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과대 학생회는 학생 사회의 대표자로서 교육, 복지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의 주체가 된다. 올 한해 각 단과대를 이끌었던 학생회는 어떤 사업을 펼쳤을까.
▲ 사진|고대신문 DB |
목소리를 높여 문제를 양지화하다
한 해 동안 여러 단과대 학생회들은 학내‧외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먼저, 본교 단과대끼리 함께하거나 타 대학 학생회와 연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연계 캠퍼스 7개 단과대 학생회는 중문 개방을 위한 2000여 명의 서명을 학교 측에 제출했다. 사범대 학생회는 서울대, 성균관대 등 타 대학 학생회와 연대해 교원 정원 감축, 사범대 인원 감축,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등에 대해 성명을 진행했다. 박래현 전 사범대 학생회장은 “학생 자치의 위기가 일반적인 현상이 되어버린 지금 대학의 현실 속에서도 타 대학과 연대해 함께 고민하고 행동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고 말했다.
단과대별로 저마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정통대 학생회는 정통대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하기 위해 강의수강 환경개선을 학교 측에 요구했다. 2014년 6월 학과통폐합 이후, 정통대 내 더 이상의 신입생이 없어 인원 미달로 폐강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보과대는 4월 교육환경개선운동 총궐기에서 보과대가 의료원 소속이라는 점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을 언급했고, 소속변경을 요구하는 1014명의 서명을 받아 학교에 전달하기도 했다. 김병기 전 보과대 학생회장은 “6월, 총장과 학생의 대화에서 받은 긍정적 답변은 10년 만에 얻은 공식적 반응이었다”며 “다음 대에서도 소속변경이 이루어질 때까지 끊임없이 요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소통과 유익한 기획이 중심이 된 학생회
생명대와 미디어학부는 소통에 강점을 보였다. 생명대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요가 많은 과목의 스터디그룹을 맺어주고, 시험 기간마다 스트레칭 방법과 응원 구호가 담긴 영상을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이에 대해 박승진(생명대 식품공학15) 씨는 "학기 초부터 꾸준히 의견 수렴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명대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생명대 학생회의 존재감을 알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학부는 ‘연결고리’ 프로그램을 통해 선후배, 동기 간 소통의 기회를 넓혔다. 3월, 5월, 9월 총 3번에 걸쳐 진행된 이 사업은 밥 약속, 캠퍼스 나들이 등 미션 수행을 통해 평소 어색했던 선후배와 동기 사이를 돈독하게 한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유종헌 전 미디어학부 학생회장은 “공동체적 문화를 이끄는 학생회의 문화적 역할에 집중했다”며 “집행위원회와 학생간부들이 학생 대중과 유리되는 상황 속에서 ‘연결고리 프로젝트’ 등을 통해 우리 학부에 새로운 공동체상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실속있는 기획으로 학생들에게 교육적 성취를 전달한 학생회도 있다. 정보대는 안랩 이호웅 연구소장, SRC 전영재 대표 등 5명의 연사를 초청해 정보보호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다. 지난 8월 자유전공학부에서는 법무연수원 워크숍이 진행됐다. 법무연수원 견학부터 정책제안 및 발표 프로그램까지 모두 학생회의 손을 거친 기획이었다. 김세연(자전 15) 씨는 “학교가 아닌 학생회 임원들이 직접 제안하고 기획한 것이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강연과 배심원제 관련 토론, 정책 제안 프로젝트 모두 흥미롭고 훌륭했다”고 말했다.
아쉬움이 남기도
각 단과대 학생회는 각자 다른 방면에서 아쉬운 점을 보이기도 했다. 정경대는 단과대 내 과반의 차이를 학생대중에게 알리는 소통 방면에서 부족함을 보였다. 이번 정학대회 시 새터비 결산을 확인받는 과정에서 일부 학우들로부터 문제 제기가 있었다. 고학번들이 새터에 참여할 때 새터비를 내는 것에 대해 과반마다 다른 반응을 보여, 학생들의 혼란을 빚은 것이다. 이에 대해 설동연 정경대회장은 “올해는 새주들이 각자 반문화에 맞춰 진행하기로 했으나, 다음 대에는 사전 논의를 통해 가능하다면 기준을 획일화하자는 논의도 있었다”며 “과반 내 정보 공유가 잘 이뤄져야 할 것”이라 말했다.
경영대와 공과대는 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인 자치활동 공간 확보에 성과가 없었다. 현재 경영대에는 과방과 동아리방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정휘소(경영대 경영15) 씨는 “학생회가 경영대 건물 내 자치 공간 확보에 대한 교육환경개선운동의 서명을 받아갔지만, 성사된 것은 없다”며 “자치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과대는 미래공학관 공사 지연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 안동길(공과대 신소재15) 씨는 “학생회가 낡은 제2공 외의 다른 건물이나 미래공학관 내부에 학생 자치공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냈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에 전 공과대 학생회 측은 “서명운동 등을 진행하기엔 공대에 치우쳐진 문제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진철, 김태언 기자 news@kuke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