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농구의 인기와 관심도가 최근에 두드러진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학 선수들이 8월 마닐라에서 열린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아시아선수권)에서 맹활약하면서 이 선수들이 참가한 ‘2013 KB국민은행 프로-아마 농구 최강전(최강전)’도 개막전부터 5000여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반면 야구와 축구는 프로 리그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지만 대학 무대에선 그 인기가 주춤한다. 인기몰이에 성공하고 있는 대학농구리그와 프로리그에 비해 저조한 흥행 실적을 거두는 대학야구, 축구리그는 어떤 차이점이 있어 흥행성적이 갈리는 것일까.
‘슈퍼스타’로 인기몰이
국가대항전에서의 좋은 활약으로 탄생한 ‘슈퍼스타’는 대학농구리그 흥행에 기여했다. ‘아시아선수권’에 참가한 고려대 문성곤(사범대 체교12, G), 이종현(사범대 체교13, C)을 비롯한 다섯 명의 대학 선수들 모두 백업 멤버 이상의 존재감을 보였다. 고려대 농구부 이민형 감독은 “대학 리그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국가대표 경기에서 성공적인 활약을 보이고 리그에 돌아와 다른 선수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며 “선수들이 최강전을 찾은 많은 관중들을 보고 대학 농구의 인기를 실감하며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KUSF)와 프로농구연맹(KBL)의 대학리그를 살리기 위한 프로젝트도 대학 리그 흥행에 큰 역할을 했다. 두 단체는 각각 ‘올스타전’과 ‘최강전’을 주최했다. KBL 홍보팀 사원 이수진 씨는 “‘2012년 프로-아마 농구 최강전’은 2012-13 KBL 시즌이 진행 중인 11월에 개최돼 프로 선수들의 느슨한 플레이와 대학 선수들의 컨디션 난조를 유발해 개최 시기가 비판을 받았다”며 “2013년 최강전은 개최 시기를 8월로 옮겨 선수들의 좋은 컨디션과 최상의 플레이, 그리고 KBL 비시즌 기간 동안 약해질 수 있었던 농구팬들의 관심까지 끌 수 있었다”고 말했다. 대학 리그와 프로 리그는 ‘아시아선수권’과 ‘최강전’ 후 큰 공백기 없이 2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될 대학리그 플레이오프와 27일 열리는 정기고연전, 30일에 실시되는 ‘2013-2014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와 10월 12일에 개막하는 ‘2013-14 KBL’ 등의 주요 일정으로 이어져 팬들의 관심을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대학야구와 대학축구는 스타 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졸 선수들의 대학 진학을 권장하는 KBL의 드래프트 제도와는 달리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고졸 선수가 프로에 직행해 바로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한야구협회(KBA) 장윤호 홍보이사는 “고등학교 시절 성적이 우수했던 선수들이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로 진출하면서 대학 대회의 수준이 저하돼 흥행에 큰 타격을 입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강영철 대학축구연맹 기술이사 역시 “축구의 경우 프로와 아마추어 간의 경기가 이뤄지는 ‘FA컵’이 있지만 프로 팀과 아마 팀의 실력 차가 커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며 “농구는 상대적으로 서울권 학교에 우수한 선수들이 몰려 특정 팀들이 ‘강호’가 되어 인기 팀이 생기기 쉬운 반면 축구는 지방 대학에도 우수한 선수들이 분산돼 ‘티켓 파워’를 지닌 슈퍼스타나 인기 팀이 탄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먼만큼 멀어지는 관심
대학 스포츠 중 대학농구리그를 제외하면 학생과 교직원, 다른 학교 관중 등의 폭넓은 관객층을 가진 리그는 드물다. U리그 충남글로벌사이버대와의 경기가 진행된 6일, 본교 녹지운동장에는 선수의 부모들만 드문드문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본교 축구부 선수의 모친인 김영미 씨는 “그나마 서울에서 경기를 할 때는 경기를 보러 올 수 있지만 지방에서 경기를 하는 날엔 부모들도 보러 가기가 힘들다”며 “U리그가 흥행돼 많은 분들이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줬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U리그 경기가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금요일 낮에 진행되는 것 역시 일반인 팬의 유입을 막는 요소이다. 그나마 대학축구는 2008년 이후 1년 단위의 단일 리그가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KBS N SPORTS’ 등 케이블 스포츠 방송사가 이를 중계하지만 대학야구는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출전하는 모든 팀이 홈 경기장을 갖추지 못해 단일 리그 진행에 난항을 겪을 경우 방송사에 중계권을 팔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대학은 막대한 건설비, 부지 부족 등의 이유로 야구 홈 구장 건설을 꺼리는 상황이다. KBA 장윤호 이사는 “현재 인천 신월야구공원, 남해스포츠파크, 군산 월명구장 등 대학부 경기가 열리는 대부분의 구장이 지방에 분포돼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어려워 자연스레 흥행과 멀어지고 있다”며 “단일 리그를 진행하려면 홈&어웨이 시스템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홈구장을 가진 학교가 적다 보니 리그를 출범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글| 장동민 기자 ewan@kukey.com
사진| 송민지 기자 ssong@kukey.com
기사원문 고대신문 1730호(9월 9일자) 11면
http://www.kukey.com/news/articleView.html?idxno=19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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