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본교 교수 160명의 성명서가 발표난지 6주가 지났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교육부는 국정화를 행정예고했으며, 이에 따라 본교 내에는 수많은 대자보가 걸렸고, 각계각층에서 반대를 표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 사진|서동재 기자 awe@ |
10월 12일 교육부는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예고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11월 중으로 교과서 집필진 및 교과용 도서 편찬 심의회를 구성해 2017년 3월부터 국정교과서가 학교 현장에 적용된다고 발표했다. 이에 47대(2015년) 안암총학생회(회장=서재우, 안암총학)가 10월 14일 한국사 국정교과서 전환 강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서재우 안암총학생회장은 “한 가지 역사관으로만 국민들을 교육하겠다는 주장은 시대착오적”이라며 “어려운 시기가 있다면 왜곡 없이 온전히 직면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 후로도 2주간 학내에선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표했다.
10월 30일 본교 역사 관련 학과의 대학원생 194명이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성명서를 제출했다. 그들은 정부의 반헌법적인 이념공세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성명서에는 “역사학자들이 학문적 양심으로 밝힌 진실을 편향적인 시각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헌법을 부정하는 것”이라며 “식민지와 독재에 대항했던 학생, 시민, 노동자들을 역사의 중심에 놓는 것은 반국가적인 역사서술이 아니다”라고 했다.
글이 아닌 마이크를 잡고 목소리를 내는 공론의 장도 있었다. 10월 26일 민주광장에서 이뤄졌던 자유발언대에서 학생들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각자의 의견을 비쳤다. 이는 의견을 구체적인 형태로 표출해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민식(문과대 국문10) 씨가 기획한 것이었다. 연사로 지원했던 김상지(문과대 사학14) 씨는 “역사에 객관성은 없기 때문에 현재 배우는 역사는 수많은 주관들 중 객관적인 검증과 토론이라는 수단을 통해 합의된 내용”이라며 “이렇듯 소통과 공개적인 대화 등 설득의 과정을 통해 확립돼야 하는데, 국정교과서는 이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네트워크를 결성하는 움직임도 있었다. 10월 24일 발대식을 치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저지 고려대 네트워크는 10월 20일부터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어 10월 26일부터는 정경대 후문과 노벨광장에 유인가판대를 운영해 박차를 가했다. 30일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총 7300명의 서명을 받았다. 서명운동 진행을 담당했던 박세훈 안암총학생회 사회연대국장은 “서명운동의 숫자 자체로도 의미를 갖지만, 진행하면서 얻는 여론형성이 더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며 “5일간의 서명운동 중 유인가판대를 지키는 이들을 격려해주는 여러 학우들에게서 더 큰 희망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igword@kuke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