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 주변에서 고양이를 마주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도시에서는 길고양이가 갈수록 늘어나면서 자발적으로 길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보호활동을 하는 소위 ‘캣맘’도 생겼다. 하지만 길고양이 수의 급격한 증가는 여러 문제를 초래했다. 길고양이가 음식물 쓰레기를 헤집거나 소음을 유발하는 등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길고양이에 대한 혐오가 캣맘에 대한 혐오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길고양이를 둘러싼 사람들 간의 갈등이 하나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 일러스트| 주재민 전문기자 |
길고양이를 둘러싼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길고양이에 대한 이해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본지는 본교생 120명을 대상으로 길고양이와 관련된 OX 퀴즈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길고양이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고양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해설은 동물자유연대로부터 자문을 받았다.
1. 소유주가 없는 길고양이도 동물보호법에 의해 보호된다. (O) 정답률 77.5%
동물보호법 2조(정의)에서 ‘동물’은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신경체계가 발달한 척추동물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주인이 없는 길고양이일지라도 동물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2. 길고양이를 학대할 경우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O) 정답률 85.8%
동물보호법 제8조(동물학대 등의 금지)에 따르면 길고양이를 학대하거나 죽일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여기에는 단순히 학대하거나 죽이는 행위뿐 아니라 고의로 사료, 물 등을 주지 않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3. 길에서 태어나 야생성을 가진 길고양이도 유기동물 보호소 입소 대상이다. (X) 정답률 60.8%
유기동물 보호소는 유기동물의 주인을 찾아주거나 새로운 입양자를 찾기 위해 운영되는 곳이다. 길고양이는 집고양이와 달리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유기동물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처음부터 길에서 태어나 야생성을 가지고 있는 길고양이는 유기동물 보호소 입소 대상에서 제외된다.
▲ 일러스트| 주재민 전문기자 |
4.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는 것은 불법이다. (X) 정답률 83.3%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주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음식과 물을 구하지 못한 고양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며 거리를 더럽힌다. 오히려 정기적으로 고양이에게 사료를 공급하면 더 이상 배고픔을 느끼지 않아 인간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하지 않게 된다. 대신 고양이에게 사료를 줄 때는 이웃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료를 줄 때는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 공간과 시간을 선택하고, 주변 청소, 배설물 처리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강동구청은 2013년부터 길고양이 보호단체와의 협조를 통해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5. 길고양이에게는 사람이 먹는 참치 캔을 먹이로 주는 것이 좋다. (X) 정답률 89.2%
사람이 먹는 음식 중에는 고양이에게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음식이 많다. 참치에 다량 함유돼있는 불포화 지방산은 비타민E를 파괴해 질병을 유발한다. 또한, 사람의 음식에는 염분이 많아 고양이가 먹으면 신장이 망가질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려면 고양이 전용 사료를 구입해 먹이는 것이 좋다.
▲ 일러스트| 주재민 전문기자 |
6. 길고양이는 각종 위험에 쉽게 노출돼 집고양이보다 평균 수명이 짧다. (O) 정답률 82.5%
길고양이는 직접 먹이를 구하기가 힘들고, 사람에 의한 학대, 교통사고 등 위험 요인이 많아 집고양이보다 평균 수명이 짧다. 보통 집고양이의 평균 수명이 15~20년이지만, 길고양이의 평균수명은 3~5년에 불과하다. 특히 길에서 태어나는 새끼 고양이가 생후 6개월까지 살아남을 확률은 50%도 되지 않는다. 면역력이 약한 새끼고양이는 비위생적인 환경과 영양부족으로 병에 걸리기 쉽고, 어미가 목숨을 잃으면 스스로 살아남기 어렵다.
7. 길고양이를 포획 후 살처분하는 것은 개체 수 조절에 효과가 있다. (X) 정답률 65.8%
고양이는 영역동물이기 때문에, 한 지역의 길고양이가 전부 사라지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길고양이가 유입된다. 장기적으로는 개체 수가 줄어들지 않는 것이다. 이를 진공효과라고 한다. 따라서 길고양이의 수를 줄이기 위해 살처분하는 방법은 효과적이지 않다. 또한, 길고양이를 포획 후 살처분하는 것은 동물보호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길고양이의 개체 수를 관리하기 위해 살처분 방식 대신 TNR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영상 기자 video@kuke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