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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속에서 느끼는 슬픔, 좌절 등 부정적 감정이 제대로 해소되지 못하면 정신적 문제가 발생한다. 20대 또한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일상생활의 고민을 터놓은 고려대 대나무숲 페이지엔 종종 ‘화를 어떻게 내야할지, 어떻게 풀어야할지 모르겠다’는 글이 종종 올라오곤 한다. 그렇다면 부정적 감정은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까. 양은주(문과대 심리학과) 교수는 “우리가 부정적 감정을 느낄 때, 그 원인이 외부로 귀인하면 분노가 표출되고, 내부로 귀인하면 우울해진다”고 말했다. 이를 자세히 알아보고자 △의학 △심리학 △사회학 전문가를 만났다.

‘욱!’하는 사회
홧김에 저지른 범죄나 이별 후 이성을 잃고 이성 친구를 폭행했다는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순간의 분노를 조절하지 못해 일어난 사건은 ‘분노 조절 장애’에서 비롯된 것이다. ‘분노 조절 장애’의 의학적 명칭은 ‘간헐적 폭발 장애’다. 이는 미미한 자극에 간헐적으로 공격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본교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고영훈(의과대 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이나 만성 스트레스 등의 이유로 분노 조절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 말했다.

아르바이트생의 사소한 행동에 격분해 무차별적인 폭언을 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은(연세대 의학과) 교수는 “이 장애는 젊은 사람과 남자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며 “특정 기간 내에 존재하는 환자수인 ‘유병율’ 조사가 한국에서 이뤄지진 않았지만, 분노를 조절하기 어려워 병원에 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폭발적 행동 전엔 긴장감이나 각성 상태가 나타나지만 행동을 한 다음엔 즉각적으로 안도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즉 폭발적 감정이 지속되는 시간은 아주 잠깐이고, 대다수가 곧바로 자신의 폭력성에 후회와 자책을 한다. 때문에 흥분이 가라앉은 후 자신이 한 말의 일부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복합적 원인이 존재해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 이유엔 복합적인 원인이 존재한다. 때문에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바라봐야 하지만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바라봐야 한다. 양은주 교수는 분노를 자연스러운 하나의 감정으로 바라봤다. 하지만 그는 “분노의 인식, 조절, 표현 중 어느 한 곳에라도 문제가 생기면 분노 조절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고영훈 교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으로 분노를 설명했다. 그는 “분노 조절 장애는 이러한 신경전달 물질의 균형이 깨져서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이어 감정을 조절하는 뇌의 중앙부인 ‘변연계’가 ‘대뇌피질’과의 네트워크상의 문제가 생길 때 분노 억제가 힘들다고 했다. 

장안식(문과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의 아노미적 상태를 원인으로 삼았다. 아노미적 상태란, 성공을 요하는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제도적 수단으로 인해 수단과 목적 사이의 괴리가 있는 상태를 말한다. 덧붙여 장 교수는 “분노 조절 또한 사회적 학습의 결과일 수 있다”며 “성급한 사회로 인해 생기는 분노는 당연한 것인데 이를 분출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라 했다.


분노의 원인 파악해야
분노 조절 실패는 해결될 수 있다. 양은주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자기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수용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고영훈 교수는 분노 조절을 잘 하기 위한 의학적 치료를 권했지만, 자신의 분노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고 교수는 “약물처방과 인지치료 이전에 ‘왜 분노 조절이 안 될까’라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안식 교수는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이 늘어나고 있기에 해결 또한 개인적 차원이 아닌 사회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장 교수는 많은 이들의 분노를 가져오는 사회적 문제와 원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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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과대 14학번 A씨는 대학에 와 인간관계로 인해 ‘우울’했다. 친구 및 선후배와 좋은 관계를 맺고 싶었으나 그러다보니 인간관계에 집착하게 돼 사소한 부분에서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에게 일상은 재미없었고,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집에 혼자 있는 시간엔 고민이 더 깊어져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러한 증상은 2~3개월 정도 지속됐다. A 씨는 우울한 자신의 상태를 부정하기보단 우울함 그 자체를 담담하게 바라봤다. 그는 “애써 우울을 무시하진 않았지만, 그 대신 사람들과 1대1로 깊은 대화를 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많은 변화가 생기는 20대 또한 우울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우울증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고, 특히 20대에서 많이 보이는 증상인 ‘카페인 우울증’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를 만나봤다.


슬픔≠우울
‘우울(憂鬱)’은 ‘슬픔’과 동의어로 여겨지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르다. 슬픔은 말 그대로 슬픈 느낌이며, 눈물이 흐르고 울음이 터져 나오는 고통스런 체험을 하게 하는 감정이다. 우울은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 실컷 울고 나면 마음이 다소 편안해지는 것처럼 슬픔은 감정을 정화시켜주기도 하지만, 우울에는 그런 효과가 없다. 이러한 우울 증상이 심해지면 ‘우울증’으로 나타난다.

우울증은 주위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정신질환이다. 집중력이 ㄸᅠㄹ어지며 기운이 없어 쉽게 피곤함을 호소하는 것도 우울증의 증상이다. 동작이 느려지며 무기력해지고, 무감각해지는 등 우울증은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우울증 환자 대다수의 경우 불면증이 있지만 일부는 수면 과다를 보이기도 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고영건(문과대 심리학과) 교수는 단편적으로 보이는 증상으로만 우울증을 판단하는 건 조심스럽다고 말한다. 고 교수는 “어떤 사람은 사람들 앞에서 밝은 모습을 보이지만, 속으론 우울한 상태인 ‘가면성 우울증(Masked depression)’을 앓기도 한다”며 “사람마다 우울증에 대한 증상이 다르기 때문에 언어적으로 우울증상을 표현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카·페·인 우울증?
#B(정경대) 씨는 페이스북을 했지만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생기는 우울감에 페이스북 활동을 멈췄다. 페이스북에 올린 지인들의 사진과 글이 너무나도 행복해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B 씨는 SNS에서 보여지는 반응과 상호작용도 스트레스였다고 했다. 그는 “같은 내용의 글과 사진을 올리는데 따른 댓글과 반응이 서로 차이나는 걸 비교하면서도 우울해졌다”고 말했다. 적은 반응은 그에게 그 스스로 ‘나는 좋은 사람이 아닌가’라는 고민에 빠지게 했다. 결국 B 씨는 페이스북을 비활성화 했다.

SNS을 통해 보이는 타인의 삶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카페인 우울증’이다. 카페인 우울증이란 카카오톡·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으로 생긴 우울증을 지칭한다. ‘김현철 공감과 성장 정신건강의학과의원’에 따르면 병원을 찾는 10~20대 환자 10명 중 5명 이상은 ‘SNS로 인한 우울감’을 호소한다. 이에 양은주(문과대 심리학과) 교수는 SNS 특성상 정보가 전체적이기 보단 단편적이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도록 다소 조작되는 점을 설명했다. 그는 “SNS상의 모습 그 이면을 보지 못하고, 실제로 상대방은 행복한 모습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이를 자신과 비교하면서 우울해지는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미국 미주리 과학기술대 연구팀은 2012년, SNS에 많은 시간을 쓰는 사람일수록 우울증을 앓을 확률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같은 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 연구팀 조사에서도 페이스북을 오래 사용할수록 우울감을 느끼기 쉽고 자존감이 낮아진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이에 장안식(문과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인간의 욕구가 SNS에서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아요’ 클릭수도 일종의 경쟁이 돼버렸다”며 “이를 비교하다보니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 말했다.


적절한 치료로 회복 가능
우울증은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 쉽게 치료된다. 적절히 치료를 받는다면 환자 5명 중 4명은 완전히 회복가능하다. 우울증은 완치되면 다른 정신질환과 달리 원래 상태로 회복되나 재발 되기도 한다.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 우울증은 첫 발병 시 50%, 두 번째 발병 시 75%, 세 번째 발병 시 100%가 재발한다. 결국 우울증은 제대로 치료만 받는 다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좋은 질환이지만,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할 경우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면담치료가 있다. 이는 정신과 의사 뿐 아니라 심리학을 전공한 심리상담가로부터 받을 수 있는 치료로, 대화를 통해 심리적인 갈등을 해소하고 안정감을 제공해 우울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고영훈(의과대 의학과) 교수는 “면담 치료는 환자에 따라 정신분석적으로 진행되기도 하고, 인지행동치료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지행동치료란, 환자의 잘못된 인지 왜곡을 치료자가 치료기간 동안 가설을 만들고 이를 같이 검증해 나가면서 환자의 우울감을 치료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이외 ‘대인관계치료’는 주1회 정도 12~16주 가량 진행되는데 환자의 실제 대인 관계에서 일어나는 주요 문제들에 초점을 맞춰 이를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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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인 우울증’ 자가진단
1. SNS에 접속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2. 가족·친구와 있을 때도 수시로 확인한다
3. 접속시간 줄이기에 실패한다
4. 비싼 음식 먹을 때 사진을 올리고 싶고, 사진 찍기 전에 누가 먹으면 짜증난다
5. SNS 글에 피드백이 없으면 초조해진다
6. ‘좋아요’ 수가 적으면 우울하다
7. 다른 사람의 글·사진을 보고 잠을 못 잔 적이 많다
8. ‘예쁘다’는 얘기를 듣고 싶어 셀카를 하루 한 번 이상 찍는다
9. 모르는 맛집·명소가 뜨면 뒤처지는 느낌이다
10. 음식점·여행지 사진보고 일부러 찾아간 적이 있다

0~3개: 정상, 4~6개: 경미한 우울증, 7개 이상: 우울증 의심
출처: 김현철 공감과 성장 정신건강의학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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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조절 장애 테스트
1. 내가 한 일이 잘한 것이라는 인정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화가 난다.
2. 화나는 일 때문에 중요한 일을 망친 적이 있다.
3. 급한 성격이며 흥분을 잘한다.
4. 내가 잘못한 것도 남탓을 하며 화를 낸다.
5. 온라인 게임 중 내 뜻대로 되지 않아서 화를 낸다.
6. 분노를 어떻게 해결할지 모르겠다.
7. 내가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고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8. 화가 풀리지 않아서 운다.
9. 타인의 잘못을 지나치지 못하고 마찰을 일으킨다.
10. 화가 나서 주변의 물건을 집어던진다.
11. 타인이 나를 무시하는 것 같고 억울한 기분을 자주 느낀다.
12. 화나는 상황이면 거친 말을 하거나 폭력적이 된다.
1~3개: 감정조절 능력이 뛰어남, 4~8개: 분노 조절 능력 부족, 9개 이상: 전문가와 상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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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다스리는 방법
1. 순간적인 분노는 다스릴 수 있으니 10초만 센다.
2. 자신이 화가 난 이유를 글로 적어본다.
3.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지칠 때 까지 무작정 걷는다.
4. 나의 주장과 다른 상대방의 이야기에도 귀 기울여 본다.
5. 스트레칭과 운동을 통해 분노를 에너지로 발산한다.
6. 화가 난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쳐다본다.
7. 화가 난 이유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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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에 좋은 음식
1. 연어: 뇌 세포를 활성화 시켜주는 오메가 3가 함유돼 있어 우리의 기분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도파민의 수치를 높여 기분 좋은 호르몬을 내게 해준다
2. 감자: 적당한 탄수화물 또한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켜 준다
3. 양배추: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세로토닌의 분비를 활성화 시킨다
4. 초콜릿: 초콜릿의 함유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의 경우,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성분이 있다
5. 마테차: 마테인이라는 성분이 정신적 안정을 도모해 예민함, 불안함, 우울함을 개선한다.

박하나 기자  knock@kuk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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