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ee: 재학생&쿠플존 이용자 '얌얌'님
쿠플러 학우들을 위해 얼마 남지 않은 여름방학, 혹은 개강하고서라도 잠시 짬을 내 금-토-일 2박3일 다녀올 수 있는 국내 여행을 소개하려 해요.
저는 졸업을 앞둔 경영학부 09학번 얌얌 이라고 합니다.
평소 여행을 자주 다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싫어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여행은 보통 혼자 다니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예요. 그래서 작년에 유럽 배낭여행도 혼자 다녀왔답니다.
그런데 이번에 추천하는 ‘경주 2박3일’ 여행은 친구와 둘이 다녀왔답니다. 평소 여행을 혼자 다니다가 친구와 둘이 다녀오니 색다르기도 하고 재미도 있었어요.
여행이라고 하면 엄청난 계획을 세우고 다녀와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 있는데 (저만 그런가요?) 경주여행은 그런 점이 별로 없어서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었답니다. 제가 다녀온 코스 및 팁들을 다 쏟아볼게요.
기차표는 코레일 홈페이지 및 어플에서 할인상품을 검색하면 좀 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요.
서울에서 동대구를 경유해 경주역까지 가는 KTX가 4만원대였는데 저는 이 할인상품을 이용해 50%나 저렴하게 기차표를 구매할 수 있었답니다. 여행 날짜보다 미리 검색을 하면 할인된 가격의 표를 넉넉히 알아볼 수 있으니 꼭 이용하세요.
경주까지의 경로는 기차, 버스 등이 있는데 전 기차를 이용했어요.
신경주역과 경주역이 있었는데, 신경주역은 경주 시내에서 30분 정도 버스로 이동해야 했고 경주역은 시내에 위치해서 편하게 경주역으로 예매했답니다. 보통 서울에서 경주역까지는 직통 열차는 없구요, 동대구에서 환승하면 돼요.
많은 대학생들이 내일로 등으로 여행할 때 찜질방을 이용하고는 하는데요. 저는 이왕 여행하는 것, 너무 비싸게는 아니더라도 편하고 쾌적하게 지내자는 마음에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해서 예약했답니다. 게스트하우스는 여행객들을 위한 숙소예요. 보통 도미토리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구요. 어떤 게스트하우스는 조식도 제공하니 잘 참고하시길. 제가 이용한 게스트하우스는 침구도 뽀송뽀송 푹신푹신했고 에어컨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 쾌적했어요. 보통 경주의 게스트하우스의 가격은 1인 1박에 15,000원에서 20,000원입니다. 한옥으로 된 곳들은 약간 비싸요.
게스트하우스 이용 시 시내에 위치했는지, 교통편은 어떤지, 조식은 나오는지 등을 제대로 알고 가는 게 좋아요.
(여행지 곳곳에 있는 게스트하우스. 미리 알아보고 가야 여행에 차질이 없겠죠?)
첫째 날은 자전거 코스랍니다.
경주역 근처엔 자전거 대여점이 많아요. 전 제가 예약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자전거를 대여해주길래 (일 6,000원) 거기서 이용했지만, 많은 학생들이 자전거 대여점에서 이용합니다.
경주역에서 자전거를 타고 10-20분 정도 가면 국립 경주박물관이 나와요.
아, A라고 써진 부분에 예쁜 연꽃과 코스모스로 가득 찬 정원이 있어요. 너무 좋았어요. 추천추천!
국립경주 박물관은 진짜 너무 좋았답니다. 미리 사전에 공부하고 간 덕에 같은 유물을 봐도 느끼는 점이 많았어요. 박물관 가기 전에 미리 정보 많이 습득하고 가세요!
안압지는 낮에도 좋았지만 밤이 더 좋아요. 이건 이따 또 다시 설명할게요.
석빙고도 보고 왔는데, 외진 곳에 달랑 석빙고 혼자 있어서 좀 당황스러웠어요. 그리고 석빙고 안에는 들어갈 수 없고 창틀 사이로 안을 구경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난생 처음 석빙고를 직접 봐서 신기했답니다. 여기도 꼭 보세요. 석빙고 옆을 둘러보면 선덕여왕 촬영지라는 판넬이 있답니다. 지도상 C예요. 촬영지가 정확히 어딘지는 모르겠으나 주위가 너무 멋있어요. 갈대밭이랄까? 멋진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었답니다. 경주에서 특히 많이 볼 수 있는 멋진 소나무 숲도 있고요. 안 봐도 된다고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꼭 석빙고와 주변의 멋진 풍경도 보세요.
첨성대도 낮보단 밤이 더 멋있었던 것 같아요. 첨성대 입장료는 500원인데, 사진에서 보다시피 무릎까지 오는 낮은 울타리를 밖에서 입장하지 않고도 관람할 수 있어요. 첨성대에서 곧바로 계림으로 향했는데요, 계림은 김알지가 태어났다는 숲이랍니다. 김알지* 이야기는 다들 국사책에서 배워서 어렴풋이 기억하시죠? 특별할 것은 없지만 더운 날씨에 잠시 앉아서 쉬거나 산책하면서 둘러보기 좋아요. (*탈해왕의 아들로 흰 닭이 있던 궤에서 발견됨)
계림에서 또 조금만 가면 바로 경주 향교와 그 옆에 최씨 고택이 있어요. 주말에 시간 맞춰 방문하면 전통혼례 행사도 체험하고 맛있는 한과와 식혜도 무료로 먹고 즐길 수 있다니 정보 검색 후 알아보세요.
경주 최씨 고택은 최부자댁으로 유명한 집이래요. 아흔 아홉 칸이었던 큰 고택이 화재로 인해 지금은 몇 칸 남아있지 않답니다. 현재 고택에 실제 주민도 거주하고 있어서 신기했던 곳이에요.
큰길로 나와 인왕동 고분(엄청 큰 무덤이 있어요)을 끼고 돌아가면 대릉원이 나와요. 대릉원 가는 길 E 지점에 아뜨리에 (아틀리에라고 써있는데 아뜨리에라고 하더라고요, 다들) 라는 예쁜 카페가 있으니 한번 들러보세요.
대릉원엔 그 유명한 천마총이 있어요. 사실 천마총 안에 있는 유물들은 가짜랍니다. 진짜 유물들은 처음에 방문했던 국립경주박물관 안에 다 전시되어있어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진 마세요. 고분 안에 들어가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거든요. 사실 겁이 많은 편이라 친구랑 꼭 붙들고 들어갔었는데요, 안은 서늘하고 으스스하니 재밌답니다.
저녁을 먹고 좀 쉬었다가 저녁에 첨성대랑 안압지에 다시 방문했어요. 밤이 되니 분위기 있고 좋았어요. 저는 자전거를 반납하고 걸어서 다녀왔는데 걸어서도 충분히 갈 수 있는 거리라 좋았어요. 특히 지도에 나와있는 B 경로는 산책하는 사람이 많았어요. 밤이라 분위기도 좋았답니다. 연인들이 많았네요. 이 길을 쭉 따라 안압지까지 가면 트럭으로 운영되는 이동식 카페가 있어요. 저는 여기서 커피를 마시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나름 명물이라고 하네요.
참고로 낮에 안압지 입장료를 지불했다고 밤에도 그냥 들어갈 수 있진 않았어요. 밤에도 다시 입장권을 끊어야 해서 돈을 한번 더 냈던 찝찝한 기억이 있네요. 쿠플존 여러분들은 그냥 밤에 한번 가시길. 하하.
하루 동안 쌩쌩 타고 달렸던 튼튼한 자전거. 안전운전하세요!
둘째 날은 버스로 이동했어요.
경주역 앞에서 버스를 타고 불국사까지 갑니다. 20-30분 걸렸어요. 배차간격도 20분에 한 대 정도 되는데, 불국사까지 가는 번호는 여러 개 되는 것 같았어요. 불국사에서 내리자마자 사실 입구가 어딘지 헷갈렸는데, 버스정류장 근처에 바로 관광안내소가 있기 때문에 들어가서 물어보시면 됩니다. 관광안내소는 경주역 앞에도 있는데, 방문하시면 친절하게 안내해주시고 지도도 주니깐 꼭 받아가시길. 정류장에서 불국사까지는 걸어서 10-15분이었어요. 올라가는 길이 오르막길이니 편한 신발 편한 옷차림으로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불국사랑 석굴암은 모두 입장료가 4,000원입니다. 카드와 현금영수증을 취급하지 않는 신기한 곳입니다. 불국사 안은 정말 좋았어요. 현재 3층 석탑이 공사 중인데, 공사 현장을 밖에서 볼 수 있게끔 했답니다. 다보탑도 보고 대웅전 현판 뒤 금돼지도 보았는데 재밌었어요. 불국사를 한참 둘러보고 나올 때 입구에 계신 직원분께 석굴암으로 가는 셔틀버스 정류장을 물어보았어요. 거리는 그렇게 멀지 않지만, 한 시간에 한대씩 오기 때문에 배차시간을 미리 찾아보고 가는 게 좋아요.
때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니 미리 검색하고 가세요.
셔틀버스 요금은 1,500원입니다.
불국사에서 석굴암 가는 길은 굉장히 힘들어요. 걸어가는 코스도 있는데 정말 추천하지 않습니다. 셔틀버스로만 10-20분 올라가요. 거기다 찻길이 굉장히 구불구불해서 제대로 직진해서 가는 코스가 거의 없어요. 그래서 전 가는 길에 멀미하느라 죽는 줄 알았답니다. 석굴암에 대해선 정말 고생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많이 힘들진 않지만, 경주 여행 중에 제일 힘들었던 코스였어요. 구불구불한 찻길을 한참 올라가서 내립니다. 조금 걸어서 계단을 올라가면 매표소가 보여요. 표를 끊고 들어가면 산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어요. 산길을 10-20분 구불구불 걸어서 한참 깊숙하게 들어가면 절 하나가 나옵니다. 화려한 색색의 등으로 장식된 곳이 보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향하는 곳을 따라 위로 올라가면 절이 있어요. 절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석굴암이 보입니다. 사진촬영 금지에 유리로 입구가 막아져 있어서 굉장히 아쉬운 곳이었어요. 그래도 중고등학교 다닐 때 국사시간에 선생님께서 항상 말씀하시는 석굴암의 가치와 과학적 원리 등을 미리 알고 있어서 한참을 관람하고 내려왔네요.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홍콩 친구말로는 허무하고 재미없었답니다. 아마 석굴암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그냥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갔더니 힘들게 찾아간 만큼 보람이 없게 느껴졌겠죠. 석굴암 외부에 제대로 된 팜플렛이나 설명이 없어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석굴암 가실 땐 미리 정보를 검색하고 공부를 하고 가시면 더 알차게 관람하실 수 있을 거예요.
이렇게 석굴암까지 관람하고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불국사에 도착. 불국사 앞에서 처음에 내렸던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면 경주역까지 다시 갈 수 있어요. 불국사 앞에는 많은 식당들이 있는데요, 멍하니 있으면 호객행위하는 할머니들에게 휘둘려서 끌려갈 수 있으니 분명히 결정하시는 것이 좋아요.
전 미리 검색해 둔 순두부 식당에 갔는데요, 가는 길에 할머니들이 자꾸 쫓아오시면서 어찌나 끌고 가려 하셨는지. 살짝 죄송하고 민망하고 당황스러웠네요.
이렇게 2박 3일의 경주 여행의 일정이 끝났어요. 남은 시간 동안 경주 시내를 산책하거나 경주역 앞 시장도 구경하면 좋아요. 이왕 여행 온 김에 게스트하우스에서 푹 쉬는 것도 좋아요. 집에서도 쉴 수 있지만 다른 도시에서 편안하게 누워 쉬는 것이 정말 꿀맛 같았어요.
마지막 날은 느즈막히 일어나 짐 정리하고 경주의 유명한 빵과 기념품을 산 뒤 기차를 타고 돌아오는 스케쥴로 계획했기 때문에 여행 일정은 둘째 날에 모두 끝났네요.
(2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