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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S 특집] [인터뷰]‘은반 위의 기적’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이시형이 전하는 응원

by KDBS posted Sep 1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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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형 사진-min.png

‘은반 위의 기적’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맏형 이시형 선수의 시간은 이제 시작입니다. 고려대학교 국제스포츠학부 19학번에 재학 중인 그는 어느새 졸업을 바라보며 새로운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피겨스케이팅은 감각이 중요한 스포츠라 여름방학에도 거의 매일 훈련을 했다"고 말한 이시형 선수는 "지난 시즌의 경험을 토대로 이번 시즌은 체력 관리를 잘해서 마지막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그는 과거 2015-16시즌 1점 차이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아쉽게 탈락해 피겨를 그만둘 위기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어려운 훈련 환경이 지속됐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 삼아 각종 역경과 부상을 딛고 일어서며 2016-17시즌부터 국가대표로 발탁됐습니다. 이후 피겨에 불리하다고 알려진 186cm의 큰 키를 극복하고 타노 점프(양손을 드는 점프)의 대명사가 된 그는 해외 전지훈련을 통해서만 터득할 수 있다고 여겨지던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국내에서 장착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기적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시형은 무려 7시즌째 국가대표로 활약해오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에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출전에 이어 시니어 그랑프리 4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정말 피겨 스케이팅을 하고 싶어서 시작했기 때문에 올림픽 출전이 아니었더라도 계속 스케이팅을 했을 것"이라고 밝힌 그의 열정에 세상이 화답하듯, 그는 차준환에 이어 이번 2023-24시즌 대한민국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두 번째로 시니어 그랑프리 2개 대회에 초청받게 됐습니다.

 

새 학기를 여는 가을, KDBS가 이시형 선수를 만나 그가 전하는 희망과 도전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다음은 이시형 선수와의 일문일답입니다.

 

Q. 이번 시즌 새로운 작품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어떻게 선곡하게 되었나요?
A. 조슈아 패리스 안무가의 스타일을 좋아해서 그분과 꼭 작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다행히 기회가 있게 돼서 이번 시즌 프리 스케이팅 작품을 받으러 갔습니다. 프리 스케이팅 <Cloud>는 가사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삶을 살다 보면 정말 힘든 날도 있고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좋은 날도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런 가사를 따라가면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A. 자신만의 색깔을 찾으면서 시니어로 올라왔기 때문에 제가 잘하는 걸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요. 저는 옛날부터 빠른 템포의 박진감 넘치는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제가 키가 크고 체구가 크다 보니까 빠른 움직임에는 불리한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는 정통 클래식이나 발레 음악 같은, 제 긴 선을 보여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한번 해보고 싶어요.

 

Q. 지난 팀 트로피에서 처음으로 쿼드러플 룹 점프를 시도했습니다. 이번 시즌이나 다음에 시도해 보고 싶거나 연마 중인 기술이 있나요?
A. 팀 트로피가 이벤트성 경기이기도 했고 연습 때 성공률도 좋아서 쿼드러플 룹 점프를 시도를 했습니다. 그때는 아쉽게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지금도 연습 때는 성공률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 이번 시즌에 한 번은 시도할 것 같습니다.

 

Q. 긴 선수 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A. 제가 선수 생활을 길게 하긴 했지만 지금 상위권 국가대표 선수들에 비해서는 짧게 한 편이에요. 스케이트 인생이 길어지니까 기억에 남는 순간이 많은데 과거의 좋았던 일을 회상하면서 머물러 있기보다는‘내가 기억에 남는 순간들보다 앞으로 더 좋은 순간이 찾아오겠지’라는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요. 기억에 남는 순간은 많았지만, 그것보다 더 기억될 순간들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선수로서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저는 만족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이룰 수 있는 꿈은 거의 다 이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너무 조급해하지 않고 지금 있는 걸 다듬고 다듬어서 더 이것보다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선수 생활을 가능한 한 오래 하는 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우선 2026년 밀라노 올림픽까지 선수 생활을 잘 유지하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Q. 피겨 종목은 특히나 변수가 많은데, 역경과 슬럼프를 이겨낸 방법은 무엇인가요?
A. 어려운 순간들이 항상 많이 찾아왔어요. 하지만 어려운 순간이 찾아오면 분명히 다시 올라가는 순간도 찾아옵니다.“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라는 말도 있지만 꺾였더라도 계속 버텨내면 언젠가는 올라갈 날이 찾아온다고 생각해요. 내가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면 주춤하게 되기 때문에 나를 믿어주고, 그 순간을 놓치지 않게 포기하지 않고 계속 꾸준히 하는 것이 어려운 순간들을 견뎌내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 19학번에 재학 중인 이시형 선수가 생각하는 우리 학교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A, 일단 가장 존경하는 김연아 선배님께서 고려대학교 교우이시기 때문에 그 후배가 되고 싶어서 이 학교를 선택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 훌륭한 피겨 선배님들도 많이 오셨었어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기로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또 우리나라의 훌륭한 선수들을 뽑아서 학생 운동 선수들이 훈련과 학업을 잘 병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신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느낍니다. 

 

Q. 학우들과 미래의 새내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응원을 전하자면 저도 제가 입학했을 때만 해도 졸업할 날이 다가올 거라고는 생각 못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제가 벌써 졸업할 시간이 다가왔네요. 새내기분들의 시선에는 졸업이 정말 까마득한 얘기일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정말 그 시기가 빨리 오고 대학 생활은 지나고 나면 굉장히 아깝고 돌아볼 만한 시기예요. 그러니까 그 시기 동안 추억을 잘 쌓고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자기 취미 생활도 가지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보내시다가, 충분히 학교생활을 즐기고 졸업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미래의 새내기분들은 고려대학교 입실렌티랑 학교 축제 꼭 가셔서 좋은 추억 많이 쌓았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응원해 주시는 학우들과 팬 분들께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한 사람을 응원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이 큰 것이라고 생각해요. 주시는 분은 작다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응원을 받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큰 응원이거든요. 그래서 응원해 주셔서 항상 정말 감사하고 응원받은 만큼 결과로 보여드리면 제일 좋은 방법이지만 혹시나 어렵더라도 응원을 받으면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응원을 해주신 것이 아깝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매 순간 노력하겠습니다. 

 

하루하루 매 순간 최선을 다하다 보니 어느새 4학년이 됐다는 이시형 선수. 이젠 자타공인 대한민국 피겨의 든든한 기둥이 됐습니다. 그의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이시형은 11월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4차 컵 오브 차이나와 6차 NHK 트로피를 준비하며 오는 10월 4일 핀란디아 트로피에서 시즌 첫 점검에 나섭니다.

 

KDBS 보도부(kdbs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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