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 등록금심의위원회 이후, 인문대학생회의 입장
지난 12월 중 시작된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 7차에 거친 학교와 학생간의 협상은 ‘2%의 등록금 인하와 40억원 가량의 장학금 확충’에 대한 협상으로 마무리되는 듯하다. 모든 언론에선 ‘1987년 이후’ 혹은 ‘창립된 이래’ 첫 등록금 인하라며 주목하고 있고, 다수의 여론은 ‘고려대’가 인하했다는 자체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있다. (고려대의 행보가 타대학의 귀추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들은 기억해야 한다. 우리들의 등록금을 둘러싸고 벌어진 일들을.
대학교 등록금은 더 이상 학생과 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범국민적으로 주목을 받는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실현을 시작으로 등록금을 인하하는 대학교가 우후죽순 늘었고, 감사원의 대학감사와 각 대학 학생회의 적극적인 움직임을 시작으로 등록금 인하는 하나의 흐름이 되는 듯 했다. 감사원은 전국 113개의 대학을 감사했고, 정부는 “대학평가지표에 등록금 인하정도를 반영하겠다.”고 대학들을 압박했다. 이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는 지난 11월 결국, 명목등록금을 5% 인하하겠다고 합의를 했다. 이것이 우리가 등심위를 하기 전 이 사회의 흐름이었다.
이러한 배경에 주목했을 때, 사실 등록금 2%인하와 장학금 40억원 확충은 학교 측의 기만(혹은 성과?)라고 할 수도 있다. 등록금에 대한 사회의 흐름을 역행하지 않고, 여론의 비난을 피하는 선에서 최소한의 노력만으로 작금의 상황을 지나가겠다는 것이다. 대교협에서 합의한 명목등록금 5% 인하라는 약속을 무시하고,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무시하고, 정부의 권장을 무시했다. 기존의 모든 약속과 흐름을 무시하고, 등심위라는 유리한 협상 테이블 안에서 무성의하고, (학생측에) 비협력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선심쓰듯 합의했다.
어떤 대학보다도 여러차례로 그리고, 급하게 이루어진 고려대의 등심위에는 여러 학생대표들이 지적했듯이 많은 문제점이 있다. 등심위의 틀은 아직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협상을 하는 당사자들의 조건이 평등하지 않다. 그런 등심위를 다른 무엇보다 우선으로 여기는 것은 심의하고 협상하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원하는 대로 하기위한 수단으로 이용하겠다는 심산으로 여겨질 수 밖에 없다.
이에 민족고대세종 스물다섯번째 인문대학생회는 등록금심의위원회와 관련한 학교당국을 규탄하는 바이다
학교당국은 등심위에서의 실직적인 심의를 위해 공평하게 등심위의 구조를 개편 할 것을 촉구한다.
학교당국은 생색내기용 대안이 아닌, 최소한 대교협에서 합의한 5% 인하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
등록금 인하요구는 일회성 의제가 아니므로 등심위 이후에도 본질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학생측과의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
차등적용이라 하여 매년 신입생의 등록금은 재학생보다 거의 두 배 이상 인상되어 왔다. 우리의 목소리와 행동이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등록금 문제를 더 이상 내 발등에 떨어진 불로만 인식할 것이 아니다. 치솟을 대로 치솟은 등록금, 범국민적 관심, 정부와 여 야당의 관심 그리고 총선과 대선. 어쩌면 우리는 대학 등록금이라는 의제에 관해 가장 역동적이고, 격변 가능한 시기에 선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역사적 책임감과 의식을 가지고 이 문제를 대해야 한다.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등심위 뿐만이 아니다. 우리 모두 여섯 학생대표들의 부단한 노력을 지켜봤지만, 현재의 등심위에는 한계가 있었다. 등심위와 등심위에 참가하는 대표들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우리들이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해야 한다. 모두가 관심을 갖고 주의깊게 지켜보고, 행동해야 한다.
가까운 등심위가 지나가고, 학교에선 예산을 짜고 등록금을 결정하는 것도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등록금이 결정됬다고해서 우리들이 눈을 돌려서는 안 될 것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가 가진 권리와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등록금 인하에 힘써야 한다.
민족고대세종 스물다섯번째 애국인문대 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