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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에서 사용이 허용된 식품첨가물은 △인공합성물 441종 △천연첨가물 213종 △혼합제제류 7종 등 총 661종이 있다. 현재 식품업계는 식품첨가물의 물리적·화학적 변화를 이용해 식품을 만든다. 식품첨가물은 식품의 상태를 유지시키거나 시각적인 자극을 주고 식품가공 과정에서 부족한 맛이나 향을 내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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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동재 기자 awe@

초코우유 속 해초

초코우유에 해초가 들어간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아해할 것이다. 식품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안정제를 첨가하는데, 안정제 중 해초에서 추출한 물질이 있다. 안정제는 액체 속에 녹아있는 물질이 침전되지 않거나 분리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용된다.

우유와 초콜릿 중 초콜릿이 무겁기 때문에 가라앉을 수밖에 없는데, 이는 상품성을 저하시킨다. 이를 막기 위해 카라기닌(carrageenin)을 안정제로 사용해 우유와 코코아 분말이 잘 섞이도록 만들어준다. 카라기닌은 재료들을 잘 섞여 있게 하고 점도(粘度)를 높이며 저장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비슷한 역할을 하는 첨가물로는 한천(agar)이 있다. 주로 해조류에서 추출되는 이러한 식품첨가물은 농도를 조절하거나 유화 안정성을 높이는데 사용된다. 서로 잘 섞이지 않는 물질을 액체에 분산시켜 섞여 있는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다.

 

딸기우유 속 벌레

딸기우유에는 분홍색을 자아내기 위해 벌레가 들어간다. 식품의 색을 내는 식품첨가물을 ‘착색료’라고 한다. 딸기 우유에는 코치닐추출색소가 사용된다. 이는 코치닐 선인장에 기생하는 연지벌레 암컷에서 추촐되는 물질이다. 붉은색은 내는 코치닐추출색소는 틴트와 같은 화장품에도 사용된다.

식품의 색을 유지하는 데 사용하는 발색제도 착색료와 함께 사용한다. 발색제는 주로 햄, 소시지 같은 제품에 들어간다. 고기를 가열하면 고기의 색은 회갈색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는 시각적으로 맛있어 보이지 않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발색제를 넣어 분홍빛을 유지하도록 한다. 발색제는 식품자체에는 착색되지 않지만 식품 속에 존재하는 유색물질과 작용해 색을 선명하고 오랫동안 유지한다.

 

바나나 빠진 바나나 우유

식품첨가물은 식품 가공과정에서 부족한 맛이나 향을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음식의 향을 내는 ‘착향료’나 음식의 맛을 내는 ‘향미증진제’ 덕분이다. 바나나 우유에 진짜 바나나는 아주 조금 들어가지만 우리는 바나나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 이경희(경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사과나 바나나, 레몬 등 음식재료에는 인간이 향기(aroma)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에스테르, 에틸알코올, 알데하이드 등이 함유돼있다”며 “이런 향이 나는 물질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이 바로 합성착향료”라고 말했다.

식품의 맛을 내기 위해 향미증진제가 사용되기도 한다. 과자봉지의 뒷면에 나오는 ‘○○맛 시즈닝’ 역시 향미증진제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향미증진제로는 MSG가 있다.

 

게살 안 들어간 게맛살

게맛살 역시 분자의 상호결합을 이용한 요리다. 게살로 게맛살을 만들기에는 음식재료의 가격이 너무 비싸서 게의 풍미(flavor)를 화학적으로 조합해 만들어 사용한다. 화학물질의 합성을 통해 만든 합성착향료와 향미증진제를 이용해 게 특유의 향과 맛을 낸다.

합성착향료와 향미증진제가 들어간 생선살을 뭉치기 위해 ‘트랜스 글루타미나아제(Transglutaminase)’가 사용된다. 명태 같은 흰 생선살에 트랜스 글루타미나아제라는 식품첨가물을 넣어 생선살을 반죽해 연육(練肉)을 만든다. 이광원(생명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트랜스 글루타미나아제는 동물 단백질 속 아미노산인 글루타민(glutamine)과 라이신(lysine)을 결합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효소”라고 설명했다. 고기와 고기를 붙여주는 접착제인 셈이다. 맛과 향이 준비됐다면 씹는 식감을 줘야 한다. 연육을 실처럼 뽑아 여러 결을 뭉쳐 압축하면 게살과 비슷한 식감을 준다. 만들어진 가짜 게살에는 빨간색 착색제를 사용해 진짜 게살처럼 보이게 한다.

 

잼이 굳지 않는 이유

식품첨가물의 일종인 ‘전화당’은 초콜릿, 잼 등에 사용된다. 설탕은 묽은 산, 알칼리, 또는 효소의 작용에 의해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해된다. 설탕을 분해하는 과정을 전화라 하고, 이때 생기는 포도당과 과당의 혼합물을 전화당이라고 한다.

딸기잼은 전화당을 사용하는 식품이다. 물질의 용해도는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대부분 고체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용해도가 증가한다. 온도가 낮아지면 용해도도 낮아져 녹아있을 수 있는 용질의 양은 줄어든다. 하지만 전화당을 이용하면 보다 많은 당을 잼에 녹일 수 있다. 이광원 교수는 “전화당의 용해도는 순수한 설탕의 용해도보다 크다”며 “0°C에서 설탕의 최대 용해도는 64%인데 전환당 혼합물의 최고 용해도는 73%가 된다”고 말했다. 용해도가 높아지는 이유에 대해 이광원 교수는 “포도당, 과당이 일시적으로 설탕결정의 표면에 달라붙어 설탕 분자들의 길목을 차단해 설탕의 결정화를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race@kukey.com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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