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총여학생회장에게서 카톡이 왔습니다.
요약하자면
공개청문회를 요청하셨다고 들었다.
예전에 시험기간 이후 연락준다고 하지 않았느냐
총학을 통해 청문회 소식을 들으니 당황스럽다.
공개청문회를 원하면 응할 의사는 있으나 총학이 주최해서는 안된다.
재고해달라.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총여학생회 측에서 부정하실 경우에만 전문을 공개하겠습니다.)
저야말로 당황스러웠죠.
분명 시험기간 이후에 만나서 오해를 풀자고 한 상태에서 저격하는듯한 전단지를 돌려놓고,
그쪽에서 당황스럽다고 하니..
그래서 저는 통화를 요청했고, 이후 내용은 전화로 나눈 주요대화를 요약한 내용입니다.
총여 : 총여 측에서는 학생회 주재만 아니면 청문회는 응하겠다. 총여학생회에서 주재하게 해달라.
본인 : 총여의 잘못을 묻는 청문회를 총여가 주최하는게 말이 되냐?
총여 : 사회자가 기타 제반사항은 상관없다. 그냥 주재만 우리가 하게 해달라.
본인 : 어불성설이다. 왜 그러느냐? 혹시 총학생회와 사이가 안 좋나?
총여 :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본인 : 대표회끼리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걸 보니 나쁘다는걸 충분히 알겠다. 그러면 고대신문이나 KDBS쪽은 어떠한가?
총여 : 우리가 주재하고싶다.
본인 : 총학생회가 하는 것이 가장 공신력있지 않겠나? 중립성도 그렇고.
총여 : 아니다.
본인 : 나는 총학생회도 모르고 당신들도 모른다. 솔직히 총학과 총여가 짜고 나를 물먹일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본 적이 있을 정도다.
그런데 이후에 보니 총학 쪽 구성원들은 당신들과 정치색이 매우 다른 것 같다. 그래서 그러느냐.
총여 : ...
본인 : 그런거라면 걱정말라. 전부터 줄기차게 주장했지만 총여 측과 나는 색깔이 같다. 다만 표현방식을 질타하는 것이다.
총여 : 표현방식이 투박한 것은 인정한다.
본인 : 전단지는 너무했다.
총여 : 저격의도는 없었다. 그런 오해들을 만나서 풀고 싶다는 것이었다.
본인 : 의도가 있든 없든 누가봐도 저격이었고, 다른 대자보들도 80년대 운동권처럼 거칠고 선동적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총여 : 우리도 학생이고 사람이다. 당연히 잘못된 것이 있을 수 있다.
본인 : 반성하고 고칠 의도가 있나
총여 : 당연히 있다. 그래서 학우와 만나서 얘기하려는 것이며, 오히려 도움을 받고 싶은 부분도 있다.
- 이후 청문회 주최를 총학vs총여 누가 하느냐 도돌이표처럼 돌아감 (지루한 부분이라 생략) -
본인 : 어쨌든 총여 주최는 안된다.
총여 :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 지금 구금된 학우가 있어서 며칠 후에 내려가서 만났으면 한다.
본인 : 나도 아직 시험이 안 끝났으니 그럼 이번주말쯤 한 번 만나보자. 만나서 얘기해볼 생각은 있다.
총여 : 알겠다. 감사하다. 그리고 죄송하다.
본인 : 일단 나도 구금된 학우가 걱정되니 그쪽 일부터 신경 잘 써라.
이 대화 어디에서 '그럼 우리 둘이 얘기하고 청문회는 없던걸로 하자'를 유추해내시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통화로 나름 감정적인 부분은 풀었다고 생각하고 청문회 이전에 만나서 너무 날카로운 대립각은 없애는 정도로 할 것을 예상했습니다.
그러면 보다 이성적이고 발전적인 청문회가 될 수 있으리라 여겼습니다.
그리고 총여 측에서 주장한 총여가 주재하겠다는 것은 만난 자리에서 잘 설득해서 총학생회가 주재하는 것으로 만들려고 했구요.
그런데 학생회 측에 저런 식으로 얘기해버리면 안되죠.
본인들 의도는 어떤지 몰라도 저번부터 계속 뒷통수를 맞는 기분입니다.
총여학생회 측 주장대로 '저와 총여학생회 둘 사이'의 문제라면, 저런 공문을 보내기 전에 저와 상의했어야하지 않을까요.
저는 청문회를 열지 않겠다고 하지 않았거든요.
통화 끊기 직전의 녹취록만 일부 올려보겠습니다.
총여 : 그러면 다음주 목,금,토 그 정도 (만날) 생각하고 있으면 될까요?
본인 : 네 뭐 청문회를 하더라도 이번 주에 할 생각은 아니었고 다음 주나 다다음 주에 할 생각이었으니까....(그전에 만날 시간은 있다) 근데 청문회 공문에 대해서는 반응은 하셔야 되지 않나요?
총여 : 네, 관련해서는 오늘 저녁에 중운위가 있었고, 제가 못 가고 대리인을 보냈는데 그 대리인이 그 이야기를 했어요. 아까 말씀드린대로 여학생회가 주재를 해서 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말씀을 드렸는데, 총학 측에서 전달과정에서 다르게, 혹시, 혹시 몰라서 미리 말씀드리는데, 아까도 그랬듯 그 유인물이라든지 많이 이야기가 잘못 전달된 것이 있어서, 노파심에 말씀드리는데, 저희가 주관으로 해서 했으면 좋겠다고 입장 말씀은 드렸는데, 그게 학우님께 또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될지 잘 모르겠어서....'
(관련 없는 이야기 중략)
총여 : 네 그래서 저희 입장은 이 통화를 통해서 그나마 오프라인에 가깝게 말씀드렸던게, 가장 총여학생회의 입장에 가깝다는 것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고, 그 외 있었던 유인물이나 오해를 살만한 상황들에 대해서는 불편을 끼친 것 같아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통틀어서 드리고 싶습니다.
본인 : 그래요. 일단 당면과제 먼저 잘 해결하시고. 아무 일 없이 무사하게 학우분 잘 챙겨주시고, 내려오시면 뵙는걸로 하죠
총여 : 알겠습니다. 상황정리되는대로 연락드리겠습니다.
(종료)
마지막까지도 청문회와 그 공문에 대해서 얘기하고 끊었는데 어떻게 청문회 없이 둘이 만나 해결하는 쪽으로 됐다는 허위공문을 올리시는지요.
분위기 좋게 웃으면서 부드럽게 잘 대화해서 감정적인 부분은 풀렸다고 생각했는데 뒤로 이러시면 또 곤란합니다..
늙은호랑이님, 글 잘 읽었습니다. 총여와의 대화와 공문과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고 총여학생회에 대해 느낀 점은 길게 쓸 필요도 없겠네요.
아주 실망스럽고 고대세종에 있는 하나의 학생대표기구라는 점이 창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