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wee: 세종인, 잉여퀸, Shevchenko
<2회> 명예&기존 운영진 인터뷰
Q-1 각자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세종인: 쿠플존에서 환경미화원을 담당하는 세종인입니다. 제 개인 신상은 어느 정도 쿠플존에 공개되어있으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잉여퀸: 한때 운영진에 몸담고 있다가 일선에서 물러난 잉여퀸입니다.
Shevchenko: 개미와 같이 기획을 맡고 있는 Shevchenko입니다. 옛날에 자기소개에 학번이름 썼다가 못 바꿨던 적이 있어서 이후부터는 저에 대해서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T_T
Q-2 닉네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세종인: 저는 ‘세종인’ 닉네임을 쿠플존을 처음 할 때부터 바꾸지 않고 계속 쓰고 있어요. 그때가 우리 학교의 명칭이 고려대학교 서창캠퍼스에서 세종캠퍼스로 바꾸게 되는 시점이었거든요. 저는 세종시에 나름대로의 애착을 가지고 있었고, 캠퍼스가 더불어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여기에 소속되어 있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어요.
잉여퀸: 전 사실 닉네임을 지을 때 큰 생각이 없었어요(웃음). 당시에 ‘잉여~’같은 게 유행했을 때라. 그때까지만 해도 쿠플존에 이렇게 오래 있게 될 줄 몰랐기 때문에... 이렇게 됐네요.
세종인: 그게 잉여퀸의 아이덴더티가 되었네요.
잉여퀸: 잉여만큼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이 있는 게 없어요.
Shevchenko: 저는 초기에 야식매니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는데, 개미와 같이 다니다 보니 사람들이 개미와 저를 헷갈리시더라고요. 지금은 피파에서 축구선수 중 하나였던 Shevchenko의 이름을 쓰고 있어요.
Q-3 당시 쿠플존 운영진이 되었던 계기는?
세종인: 제가 처음에 입학했을 때까지만 해도 세종캠퍼스만의 커뮤니티가 없어서 안암 커뮤니티인 고파스를 주로 이용했어요. 거기에서 분교캠퍼스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오는 것을 보게 되고, 그래서 저는 혼란스럽기도 했고 상처도 많이 받았었어요. 때마침 쿠플존을 만드셨던 종수님이 운영진을 모집하시고 계셨고, 제가 지원을 하게 되었어요. 이후 우리만의 독자적인 커뮤니티를 구축해서 여태까지 운영해오게 되었습니다.
잉여퀸: 우리 학교의 미디어문예창작학과(이하 문창과)가 1998년도에 생긴 걸로 알고 있어요. 저는 진로를 문창과로 정했었는데, 처음부터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의 문창과에 오려고 했어요. 예전에 모 P2P 사이트에서 운영진으로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제가 제일 나이가 어린 축에 속했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열심히 배우면서 감을 익혔는데 이 경험을 썩히기가 아깝더라고요. 그리고 학교에 뭔가 도움이 되고 싶기도 해서 지원하게 되었죠.
Shevchenko: 1학년 때는 과생활을 주로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좀 단조롭다는 느낌이 들어 새로운 공간을 찾게 되다가 쿠플존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그쪽 일을 조금씩 도와주다가 운영진이 되었어요. 처음에는 세종인과 개미, 그리고 저 세 명이 운영을 하다가 나중에 잉여퀸과 지금은 졸업한 바나, 군대에 있는 CHANN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Q-4 쿠플존을 운영하면서 즐거웠던 때는?
세종인: 학교를 돌아다니다가 학우들 사이에서 ‘쿠플존’이라는 단어가 제 귀에 들릴 때가 가장 즐거웠어요. 그리고 한번은 경영학과 후배가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쿠플존에 대한 얘기를 하시면서 좋은 사이트니까 학우들에게 방문해보라고 말씀하셨다는 이야기를 전해줬어요. 그때가 운영 초기였는데 교수님께 비공식적으로나마 인정을 받게 되어 가장 기뻤던 때였어요. 쿠플존 회원들끼리 서로 모여서 친해지는 것도 보기 좋았고요. 또 대동제에서 쿠플존 부스를 진행할 때 사람들이 콘텐츠를 즐기고 오프라인에서 운영진과 소통하는 게 좋았어요.
잉여퀸: 랭키닷컴 기준으로 쿠플존이 대학 커뮤니티 전체 4위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가 쿠플존이 발전하고 있다는게 확 느껴지는 순간이었어요. 허허벌판에서 시작했는데 무언가 이루어내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어요.
Shevchenko: 제가 처음에 쿠플존에서 고잠 공동구매를 했을 때는 10명 남짓이었어요. 해가 갈수록 공동구매에 참여하는 인원이 늘고, 그밖에도 같이 무언가를 하는 데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좋은 것 같아요.
Q-5 쿠플존을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때는?
세종인: 온라인 공간이다 보니 사람들이 쉽게 이용하게 되는데,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해요. 회원들이 선을 넘는 행동을 할 때가 종종 있는데 그 때가 힘들었어요. 그래서 운영 당시에 고민도 많이 했고, 생각했던 것도 많아요.
잉여퀸: 운영 초반에, 여태까지의 운영 경험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인 줄 몰랐어요. 그전에 있었던 운영팀의 경우에는 기본적인 틀이나 운영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기업적인 마인드로 접근하기가 수월했어요. 여기에서 거의 기초에서 시작하게 되니까 하나를 하더라도 방향을 잡기가 어렵더라고요.
Shevchenko: 작년에 대동제에서 쿠플존 부스를 잘 해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안되어서……. (목이 메인 듯이)
세종인: 그때 혼내서 미안하다. ㅠㅠ
Shevchenko: 아니에요. ㅜㅜ 개미와 함께 동아리 행사를 병행하다보니 동아리 부스와 쿠플존 부스를 계속 오가게 됐어요. 제대로 하지 못해서 그때가 조금 아쉽고 안타까웠어요.
세종인: 더 잘하면 되지!
뽀뽀리: 올해 대동제에서 (밑바닥에서부터) 더 잘하면 돼요!
Q-6 각자 가장 기억에 남는 쿠플존 유저가 있나요?
세종인: 봉봉이라는 유저가 있었는데, 처음에 쿠플존 서포터로 지원해서 한 학기 동안 같이 활동했던 적이 있어요.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그 친구가 책임감이 운영진만큼 대단했고 쿠플존의 발전 방향에 대해 함께 고민하면서 조언도 많이 해주었어요. 지금은 비록 군대에 있지만 전역한 후에 운영 일을 도와주지 않겠느냐고 제의하고 싶어요.
잉여퀸: 저는 표형. 졸업생이시고 현장에서 일을 하고 계신 분이에요. 귀찮으실 텐데도 자주 글을 길게 써주시고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시려고 하셨어요. 그분이 쿠플존이 단발성 커뮤니티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주셨어요. 그때 지금의 재학생이 졸업하고 나서도 얼마든지 학우들과의 교류를 이어갈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 했어요.
세종인: 참고로 쿠플존이 생기기 이전에도, 고대세종 공식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서부터 표 선배님이 학생들에게 좋은 얘기를 많이 해 주시고 본인이 직접 졸업생 모임을 만들려고 굉장히 노력하셨어요.
Shevchenko: SK네트웍스라는 닉네임을 가진 유저와 포인트 1위 자리를 놓고 학점도 포기하고 경쟁했어요. 결국에는 제가 2위로 마무리됐어요.뽀뽀리: 지금은 그분 뭐하고 계신가요?
세종인: 이제 더 이상 활동 안 해요.
잉여퀸: 아, 저 한명 더 있는데.
뽀뽀리: 누구요?
잉여퀸: 쑥대요. 왜냐하면 그는 너무 완벽하거든요. 사랑합니다.
Shevchenko: 저도 한명 더. 율화공주요. 여자는 아니지만 너무 좋아요.
Q-7 쿠플존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일)은?
세종인: 쿠플존을 운영하면서 여태껏 유지해왔던 마인드가 '절대로 영리가 목적인 사이트가 되지 않겠다'는 거예요. 영리적인 성격이 없었기 때문에 사이트를 운영하는 데 드는 최소한의 비용을 마련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개인이 계속 사비 부담을 할까 고민했었어요. 그러다 표 선배님이 직접 나서서 온라인 광고를 받게 도와주셨어요. 비록 그 건은 잘 안됐지만, 처음으로 업체에서 쿠플존과 계약하자는 연락이 와서 지금까지 최소한의 비용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 일이 저한테는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잉여퀸: 2011년도에 대동제부스를 열었던 때요. 사람도 많이 와서 되게 좋았어요.
세종인: 잉여퀸이 손금을 보고 뚜쟁이 역할을 했었지.
잉여퀸: 그전까지 온라인에서만 활동을 하다가 직접 현장(?)에서 활동하니까 무언가 피드백이 오는구나! 싶었어요.
Shevchenko: 앞에서도 언급했었는데, 쿠플존에서 처음 고잠을 공구했었어요. 신청인원을 열댓명 모아서 주문했는데 배송이 3-4주 만에 온 거에요. 그날 세종인과 처음 만났는데, 택배를 받으라는 연락을 받고 나왔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안 가져다주는 거예요. 알고 보니까 배송하러 안암으로 간 거예요. 그래서 결국 그날 못 받고 물건이 업체로 돌아갔는데, 공장에서 돈을 더 주지 않으면 배송 안하겠다고 했어요.
뽀뽀리: 그래서 결국 받았어요?
Shevchenko: 나중에 제 방 기숙사에서 받았는데 ‘쿠플레존’이라고 써져있었어요. 그걸로 마지막 충격을 받고…….
(번외)뽀뽀리: 아, 그날 세종인을 처음 만나셨군요.
잉여퀸: 나도 세종인을 처음 본 날을 잊지 못하지. 니가 세종인인 줄 몰랐어.
세종인: 이거는 좀 옛날 일인데 쿠플존이 생기기 이전에 내가 유네스코에 들어갔었거든. 거기서 잉여퀸을 처음 봤었는데 얼굴만 익히고 별로 친하지는 않았어. 들어갔을 초기에 유네스코에서 주점을 할 때 내가 풍선을 부는 일을 맡았어. 그래서 열심히 불고 묶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여자애가 들어오더니 부엌에서 식칼을 꺼내서 ‘개XX야 풍선을 왜 불어’하면서 뻥펑펑펑 다 터뜨리는 거야.
잉여퀸: 그때 나는 얘가 모르는 얼굴이라 당연히 후배인줄 알고. 내가 풍선 장식을 싫어하는데 불고 있어서 완전 화가 나서 그랬지.
세종인: 그래서 내가 기분이 안 좋기도 하고 더 오래 있고 싶지 않아서 일만 하고 집에 갔어. 1년 뒤에 쿠플존 운영을 하다가 운영자가 모자라서 더 뽑았는데 얘(잉여퀸)이 지원을 한 거야. 나중에 처음 회의할 때 잉여퀸 보고 ‘나 기억나?’라고 물어봤는데 기억을 못하더라고.
잉여퀸: 나는 계속 개미가 세종인인 줄 알았거든. 나중에 얘가 세종인인 걸 알았는데 동기였더라고. 심지어 나이도 나보다 더 많았어.
Shevchenko: 저도 또 다른 여담이 있는데, 작년 대동제 때 인문대 쪽에다 자리를 잡았거든요. 그때 현수막이 뭐였냐면 원빈 프린트되어 있고 ‘꽃미남 상시대기’라고 써져 있는 거.
뽀뽀리: 사기를 치셨(으니까 잘 안되었)구나.
Shevchenko: 부스에 저랑 다른 남자 둘이 있었는데 뒤에는 현수막이 ‘꽃미남 상시대기’…그게 너무 쪽팔려서 남은 포스터로 현수막 가려뒀는데 어디 갔다 오니까 다시 떼어져 있고…
잉여퀸: 다음에는 현수막을 공개하고 얼굴을 포스터로 가려.
뽀뽀리: 언니, 근데 왜 풍선을 식칼로...
잉여퀸: 언니가 별다른 악의가 있었던 게 아니라, 주점이었으니까 주변에 칼이 있었어. 손톱이 없어가지고…
Q-8 쿠플존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게시판은?
세종인: 쿠플툰이나 쿠플칼럼처럼 회원들이 직접 콘텐츠에 참여하는 공간이 맘에 들어요. 운영진이 주축이 되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서로 소통하는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쿠플쿠플도 좋은 콘텐츠가 되었으면 해요.
뽀뽀리: 열심히 하겠습니다.
잉여퀸: 쑥덕숙덕 게시판이요. 쑥대가 있는 곳이기 때문에. 그리고 3년 후에 나와 결혼하겠다는 사람이 있어서. 기다려 줄 테니까 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요.
Shevchenko: 저는 마성채팅. 시험기간 되면 거기서 딴짓도 진짜 많이 했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얘기하는 재미도 있고. 그리고 가끔 대화 기록 지우는 재미. 한번은 커플이 마챗에서 얘기한다고 저한테 나가달라고 했어요. 한창 마성채팅에 사람 많았을 때는 상주인원이 한 20명 정도 됐어요. 작년에는 자막퀴즈를 하는데 (주제가) 배우 이름이었는데 얼떨결에 답을 맞혀서 별명이 야XX이 됐어요.
뽀뽀리: X동X이요?
세종인: XX왕.
Q-9 본인에게 쿠플존이란?
세종인: 내 학교생활의 터닝포인트. 삼수를 하고 학교에 입학했는데, 처음에 적응을 못해서 편입이나 교환학생을 준비했고, 그러다 쿠플존을 알게 되고 지원하고 운영하면서 학교에 대한 애착을 많이 갖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 결과로 대동제도 직접 진행하고 그 밖에 좋은 경험을 많이 얻었습니다.
잉여퀸: 정의 불가능한 "시작"입니다. 사라진 커뮤니티도 수없이 많은데, 우리는 어떻게든 해냈다고 할 수 있고 지금도 발전하고 있잖아요. 시작이 정의가 불가능한 이유는 우리가 계속 발전하고 진보하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시작’하는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에요. 저에게 쿠플존은 끝없는 시작입니다.
Shevchenko: 축구다. 항상 챙겨보게 되고 관심이 가고 기대를 갖게 돼요.
* 개인질문
Q. 세종인에게 쑥게는? A. 애증의 공간임. 때로는 웃고, 때로는 화나고. 그 안에서 분명히 순기능도 존재해서 좋은 곳이긴 한데 가끔은 회원들이 돌발적인 행동을 해서 골치를 썩일 때도 있으니까요. 저를 깐다고 삐진다거나 하지 않으니까 맘껏 하셔도 됩니다.
Q2. 쑥게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 A. 몇몇은 만난 사람도 있고 한데 서로 봤다고 해서 부끄러워하지 말고 여태까지 했던 것처럼 잘 지내요.
잉여퀸: Q. 진정한 자연미인이십니까? A. 자연인입니다. 미는 세상에서 제일 예쁜 이종석 씨에게 바칩니다.
Shevchenko: Q. 이카루스가 좋아요, 쿠플존이 좋아요? A. 엄마가 좋아요 아빠가 좋아요?마지막으로) 개미야 수업좀 가ㅠㅠ 일어나 클랜 여러분 자주 들어오세요 (사이퍼즈 쑥게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