부들의 신임이 군 생활의 큰 격려가 됐다”고 회고했다.




Articles

1 2 3 4 5 6 7 8 9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