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이 글은 고대 세종의 문화인 학번제에 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세종캠의 전통을 비하할 생각 역시 없음을 밝힙니다.
필자는 조치원을 떠난지 오래이기 때문에 솔직히 어떻게 굴러가든 상관없습니다.
다만, 제 학과 선배로 추정되는 한 학우분께 최근 일에 대해 전하고 싶은 메세지가 있어 이 글을 씁니다. 당신이 누군지 짐작은 가지만 확신은 할 수 없고, 조치원에 남아있는 지인이 별로 없어 당신의 연락처 또한 알 방법이 없어 부득이하게 공개적인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안암캠에서 생활한지 1여년쯤 되었군요. 조치원에서 생활은 이제 가까운듯하지만 먼 추억이 되었습니다. 최근에 제가 하고 있는 동아리에 한 세종캠 학우가 저에 대한 비방을 한 사실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걔 되게 싸가지없고 선배 무시하고 맞먹으려하고.. 개념이 없으며...등등' 뭐 대충 이런 내용이었다고 합니다.
이름을 전해듣지 못해 누군지 몰랐는데, 생각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는 처음에 오래전 일을 가지고 그 사람이 다른 집단으로 옮겼음에도 불구하고 추적해서 따라다니는 당신의 끈기에 놀랐습니다만, 동아리원들이 다들 별 신경 안 쓰기에 헤프닝으로 끝나겠지 하고 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선배 덕분에 제가 하고 있던 동아리를 비롯해 그 동아리 분들의 지인들(즉, 전부 안암캠 학우들)에게 세종캠이 비난 및 조롱을 받은 것을 전해듣고 갑자기 화가 나서 쿠플존을 방문했습니다.
그들이 갑자기 우리 캠퍼스를 비난한 이유는 선배보다 제 나이가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고려대학교 안암캠퍼스는 학번제가 아닙니다.
07학번 졸업한 동아리 선배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 이미 많은 과에서 학번제를 폐지하는 쪽으로 흘러갔었다고 들었습니다. 현재 안암에서 학번제가 시행되고 있는 학과는 공대에 한 곳밖에 없고(아마 전전전일겁니다.), 지금 사실상 최고학번인 10~11들은 학번제 자체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입니다.
안암캠 학우들의 공통적인 특성이 학우들 간의 위계질서가 있는 것을 상당히 싫어한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나이제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서로 친하지 않으면 11학번도 같은 과 16학번과 상호존대를 합니다. 물론 같은 과면 더 빨리 친해져 서로 말 놓는 시기도 빨라집니다. 친하지 않으면 같은 동아리활동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개월, 4개월씩 서로 존댓말로 대화하는 것도 흔합니다.
안암캠 학우들은 더 이상 학번제를 고려대의 문화라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받아들일 생각도 없습니다.
'선배님'께서 의도하신 바와 달리, 이곳에서는 저에 대한 욕 대신 세종캠과, 우리 학과에 대한 조롱만이 남았습니다.
이들이 우리에 대해 '미개하다'고 평할 때 저는 아무 말도 못했습니다. 그들은 다수이고 저는 혼자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제가 우리 학교의 문화를 옹호하면 이들과는 더 이상 어울릴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안암캠에는 이 학우들이 세종캠에 신경쓰기엔 다른 이슈거리가 많습니다. 당신께서 이 일을 그만두시고, 시간이 지나면 또다시 자연히 잊혀질겁니다. 그러니 계속해서 같은 내용으로 하고 있는 저에 대한 비방을 멈춰주세요. 당신은 제가 아닌 우리 캠퍼스, 우리 학과를 지속적으로 욕먹이는 짓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안암캠에서 생활하는 세종 학우들은 세종의 무슨 학과가 아닌 그냥 '세종'이라는 한 단위로 인식됩니다. 또한 세종의 이미지가 안 좋아질 수록 여기서 생활하는 우리들은 점점 더 적응하기 힘들어집니다. 물론 수업만 듣고 사라지는 것은 상관없지요.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글의 선배님께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안암캠에서 세종 이름을 욕먹이는 것을 멈춰주세요. 욕하고 싶으면 차라리 다른 걸로 욕하세요.
이 글을 마무리하며, 저는 세종캠 문화인 학번제에 대해 반감이 있는 것은 아니며, 다만 안암캠에서는 우리 문화를 밝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에 이 글을 쓴 것을 다시 한 번 명시합니다.
p.s 저도 이 ㅅㄲ들이 지들 문화인데 이제 안 그런다고 옛날 일 잊어버리고 미개하니 어쩌니 하는 거 짜증나고 개같습니다. 하지만, 한 번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비방을 하시니 이런 개같음이 계속 유지되서 수습은 해야 할 것 같은데 연락할 방법이 없어 여기에 씁니다. 저도 저희 학교 욕먹는거 기분 안 좋으니까요. 저 여기서 안암애들 입에 우리과, 세종캠 화두에 오르는 거 싫습니다. 선배님 누군지 알 것 같고, 1년 전의 일 사과하겠으니 저한테 직접 연락하세요.
선배님, 쿠플존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연락하는 몇 안되는 지인들이 동기/후배들이다보니 선배 연락처라고 안 알려주네요. 당신께선 제 연락처도 알고있는 것으로 들었습니다. 둘이서 얘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연락올때까지 글 게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