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플노블 8화-취업계

by iluvatar posted Nov 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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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폭발_1144번_버스.jpg


작년 2학기에 한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서 그분이 매우 유익하고 편한 강의를 하시는 분 이라는것을 깨달은 뒤, 올해 1학기에 그 교수님의 강의 4개를 수강 신청했다. 이날 옆에서 나와 같이 수강 신청을 한 나의 친구는
“너 그러다가 그 교수님에게 실수하면 4개 전부 성적 못받는데 괜찮겠어?”
라 우려를 표했지만 나는
“괜찮아, 내가 저번학기에 이 교수님 강의를 들어 봐서 알아. 이 교수님이 얼마나 편하신 분인데, 강의도 정말 재밌게 하셔서 실수 할 리가 없어.”
라며 자신만만하게 수강 신청 버튼을 눌렀다. 

수강 신청을 한 뒤, 자취방을 구해서 짐을 풀고 학기의 준비를 하는 와중,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학생 집주인분께서 아직 월세를 안받으셨다는데 입금 하셨나요?”
금시초문이었다. 나는 분명히 방에 들어올 때 30만원을 내고 들어온 기억이 있어서
“네 계약 할 때 분명 30만원 드렸는데 착각 하신거 같아요.”
라 해명했다. 그러니 공인중개사 분께서 말씀하셨다
“아 그건 보증금이고 이번달 치 월세는 아직 안내신거 같은데요.”
“네?”

자취를 처음 한 나는 보증금과 월세는 별도라는 것을 몰랐다. 계약을 할 때 집주인분이
“월세가 30만원이며 지금 보증금 30만원을 주어야 해요.” 
라 하신것을 나는 첫달 분 월세를 먼저 받는다는 것으로 이해해서 보증금을 내고 첫달 분 월세를 준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공인중개사 분이 나에게 전화 해 주시지 않으셨다면 꼼짝없이 2달째에 방을 빼야 할 뻔 했었다. 나는 집주인분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을 하였다.
“저기 혹시 제가 계약 할때 낸 30만원 혹시 이번달 월세 아닌가요?”
“학생 그건 보증금이고, 이번달 월새는 그저깨 냈어야되.”
“제가 착각해서 아직 월세를 준비 못해서 그런데, 혹시 연장 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러면 15일까지는 보낼 수 있어?”
“네 물론입니다.”
이렇게 통화가 끝났지만 사실 나는 전혀 준비 되어있지 않았다. 2달째부터 월세를 내면 되는 줄 알았던 나는 첫달에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고 두번째 달 초에 받은 월급으로 월세를 낼 생각이었기에 당장 일자리가 없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방학 중 아르바이트를 하여 모은 돈 100만원 중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남은 20만원이 있었기에 돈은 10만원만 구하면 되었지만, 집에서는 먼저 내주신 보증금을 마지막으로 월세는 내 주시지 않는다 하셨고 찬구들에게서 빌리려 해도 그들 또한 학기초라서 들어갈 돈이 많어 나에게까지 손을 내밀 어 줄 수 없다고 미안하다 하였다. 
이렇게 친구들에게 연락을 돌리던 중 한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나도 지금 돈이 없어서 빌려주긴 힘들것 같아. 미안하다.”
“아니야 괜히 무거운 부탁한 내가 미안하지 그럼 다음에 한번 만나자.”
“아 그런데 나 지금 이틀간 일하는 단기 알바 구했거든. 하루애 9만원 일당으로 주는곳인데, 같이 가지 않을래?”
“어딘데? 아니 어디든 상관 없어. 무조건 갈께. 그곳 연락처좀 알려줘.”
친구가 소개시켜 준 아르바이트는 교통 조사 아르바이트였다. 다행히도 친구와 함께 다음날 7시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로 나오라고 하였고. 나는 친구에게 일당을 받으면 월세를 내고 남은 돈으로 밥을 한끼 사 준다고 약속하였다.
오리엔테이션은 자취방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걸려 도착한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그곳에서 아르바이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는데, 그곳에서 지정해 주는 버스에 앉아 손님의 수를 새는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
“일은 이렇게 하시면 되고, 시간이 문제인데.”
“시간이요?”
“다들 학생이셔서 편의를 봐드리려 했는데 그게 힘들것 같네요. 아침 7시부터 9시까지입니다.”
“강의시간이랑 겹치네요…”
이 말을 듣고 그곳에 오리엔테이션을 들으러 온 이들 중 몇명은 죄송하다며 나갔다. 하지만 나는 당장 돈이 필요했고, 또한 일하는 이틀이 마침 4개 강의를 듣는 교수님 강의밖에 없는 날이라 교수님 한분에게만 연락을 드리면 되어서 도리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여기 남으신 분들은 전부 일 하실 수 았으신 분들이죠?”
“네.”
이렇게 이틀간 나는 강의를 빠지고 일을 하게 되었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나는 교수님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교수님 제가 내일부터 일을 하게 되어 교수님의 강의를 못 나가게 될 것 같습니다. 강의 내용은 강의를 같이 듣는 제 친구가 정리 해 준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강의를 빠지게 되어 매우 죄송합니다.”
이렇게 이메일을 보낸 뒤 나는 다음날 6시에 일어나야 하였기에 일찍 잠들었고, 자면서 이메일 답장을 확인해야 된 다는 것은 전부 잊어버렸다.
7시부터 하게 된 일은 매우 쉬웠다. 이런 일을 하고서 돈을 받아도 되는가 싶을 정도였는데, 한 시간에 버스에 타는 분들이 8명을 넘지 않았다. 심지어 아침과 오후의 등.하교 시간을 제외하면 간당 많이 타봐야 3명 정도였고, 기사분과 친해진 둘째 날에는 그런 시간에는 잠시 졸아도 기사분이 내가 일어나면 커피 한잔과 함께 몇명이 탔는지 말씀 해 주셨다. 일을 하며
‘이거는 고용인이 돈을 안주고 잠적해도 뭐라 할 말이 없는 일인데, 설마 진짜 돈 안 주시는거 아닌가?”
라며 의심을 할 정도로 편하게 일을 했고 그 의심도 첫날 일이 끝나자 마자 통장에 들어온 9만원을 보고 눈 녹듯 사라졌다.
둘째 날 일이 끝나고 받은 돈을 합쳐 18만원 중 10만원을 월세로 내고 나니 8만원이 남았다.
‘이게 바로 새옹지마 라는 것인가?’
라는 행복한 생각을 하며 나는 주말을 매우 풍요롭게 보냈다. 돌아오는 주에 어떤 일이 일어 날 것인지 꿈에도 모른 채.
풍요로운 주말을 보낸 뒤, 월요일의 내가 4강의를 수강신청 한 교수님의 강의였다. 무슨 조화인지 자취를 하고서부터 많던 아침잠이 그날따라 없어서 강의 2시간 전에 일어났고, 나는 맑은 정신으로 강의를 들으러 갈 수 있었다. 교수님은 강의가 끝날 때 출석을 부르시는데, 나는 교수님이 출석을 다 부르시자 위화감이 들어 질문했다.
“교수님 제 이름을 부르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아니 자네가 여기 왜 있나?”
“예?”
“저번주에 이메일로 취업했다 하지 않았나?”
그재서야 나는 교수님의 답장을 확인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고 당장 휴대폰으로 교수님의 답장을 보았다.



‘학생의 사정은 알겠네 확인 해 보니 내 강의를 4개나 듣는 학생이던데, 전부 취업계 처리 하였네. 일 열심히 하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