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소중한 등록금이 포함된 재단 적립금을 함부로 투기하고 막대한 손실을 입게한 고려중앙학원은
학생들에게 엄중히 사과하고 이사진의 사퇴를 촉구하는 바입니다.
지난 1월 20일 민족의 명문사학인 고려대학교는 7차까지 가는 장기간의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를 통해 등록금 인하를 발표하였다. 그 인하율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인 '5% 인하'와 대학 평균 인하율인 4.2%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고액 등록금으로 인해 정상적인 학업을 하지 못하는 대학생들의 한숨 섞인 외침도 외면한 채 장학금 확충과 2%인하를 어쩔 수 없다는 듯 하며 발표한 것이다.
당시 ‘등록금심의위원회’ 중에서 학교 측은 ‘재단 적립금은 목적이 뚜렷하기 때문에 함부로 투자할 수도 없고 등록금 인하를 위해 쓰일 수도 없다’라고 강조하여 말했다. 결국 재단 적립금은 기부자의 의도 외에는 재단도, 학교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지난 2월 20일, 고려중앙학원이 재단 적립금 500억원 가량을 고위험자산인 주가연계증권(ELS), 주가연계신탁(ELT)에 투자해 지난 2011년 10월4일 기준 50.64%의 손실을 냈다는 사실이 이사회의 회의록을 통해 밝혀졌다.
이러한 보도가 나간 직후 학생회 측은 물론이고, 고려대 교수회의가 열려 재단과 학교 측에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재단 측 에서도 반박의 입장을 내놓았고 그 입장은 이렇다.
이번에 투자한 금액에 재단 측은 “재단이 투자한 상품의 만기일은 2014년이므로 아직 회복할 가능성이 있고, 이번 투자에 사용된 경영대 발전기금은 120억이며 이 돈은 학교와 법인 간에 협의가 이뤄진 자금”이라고 해명했다. 이사회의 심의·의결 없이 무단 투자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기본재산의 경우 이사회의 승인과 의결을 거치지만, 보통재산의 경우에는 이사회에서 개별적으로 심의, 의결을 거치지 않는다”며 “이번 ELS 등에 투자된 자금은 보통재산”이라고 덧붙였다. |
우리가 내는 등록금은 교비회계에 포함되어 수업비, 교직원과 교수월급 등 일반적인 학교 운영비에 사용된다. 재단 적립금은 기금 회계로 외부에서 투자를 받거나 예비비 명목으로 일정한 양을 남겨두는 기금이다. 이 둘은 따로 운영되어야 하나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립대에서는 등록금이 포함된 교비회계에서 예비비 명목으로 기금회계로 재단 적립금에 포함시키고 있다. 매년 등록금이 인상되는 데도 수 천 억 원씩 쌓여있는 사립재단의 적립금은 전혀 요동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주요 요구사항은 그 적립금을 통해 등록금 인하방안을 강구하라는 것이다. 그 때마다 학교 측은 적립금은 어떠한 경우에도 함부로 쓸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번 재단의 투기 사건을 통해 고려중앙학원의 이사진들이 학교와 학생 모두를 기만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본래의 목적 외에는 절대로 쓰일 수 없다는 재단 적립금의 일부를 보통재산이라는 명목으로 고 위험 투자 상품에 쏟아 붓고,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을 완전히 속인 이번 사건을 통해 학생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재단 이사진의 파렴치함이 탄로 났다. 이에 세종캠퍼스 학생들을 대표해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고려중앙학원 재단은 적립금의 사용 목적과 용도를 정확하게 밝혀라
하나. 거짓된 사실로 학생들을 기만한 사실을 인정하고 손실에 따른 책임을 학교당국과 재단 이사진이 함께 져야한다
하나. 등록금 추가 인하를 위한 ‘등록금심의위원’를 재구성하라
학교와 재단은 형식상의 2% 인하가 아니라 학생들을 위한 진실 된 자세로 ‘등심’위를 재구성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학교당국과 재단이 노력하면 얼마든지 등록금 인하는 가능한 것임을 우리는 알았다. 단순한 숫자놀이에 지나지 않은 2%를 넘어서 진정으로 학생이 자유로운 대학생활을 할 수 있는 고려대학교를 만들기 위해 다 시 한번 우리의 목소리를 모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