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ee: 술안주잠바 기획의 '아빠술안주'
술안주잠바 공구에 대해 처음 들어보시는 분은 여기를 참조! /bbs/board.php?bo_table=07_8&wr_id=3397
Q-1 본인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아빠술안주: 저는 북한학과 08 김재우입니다. 여학생총회에서 일하고 있고, 이번에 술안주잠바 공구를 진행했어요. 여기에 없는 쯔토리는 경영 09학번입니다. 아빠술안주라는 닉네임은 에이카라는 게임을 할 때 만난 훈남 아이디를 따온 거고요. 쯔토리는 히스토리(history)에서 '히'를 빼고 '스'를 어감상 좋아하는 '쯔'로 바꾼 아이디입니다.
Q-2 잠바공구를 기획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뽀뽀리: 공구는 총여에서 기획하시려고 했었던 건가요?
아빠술안주: 아뇨, 원래 졸업하기 전에 예쁜 과잠을 맞추고 싶었는데 혼자 하기에는 너무 비용이 많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처음에는 새내기 분들을 10명 정도 모았어요. 같이 카톡방을 만들었는데 계속 누군가 초대되어 오더라고요.
감규리: 그렇게 판이 커지고
아빠술안주: 그러다보니 한 2-30명 정도 모였어요. 그러면 쿠플존에 올려도 되지 않겠나 싶어서 여기다 글을 올리게 된 거죠.
뽀뽀리: 새내기 분들의 주문이 제일 많았나요?
아빠술안주: 130여벌 중에서 5-60여벌 정도 됐던 것 같아요.
뽀뽀리: (잠바) 디자인은 직접 하신 거예요?
아빠술안주: 네, 직접. (나머지: 오오) 설명만 잘 하면 업체 측에서 알아서 해주시니까, 디자인은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었어요. 업체 측에 시안 디자인을 만들어서 보내주면 그쪽에서 만들 수 있게 수정해서 다시 보내주시니까요.
감규리: 학번이 없어서 좋더라고요...
아빠술안주: 네, 일부러 뺀거에요...
뽀뽀리: 크림슨이랑 블랙 색상 두가지였는데, 둘다 사간 분이 있었나요?
아빠술안주: 커플로 사가는 분들은 있었는데, 둘다 사갔던 사람은 없어요. 혼자서 같은 색상을 두 개 주문하신 분은 있었어요.
뽀뽀리: 음?
감규리: 음?
(사진은 본문의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아빠술안주: 쿠플존에서 다른 분들이 댓글로 추가주문이나 2학기에 다시 할 생각 없냐고 자주 물어보시더라고요..
뽀뽀리: 2학기에 하실 거에요?
아빠술안주: 쯔토리는 안 할 거라고 그랬어요.(ㅠㅠ)
뽀뽀리: 여기서 말씀해주시면 2학기에 공구를 진행하시는지 궁금해하는 분들에게 대답이 되겠네요.
아빠술안주: 일단 하는 쪽으로 생각하고는 있어요. 한정수량을 정해서 진행한다면 1차보다 훨씬 소량이고, 소량이면 제가 혼자서 다룰 수 있으니까요. 아니면 약간의 수수료를 받을 지도 생각해 봤었고... 저번에 입금받고 주문하면서 수수료같은 것도 발생하고 한 벌을 잃어버려서 다시 주문했어요. ㅠㅠ
감규리: 적자만 났어 ㅠㅠ
아빠술안주: 근데 밥이랑 많이 얻어먹었어요. 간식이랑.. 정말 감사했습니다.
Q-3 최근 쿠플존에서 단체 잠바 공동구매를 성공적으로 마치셨어요. 체계적인 일처리와 정기적인 보고로 반응이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앞으로도 쿠플존에서 과잠 공구가 진행될 수 있을 텐데요. 공구할 때 숙지하면 좋은 지침이나 노하우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아빠술안주: 일단 안정적인 수량으로는 (주문량이) 50벌 이상은 되어야 해요. 이번 공구의 경우 50여벌 정도면 5만 원 선, 100벌이 넘어가면 4만 원 선에서 가격이 결정되었던 것 같아요. (재질에 따라 가격 편차가 크지만) 기존에 학번이 들어가는 팔 패치를 고려대학교 로고를 뺀 자리에 대신 채워 넣을 로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가 그릴 수는 없어서 다른 일러스트를 어느 정도 참고했어요. 카톡방에다 의논을 많이 했는데, 오만 가지 로고가 다 나왔던 것 같아요. 오망성이나(그..그랑죠!), 치우천황도 나오고...
오망성! 그랑죠!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온라인 공동구매를 진행할 때는 일정을 정확히 계획하고 거기에 맞춰서 진행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일정과 계획을 확실히 지키는 것이 신뢰형성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혼자 하기에는 소화해야 되는 과정이 많아요. 잠바 한 벌 잃어버렸을 때도 쯔토리가 반 내줬거든요.(???)
이야기가 잠시 다른데로..(흠흠) 아, 신뢰형성. 쿠플존처럼 온라인상의 불특정 다수가 있는 곳에서는 공구 대금의 사용처를 정확히 밝혀야 해요. 공개적으로 내가 어디 학과의 누구인지 밝힐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하는 것도 신뢰를 줄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겠지요. 이번 주문에서 입금 금액이 총 500만 원 정도 들어왔는데, 제가 만약 이걸 갖는다고 하면 제가 버릴 게 너무 많았어요. 학교, 대인관계, 미래계획.. 적어도 자기 이름을 걸고 진행할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하나 더 이야기 하자면, 공구를 진행하면서 진행상황에 대한 중간 보고를 자주 올려주는 것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것 같아요.
Q-4 쿠플존을 언제부터 알고 계셨나요?
세종인: 원래 아빠술안주님이 09년도 때 총학생회 일을 했었어요. 이 분이 당시 학생 커뮤니티를 기획하고 준비 중이었어요(당시 총학 공약 중 하나). 저 같은 경우에는 당시 총학생회와 교류도 없었고 따라서 쿠플존이 있었는지도 몰랐어요.
아빠술안주: 제가 북한학과에 오기 전에 다니던 대학교에서 컴퓨터정보학과에 다녔거든요. 그래서 자바에 조금의 지식이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해보겠다고 하고, 그 당시에 고파스를 많이 참조하면서 커뮤니티 기초를 만들었었어요. 그런데 진행하다보니 개발과정도 상당히 힘들었고, 거기에 유지보수랑 관리비가 발생하더라고요. 꾸역꾸역 혼자 진행을 하는데 여러 일이 겹치면서 결국 혼자서 할 수가 없었어요. 당시 총학 구성원이 8명 이었는데 개발 쪽으로 도움을 받을 수가 없었어요. 그러다 결국 다른 분에게 (손종수 선배님) 맡기고, 저는 그 뒤에 휴학을 하고 군대를 다녀왔더니 쿠플존이 흥해있네! 초기에 제가 구상했던 흔적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조~금 뿌듯했습니다.
Q-5 북한학과에 대한 선입견?
1. 주로 국가기관과 관련된 곳으로 진출한다?
아빠술안주: 목표로 잡는 사람들은 많지만,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그만큼 북한학 전공을 살리기가 어렵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2. 북한에 대한 견해가 편향되어 있다?
아빠술안주: 교수님들의 성향이 다소 편향되어 있는 건 맞아요. 그걸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그게 좋지 않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같은 북한학과라도 대학마다 보고 가르치는 관점이 서로 달라요. 동국대 북한학과, 그리고 우리 북한학과 교수님들의 생각이 많이 다르기도 하구요.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님들은 주로 학계 출신 분들이 많은 반면에, 저희 북한학과 교수님들은 안기부(현 국정원)등 현장에서 활동하시던 분들이 많으시거든요. 그래서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학과 내 주류 분위기도 동국대 북한학과와는 좀 다르죠. 하나 예를 들자면.. 지난 동국대와의 연합 포럼에서 들은 이야기인데요, 통일을 위해 필요한 것은 북한의 ‘레짐 체인지’라고 했더니, 지금 북진통일 하자는 거냐고 반문하더라구요. 같은 북한 그리고 통일문제를 바라보고 접근하는 시각과 방법에 차이가 있는 것이지, 북한문제에 대해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아, 연합포럼 이야기가 나와서 조금 얘기 하고 싶어요. 북한학과 대외활동 학술소모임인 35호실에서 정기적으로 동국대 북한학과 학술동맹과 번갈아 가면서 연합포럼을 개최하고 있어요. 1차는 안암에서 했었고, 2차는 동국대에서 개최했었어요. 개인적으로 이런 기회가 많아져서, 우리 대학생들이 대외로 활동 영역을 많이 넓혀 나갔으면 해요.
그리고 한가지 바라는 게 있다면... 가령 정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할 때, ‘북한학과 학생이면 보수적이니까 이런 식으로 얘기하겠지’라고 먼저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배우는 것이 어느 방향에 가깝더라도 배우는 사람이 편향되어 있다는 건 아니니까요.
3. 통일에 대한 부분을 주로 연구한다?
아빠술안주: 북한학은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군사 등 매우 폭넓은 분야를 배우는 학문이기 때문에 학부 4년의 과정으로는 전반적인 지식을 배울 수 있어요. 학부 과정에서 기본적인 소양을 쌓고 졸업 이후에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특정 분야와 관련하여 좀 더 심층적인 공부를 하는 편입니다. 북한학은 ‘북한’ 전체를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곳으로 귀결될 수 있어요. 통일문제뿐만 아니라, 현재 북한문제 나아가 통일 이후에 통합문제까지 고민해 볼 수 있습니다.
(북한학과는 뭘 배우나요?)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군사 등 매우 폭넓은 분야를 다루고 있습니다. 인권문제나 탈북자문제들도 배우구요. 쉽게 개설되는 강의들을 살펴보면 국제관계이론, 비교정치연구, 비교사회주의개론, 국가정보학개론 등 기초 이론 강의부터 나아가 남북통합연구, 북한인권문제, 북한 경제론, 북한 군사론, 북한 정치론, 북한의 사회와 문화, 북한의 협상전략론, 북한언론, 남북한교류협력, 북한이탈주민연구, 조선로동당사 등 북한그리고 통일문제와 관련된 모든 학문을 배우고 있습니다.
조금 더 이야기 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솔직히 조치원이라는 지역적인 특성이 주는 안락함도 있지만 갑갑함도 있잖아요. 처음 입학했을 때는 학교에서 지내는 것이 편하고 좋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3학년쯤 되니까 조치원이 가지고 있는 한계성, 그리고 고대 세종이 가지고 있는 한계가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학교 활동 외에도 대외활동을 시작했고, 차비도 시간도 투자해야하지만 다른 지역으로 가서 다른 대학 학생들,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분들도 만나기 시작했어요. 조치원에서 책만 보고 공부하다보면, 시시각각 변화하는 세상에 뒤처지잖아요. 책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도 배울 수 있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정말 넓어지거든요.
개인적으로, 요즘 친구들은 ‘실패’와 ‘고생’을 좀 두려워하는 것 같아요. 정형화된 코스를 밟아 졸업하고, 취직하고.. 이것이 나쁜 길은 아니지만 우리는 젊잖아요. 실패도 해보고, 고생도 해보고 하면서 인간적으로 더 성숙할 수 있는 시기인데 정형화된, 안정된 삶에 치우쳐 추구하는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요새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개인적인 대외활동 이외에 과 소모임인 35호실을 늦게나마 들어가게 되었어요. 35호실의 경우 3과 1국 체제인데요, 1과는 대외활동, 2과는 학술토론, 3과는 고전연구, 서기국은 운영지원을 맡고 있습니다. 이 소모임에서 3과와 2과를 거치면서 학술 능력을 함양하고, 나아가 1과가 주축이 되어 학외의 세미나, 토론, 기자회견, 대외활동을 나누어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 학기 활동을 했었는데, 제가 도전하고 싶은 방향과 매우 잘 맞고 또 개인으로 참여하고 경험하기 어려운 많은 기회들을 얻을 수 있었어요.
Q-6 총여학생회에서 아빠술안주님의 역할은?
아빠술안주: 저는 총여학생회에서 복지국장을 맡고 있습니다. 여자 구성원이 많기는 하지만 하는 일 중에서 남자가 힘을 써야 하는 일이 있어요. 저는 총여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남자와 여자라는 서로 다른 성에 대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에서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예방을 하고 그에 관해 목소리를 내고 싶었어요. 앞으로 2학기에는 외부강사와 함께하는 재미있는 특강이나, 졸업앨범 메이크업, 2차 여성용품 공동구매, 길거리(보행)흡연금지캠페인, 여학우 체육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빠술안주님에게 총여학생회란?) 계약관계인 것 같습니다. 처음엔 관심이 없었어요. 그래서 총여학생회장님이 도와달라고 하셨을 때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일단 지난 2012년 총여학생회가 없었기 때문에 현 총여학생회장님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만한 곳이 마땅히 없었다는 것도 이유였고요. 그리고 저는 내년에 북한학과 35호실 소모임장에 지원할 생각이 있어 내년에 현 총여학생회장님이 저를 도와주기로 약속을(!!)했거든요. 그래서 계약관계라고 표현했습니다.
개인질문) Q. 여름방학은 어떻게 보내실 계획인가요?
아빠술안주: 아무래도 좀 바쁘게 보낼 것 같아요. 연구논문도 쓰고 공모전도 준비하고 있구요. 북한학과를 알리고, 북한학을 시작하는 청춘들을 위한 책도 교수님의 도움을 얻어 준비하고 있습니다. 방학중에 세미나도 준비하구요. 아 그리고 이시대 청춘들의 필수코스, 영어!! (ㅠㅠ)토플도.. 공부하구요!
아빠술안주님이 키우시는 고양이 모카 :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