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에 설치된 990여 개의 CCTV는 제대로 작동되고 있을까. 교내 CCTV에 대해 기기 노후화로 인한 교체 필요성, 허술한 시스템 점검 방식, CCTV 수리 요청 과정의 복잡성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13학년도 여름방학, 한 불문과 학생은 사물함에 노트북을 보관했다가 분실했다. CCTV의 영상을 확인했지만, 녹화 영상 보존 기간이 일주일이었고 화질도 좋지 않아 끝내 범인을 찾지 못했다. 기자가 문제가 발생한 건물을 8월 초 방문한 결과, 설치된 3대 중 1대의 CCTV 카메라는 녹화조차 되지 않았다. 화면으론 외부의 모습이 비춰졌으나, 한 달도 더 지난 시기에 찍힌 정지화면이었다.
현재 △대학원도서관 △인촌기념관 △한국학관 △생활체육관 △생명과학대 녹지캠퍼스에서 사용하는 DVR(디지털영상저정장치)은 사양이 오래돼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해당 건물에 설치된 DVR은 2007년에 설치돼 단종된 모델인 SHR4081 제품으로 평균 교체 주기인 3,4년을 훨씬 넘게 사용 중이다. 삼성 테크윈 CCTV 수리 담당 직원은 “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기계 내부적, 외부적으로 손상이 날 수 밖에 없다”며 “오래 사용하면 건너뛰고 녹화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했다.
현재 노후화된 CCTV 기기를 교체해 가는 과정에 있다고 학교 측은 밝혔다. 홍보관 CCTV의 녹화 상태 불량이 확인되자 학교 측은 8월 20일 정경관, 우당교양관, 생명대 동관의 DVR을 IDR7416 모델로, 23일 홍보관은 IDR4616 모델로 교체했다. 홍보관의 경우 이전의 DVR의 용량은 250GB에서 교체 이후 1TB까지 커져 저장기간이 7일에서 30일로 늘어났다. 또한, CPU 성능의 향상으로 전보다 선명한 화질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학원도서관 △인촌기념관 △한국학관 △생활체육관 △생명과학대 녹지캠퍼스 내 DVR은 여전히 SHR4081모델이다. 종합상황실 배종권 팀장은 “기존의 제품은 하드웨어 용량이 작아 저장 기간이 짧고, 조작하기도 힘들었다”며 “총무부에서 연말까지 새로 DVR을 5대 정도 구입하기로 해 남은 DVR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했다.
CCTV 점검 방식에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현재 별도의 CCTV 점검 방침 마련되지 않아 각 건물 근무자가 화면을 확인하는 것이 CCTV 점검의 전부이다. CCTV 기기의 정기적인 점검 또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배 팀장은 “화면을 확인했을 때 모니터 화면이 까맣게 나오면 전원이 나간 것이고, 파랗게 나오면 카메라가 고장 났다고 판단한다”며 “현재로선 이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교내 시설물 관리자에게 담당 구역의 시설물 상태를 점검하고 확인해야할 업무상 의무가 없는 것도 CCTV 기기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게 한다. 현재 CCTV와 관련해 시설물 담당자의 업무는 단순 수리 및 교체 청구서 작성에만 그친다. 학생이나 경비원, 미화원의 신고가 없으면 문제도 파악하지 못해 조속한 수리가 이뤄질 수 없다. 홍보관 시설물 담당자인 교육매체실 장휘진 실장은 “CCTV와 관련한 수리 요청 없이는 고장에 대해 전혀 모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 이다아 기자 halo@kukey.com
사진| 이지연 기자 ljy@kukey.com
기사원문 고대신문 1731호(9월23일자)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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