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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플존 KUPLEZONE



2016.07.22 20:50

쿠플노블 외전 - 3화

http://kuple.kr/1356443 조회 수 600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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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 까지는 꼭 완성 해 주셔야 합니다 어르신.”

나는 대장장이에게 당부를 하며 대장간을 나섰다. 꼭 다음주까지 그가 완성 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부탁을 해 놓지 않으면 언제 주문한 것을 받을지 모른다. 그는 이 근방에서 제일 유명한 대장장이였으니까.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 대사제님의 말씀에 따르면 예전에는 교회에서 부탁, 아니 명령만 내리면 모든 이들이 나서서 최 우선 순위로 그 명령을 이행했다고 한다. 허나 이백년 전부터 왕들이 신성한 교회의 권리를 빼았았고, 잘못된 판단으로 그들과 전쟁을 벌인 교회는 교인들의 마음까지 빼앗겼다.

'그게 벌써 백년 전이지'

교회가 강력했던 시절에 나같은 수습사제는 어떤 삶을 살았을지 상상하며 나는 교회로 돌아갔다. 삼백년 전에, 교회가 가장 강력한 시절 지어진 우리 교회는 근방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다. 삼백년 전 교회를 지은 이들은 아름다운 백사장을 볼 수 있는 교회를 지었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종탑에 올라가면 부두가 보이고, 그 멀리 수평선에서 깜빡이는 등대가 보인다. 세월이 흐르고 바다 너머에도 다른 대륙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우리들은 그 너머로 배를 보내 그곳의 진귀한 물건을 수입했고, 좋은 위치 덕에 이 도시는 나라에서 손에 꼽히는 항구도시로 성장했다고 한다. .  어릴적부터 교회의 종탑에 올라 항구에 들어오는 배들을 보는게 즐거웠던 나는, 어느새 이 교회의 수습 사제가 되었다.

"돌아왔습니다 대사제님."

"부탁했던 일은 어찌 되었는가?"

"일주일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

"다음에 그 대장간에 가서 빨리 만들 필요 없으니, 최대한 원본에 가깝게 만들어 달라 하게."

"이해가 안됩니다, 단지 바늘을 만드는 것이 어찌 그리 중요합니까?"

바늘이었다. 내가 도시까지 가서 대장장이에게 만들어 달라 부탁한것은. 정말 이상한 심부름이었다. 바늘은 도시까지 가지 않고 교회 주변의 마을에서도 살 수 있을텐데. 더욱 이상한 것은 이것이 교회 총본단에서 내려온 임무라는 것이다. 부러진 작은 바늘과 함께 우리 교회에 내려온 지령에는 꼭 도시의 대장장이에게 가서, 부러진 바늘을 보고 구할 수 있는 모든 재료, 심지어 바다 건너 온 재료를 써도 상관 없으니 똑같은 바늘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형제여, 나라고 모든걸 다 아는건 아닐세, 나도 이 지령이 이상한건 마찬가지야."

"교인들이 낸 헌금이 이렇게 쓰이는걸 보는건 조금... 화가 나는군요, 총본단은 예전의 일에서 배운것이 없나봅니다."

"섣불리 판단하지는 말게.어차피 바늘을 총본단까지 가져가야 하지 않나, 가서 연유를 물어보게나."

대사제님의 말을 듣고도 총본산에 대한 부정적인 마음은 사라지지 않았다. 전쟁 후에 교회가 바뀔 것이라 약속해 남은 교인들이었다. 그 교인들이 낸 헌금으로 비싼 바늘이나 만들다니, 분명 총본단의 높으신 분이

'내가 입을 옷을 평범한 바늘로 만들다니!'

라며 이 바늘을 만들라 했겠지. 이것은 위대한 분의 뜻이 아니다. 예전처럼 교회에서나 그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었다면 그들은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이것은 위대한 분의 뜻으로, 성서에 적혀있는 신성한 바늘을 만드는 일이다!'

기술의 발전은 모든 교인들의 집에 성서가 비치될 수 있게 했고, 교회는 이제 그런 거짓말을 하지 못한다. 이런 시대에 거금을 들여 바늘이나 만들고, 초대 교황님이신 테메르께서 아마 땅을 치며 후회하시고 계시겠지.

내키지 않았지만 대장간에 가서 최대한의 공을 들여 바늘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이주 후 완성된 바늘을 받으러 갔고, 바로 그 바늘을 들고 총본산으로 향하는 배를 탔다.

총본산, 지난 천사백년 동안 교회의 중심인 곳이었고, 앞으로 그럴 것이다. 초대 교황이신 가이우스 테메르께서 위대한 분의 유해 위에 세운 건물이 총본산의 시작이었으며, 천년간 교회의 발전과 함께 점점 커졌다. 내가 사는 도시로부터 총본산에서 가장 가까운 항구로 두달이 걸렸고, 예전, 고대 제국의 수도인 그 항구로부터 총본산까지는 육로로 가야했다.

"이 길이 초대 교황께서 걸으신 길이로구나."

교회의 기록에 따르면 초대 교황께서는 최초로 선택받은 민족이 학상당하자, 그 슬픔에 이길을 걸으셨고, 그 길 끝에서 위대한 분이 계신 성지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분이 걸으신 길은 교회의 순례길이 되었고, 이제는 천사백년 전의 험로가 아닌 잘 닦인 관도로서 총본산과 항구를 연결한다. 나는 처음의 생기를 잃고 욕심으로 비대해진 교회에 대한 슬픔으로 그 길을 걸으며, 몇 번이나 양심이 시키는 대로 품 속의 바늘을 버릴까 고민했다.

슬픔의 산맥을 넘어 비통의 평야를 지나서 총본산이 위치한 성산(聖山)에 도착하여 바늘을 들고 왔다고 연락을 넣었다. 방에서 잠시 기다리자 다급히 누군가 뛰어오는 소리가 들렸고, 내 방을 열고 들어온 사람은 놀랍게도 주교복을 입고 있었다.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주교님."

"위대한 분이 그대를 축복하기를, 수습사제여. 자네가 그 바늘을 들고 온 자인가? 어서 줘 보게나."

그분의 말에서 나는 조급함을 느꼈고, 서둘러 짐에서 바늘을 꺼내어 주교님께 드렸다.

"고맙네, 우리가 이 바늘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자네는 짐작할 수 없을꺼야."

"죄송합니다만, 그 바늘의 용도가 무엇이길레 그리 기뻐하시는 겁니까?"

", 자네에게 내려간 지령서에는 이 바늘이 필요한 용도가 적히지 않았나보군."

주교님께선 나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며 따라오라 하셨고, 내 앞에 걸으시며 설명하셨다.

"초대 교황님, 가이우스 테메르께서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위대하신 분은 온전히 살아게셨다고 하네. 그분은 거하시던 움막이 무너져 돌아가셨고, 테메르께서는 그 잔해 속에서 성스러운 함을 찾았지. 그 속에서 나온것이 세가지. 우리 성서의 근간을 이루는 지식의 책, 금빛 원반, 그리고 손가락 크기의 철 뭉치였지. 지금까지 우리는 원반과 철 뭉치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고 있었네만, 몇년 전, 처음 선택받은 민족의 기록을 정리하던 중, 둘을 한꺼번에 사용하면 위대한 분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는걸 알 수 있었네. 그 사실을 알고 철 뭉치를 원반에 사용하려 했으나, 사용하는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 바늘이 부러진걸 발견했지."

"그래서 이 바늘을 제작하라 하신거군요."

주교님의 설명을 듣자 그간 의심을 하던 나를 원망했다. 이런 고귀한 뜻으로 만들라 하신 바늘인데, 나는 그 성스러운 물건을 품고 오며 불경한 생각이나 하다니. 스스로를 성찰하면서 계속 걷자 교회 총 기록보관실이 나왔고, 교황님을 포함한 교회를 이끄시는 분들이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같은 수습 사제가 있을 자리가 아니라 판단하고 이만 돌아가겠다고 주교님께 말씀드리자 그분께서

"들어오게나, 수천년 만에 위대하신 분의 말씀을 처음 듣는 영광을 함께 나누세."

라 하시며 나를 모여계신 분들께 소개해 주셨다. 기록보관실에 들어가 철 뭉치에 바늘을 끼우고 그것을 황금 원반 위에 올려놓고 우리는 이 순간을 가질 수 있게 안배하여 주신 위대한 분께 기도했다. 기도가 끝나고 교황님께서 철 뭉치를 원반의 홈에 올려 돌리자, 위대한 분의 말씀이 우리의 귀에 들려왔다.

 

 

 

"As the Secretary General of the United Nations,

an organizations of the 147 member states who represent almost all of the human inhabitants of the planet earth.

I send greetings on behalf of the people of our planet 

By this probe Voyager, We step out of our solar system into the universe seeking only peace and friendship,

to teach if we are called upon, to be taught if we are fortunate.

We know full well that our planet and all its inhabitants are but a small part of the immense universe that surrounds us and it is with humility and hope that we take this step.

 

국제 연합 사무 총장으로서,

지구의 대다수 인간 주민을 대표하는 147 개 회원국의 이 조직을 대표해 .

나는 우리의 행성의 사람들을 대신하여 인사를 보냅니다

이 탐사선 보이저로 우리는 평화와 우정을 추구하며 태양계 밖으로 나와 우주로 나아가며,

우리는 우리가 운이 좋은 경우 가르침 받고, 부름받을 경우 가르칠 준비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행성과 그 모든 주민이 우리를 둘러싼 광대한 우주의 작은 부분이라는 것을 알며 희망과 겸손으로 이 길에 발을 디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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