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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15-dinosaurs-151221.jpg

 

 

2016년 통계 결과

51,395,238명 중 2,113,293명

전체의 인구의 약 4.1%, 대한민국 인구수를 100명이라 한다면, 그 중 4명이며, 학년별로 따지자면 한 학년에 한명이다.

<대학생>

우리나라의 전체의 인구 중의 4.1%는 다른 인구로부터 그렇게 불리고 있다. 이 이야기들은 내가 그 4.1%에 속해 대학교에 다니며 겪은 일들을 엮은 이야기이다.

 

 

이야기 하나

 

 

2학년인 지금은 자취를 하지만, 1 학년 때 나는 거의 대부분의 1학년이 그러하듯 기숙사에 살았다. 나는 기숙사 신청을 할 때 비싸고 살기 편하다고 들은 호연4관과 싸지만 악명 높은 자유관 사이에서 고민하다 둘 다 신청을 넣었고, 내가 배정받은 기숙사는 자유관 이었다. 자유관에 대한 악평으로 쌓인 편견에 불안 해 했지만, 자유관을 살아보니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유관에 대해 모르는 학우들은 자유슈비츠라 부르며 기피하나, 자유관 사생들끼리는 이렇게 말한다.

‘자유관에 한 번도 안 살아본 사람은 있어도, 자유관에 한 번만 산 사람은 없다.’

화장실이 공용이어서 관리를 안 해도 되며, 청소와 정리로부터 자유롭다. 3명이 생활하기에 딱 적당하게 좁은 방은 냉, 난방의 효율이 좋고, 삐걱거리지 않는 철제 침대는 누웠을 때 불안하지 않다.

자유관에 대한 찬사가 너무 과한 감이 없지만, 그만큼 좋은 기숙사라는 것이다.

각설하고, 자유관은 3인 1실을 쓰는데, 나의 룸메이트는 1학년 경영학과의 최승수라는 친구와 2학년 고고미술사학과의 전종영이라는 선배였다. 원래 자유관의 룸메이트는 쉽게 친해지는데, 나와 승수는 1년 재수를 하고 종영은 2학년이라 셋 다 동갑이었다. 그래서인지 우리 셋은 더 빨리 친해져 1주일도 안되어 금방 말을 놓고 서로 별명을 지어줄 정도로 가까워 졌다.

 

 

종영의 별명은 「공룡 재배인」 이었는데, 이 별명은 외모나 버릇으로 지어진 별명이 아닌 일련의 사건으로 붙은 별명이었고, 그 사건이 바로 오늘의 이야기이다.

 

 

개강 후 얼마 지나지 않은 3월 중순, 방학기간에 만나지 못한 동기들과 선배는 재회의 기쁨에 술을 마시고, 신입생들은 선배들과 술을 마시며 친해지는 여느 때와 같은 3월 중순 학기 초였다. 나와 승수는 1학년이기도 하고 활동적이지도 않아 늦게 술을 마시는 일이 적었지만 2학년인 종영은 학과 행사와 동아리 행사에 자주 참여하는 성격이어서 취한 채 늦게 들어오는 일이 잦았는데, 그날도 나와 승수는 별다른 일 없이 일찍 들어왔고 종영이 없는 것을 보아 늦게 들어올 것이라 짐작하고 먼저 잠을 청했다. 새벽 3시, 누군가의 욕설과 신음소리에 눈을 떴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눈을 돌리니 만취한 종영이 문을 붙잡고 숙취에 시달리고 있었다. 머지않아 시끄러운 소리에 승수도 잠에서 깼고, 우리가 깬 것을 본 종영은 우리 쪽으로 쓰러지듯 다가와 말했다,

"얘들아……. 나 좀만 살려줘라. 숙취 때문에 죽겠어. 너희들 숙취 해소제나 뭐 도움 될 만한 거 없냐?"

나는 고개를 저으며,

"미안 딱히 도와줄 만한 방법이 없네."

라고 말했다. 승수도 마찬가지라 생각하고 그를 쳐다보았는데 승수는 잠시 고민하더니,

"어 아마 도움 될 만한 게 있을 거야"

라고 말하고 책상을 뒤졌다. 첫날 서로 자기소개를 할 때 승수는 분명 술을 마시는 것을 싫어해서 입도 안 댄다고 한 것을 기억하던 나는 그가 어떠한 방식으로 숙취에 시달리는 종영을 도와줄지 기대했다.

‘때려서 고통으로 술기운을 날리는 건가? 커피처럼 카페인으로 깨는 형식?’

나의 망상 속에서 종영은 승수의 ‘술 깨는 법’ 은 대체로 고통을 주는 방식이었고, 실재로도 별반 다를 바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때때로 현실은 상상보다 더한 법. 승수가 종영에게 처방한 것은 내 망상의 한도를 몇 단계나 뛰어넘은 것이었다. 자신의 자리를 몇 분 동안 뒤진 승수가 무언가를 찾아 들고 왔다. 그의 손에는 세 개의 작은 알이 있었으며, 일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침침한 눈 탓에 그 알의 정확한 정체가 무엇인지는 확인 할 수 없었으나 셋 다 타원형에 하나는 분홍색, 하나는 초록색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보라색이었다. 세 알을 건네받은 종영은 정말 고마워했다.

"진짜 고맙다 야 너 정말 복 받을 거야. 정말로 고마워".

“별말씀을.”

 

 

승수는 웃으며 다시 누워 잠을 청했고 나도 따라 누웠다. 몇 초 후 승수가 벌떡 일어나 놀란 표정으로 나에게

"잠깐, 방금 종영이 그거 들고 밖으로 나갔어?"

"어 죽다 살아난 표정이던데"

"아... 망했다."

승수는 바로 종영을 뒤따라 뛰어갔고 나도 얼떨결에 뛰어 나갔다. 왜 놀란 것이지? 분명 술 깨는 알약을 준 것이라 생각했는데.

"아까 대체 뭘 준거기에 그래?"

"뭔지 말할 수는 없는데…….종영이가 그걸 먹기 전에 잡아야 돼!“

몇 분간 종영을 찾아 헤매던 우리는 그를 정수기 앞에서 맞닥뜨렸다. 그는 비틀거리면서 우리 쪽으로 다가왔고. 승수는 굳은 얼굴로 종영에게 물었다

“너 그거 삼켰어?”

“어 전부 삼켰지.”

“세 개 다?”

"그래 세 개 다. 고맙다 너 덕분에 살았어."

승수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나는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야…….야 승수야 종영이 어떻게 되는 거냐."

"나도 잘 모르겠어, 나도 세 개 다 삼킨 적은 없어서……. 아무래도 우리 오늘 밤새면서 이 애 지켜봐야 할 거 같다.“

우리가 대화를 나누는 사이 종영은 이미 방으로 돌아갔고, 방에 도착하니 누워서 자고 있어 차마 술 취해 겨우 잠든 친구를 깨울 수 없었던 우리는 한명이 잘 때 한명은 일어나 종영을 지켜보고, 졸리면 다른 한명을 깨운 후 자는 형식으로 불침번을 서기로 했다. 나는 졸려 승수에게 먼저 불침번을 서라고 했고 몇 시간 후 승수가 나를 깨웠다.

“야 나 너무 졸려서 앞으로 종영이 깰 때까지 네가 불침번 좀 서줘.”

“알았어.”

알았다고 말을 했지만 나는 졸음을 참지 못하고 다시 잠에 들었다.

 

 

다음날 아침, 잠에서 깨자 승수는 자고 있었고 종영은 침대에 없었다. 일이 잘 해결되었다 생각한 나는 승수를 깨워

"야 어제 왜 그렇게 심각했던 거야?"

라 물으니 승수의 얼굴이 굳어지며

“너 어제 내 다음에 불침번 섰잖아, 별 일 없었어?”

“아니, 잠깐 잠을 잤는데 깨보니 너는 자고 있었고 종영이도 없던데.”

라 하니 승수가 깜짝 놀라며

"야 종영이 어디 갔어!?!?"

라며 나에게 되물었다. 나는 불침번 계획이 나 때문에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을 깨달았고 승수는 나에게 역정을 내며 빨리 종영을 찾아야 한다고 닦달했다. 우리는 나가 종영을 찾기 시작했고, 온 기숙사를 뒤진 끝에 우리는 진리관 카페테리아 앞 화장실에서 그를 찾았다. 종영을 보자마자 우리 둘은 확실하게 그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그의 얼굴은 새빨간 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눈은 퉁퉁 부어 누가 봐도 울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머리카락이 흥건했다. 종영은 우리를 보자마자

"얘들아…….너희들 내가 어제 들어오는 거 봤니?"

라 물었고, 이 상황이 어제 승수가 심각하게 여기던 그 상황임을 직감한 나는 조심히 대답했다.

"어…….음 아마 봤을 거야.“

"그러면 내가 우리 방에서 뭐 이상한 거 먹거나 했어?“

순간 뜨끔한 나는 승수를 위해 시치미를 때기로 했다.

"잘 모르겠는데..? 무슨 일이야?"

"나도 내가 뭘 먹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학식을 먹고 배가 아파서 화장실을 들렀거든, 그리고 나에게서 티라노사우루스가 나왔어!! 그리고 트리케라톱스랑…….내가 본 것이 옳다면 스테고사우루스도!!!!"

이 말을 들은 승수는 굳은 얼굴을 유지하다가 얼굴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붉어진 얼굴로 한동안 부들거리던 승수의 입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고, 바닥을 뒹굴며 웃었다.

‘트리케라톱스? 티라노? 공룡이 나왔다고?’

내 귀를 의심한 나는 승수를 일으켜 세워 귀에다 대고 물었다.

"대체 어제 준 것이 뭐길레 티라노가 사람 몸에서 튀어나오는 거야!?!!“

나는 진지하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승수에게 계속 질문했고, 승수는 무엇이 웃긴지 웃느라 계속 질문에 답하려다 웃고 말하려다 웃음이 터져 대답을 못했다. 웃다 못해 눈물까지 흘린 후 겨우 말 할 수 있게 된 승수가 나에게 그가 전날 종영에게 준 알약이 뭐였는지 설명해 주었다

 

 

"왜 옛날에 냉동 치킨 너겟 사면 어린이 사은품으로 껴줬던 스펀지 공룡 기억나지? 작은 캡슐인데 물에 넣으면 커지는 공룡 인형. 어제 준 것이 그거였는데 진짜 먹을 줄은 몰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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