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전공 EML(Emerging Market&Latin America)의 전공선택과목 이수학점 기준이 2016년도 1학기를 기점으로 영역별 최소 9학점에서 최소 3학점으로 개정된다. 전공생들의 수업 선택 중 불편을 개선한다는 목적이지만, 일부에서는 인기 영역으로의 쏠림 현상을 우려하며 융합전공의 도입 취지와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EML은 경영학과, 국제학부, 사학과, 서어서문학과, 정치외교학과가 협력하여 2014년 1학기부터 개설한 학위 프로그램이다. EML의 총 이수학점은 최소 36학점으로 지금까지 전공필수과목은 9학점 이상을, 전공선택과목은 [가](문화·언어영역), [나](정치·역사·사회영역), [다](경제·경영·기업·문화영역) 영역에서 각 9학점 이상을 이수해야했다. 개정 후엔 이 세 영역에서 최소 3학점만 이수하면 나머지 학점은 영역과 관계없이 희망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
이전 문제점 수용해 개정
# 올해 2학기부터 EML을 전공하는 A 씨는 수업을 선택하고 수강하는 데 있어 부담이 크다. [나] 영역보다 [다] 영역에서 듣고 싶은 과목이 많지만, 각 영역당 9학점을 필수로 이수해야해 듣고 싶던 [다] 영역 과목을 포기하고 [나] 영역 과목을 선택해야 했다.
2015년 2학기 재학생까지는 수업 선택에 있어 제약이 많았다. 이런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EML을 담당하는 스페인·라틴아메리카 연구소는 기준학점을 3학점으로 낮췄다. EML 전공을 담당하는 교수들은 학기 말 평가와 학생 상담 등을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올해 1학기부터 EML 운영위원회를 열었다. EML 운영위와 학사지원부는 지속적인 논의 끝에 올해 2학기에 기준학점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 기준학점변경은 2016년 1학기 신입생부터 적용되며, 연구소 측은 “학생들의 피드백을 최대한 빨리 적용한 것”이라 밝혔다.
자율성 고려한 변경, 취지에 문제없나
# 2016학년 1학기부터 EML을 전공할 이 모(문과대 서문XX) 씨는 [가] 영역만으로 이수 요건을 채워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타 학과 전공이 대부분인 [나], [다]보다, 자신의 제1 전공인 서어서문학과 과목이 많은 [가] 영역이 높은 학점을 받기 유리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EML의 학점이수 기준이 개정되며 융합전공과정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ML의 교육 목표는 라틴아메리카 지역에 대한 정치·경제·사회·역사·문화 등 다양한 영역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인데, 수업 선택에 자율성을 주어 ‘자신의 편의만을 반영한 수업 구성’과 ‘인기 전공과목의 쏠림현상’을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학교 측은 EML 수강생 중 3분의 2가 비서문과 학생들이며, 2년간의 시행결과 학생들이 스스로 타과 과목을 듣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특정 영역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하지 않을 거란 입장이다. 동시에 추후 문제가 발생한다면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순(스페인· 라틴아메리카연구소) 교수는 “우려한 바처럼 서어서문학과 학생이 해당 학과 전공수업만을 듣는 경우에도 학위수여는 될 것이지만, 항상 모니터링하며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EML 운영위원회가 열릴 것”이라 말했다.
김태언 기자 bigword@kuke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