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졸업하고 간만에 글 남겨 봅니다.
우리 학교 출신들이면 대부분 입학 후 1학년 때 자부심에 차서 돌아다니다가,
주위의 싸늘한 반응을 느끼고 정체성에 혼란을 가지고 고통을 받는, 소위 말하는 신입생 병에 걸리곤 합니다.
저 역시 예외는 아니라서 1학년때는 누가 어느 학교 다니냐고 물어보면 고려대 다닌다고 했다가,
안암캠퍼스 다니는 사람에게 엄청 혼난 적이 있습니다. 너는 고려대가 아니라 고려대 서창캠퍼스 다닌다고 해야한다고.
이후에는 남들이 어디 학교 나왔냐고 물어보면 고대 세종이라고 답하고 조용히 눈치를 살핀 적이 있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좀 쪽팔리는 기억이죠 ㅋㅋ
저는 고대 세종 중에서도 가장 공부 못하는 축에 속했는데, 흔히 말하는 '추합 종자'입니다.
추가합격 4차로 완전 턱걸이로 입학했고, 졸업할 때 평점은 2점대. 이정도면 거의 막장 아닐까요? ㅎㅎ
하지만 추가합격자들을 나누고 차별하는건 역시나 학벌 지상주의의 연장판인거에요.
어디 듣도 보도 못한 지방대 다닌다고 하면 인상 찌푸리지 말고 속으로 삼키세요.
우리도 저 윗동네 대학 다니는 사람들이 보기엔 그런 존재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사회에 나오니 사람들은 제가 고대 지방 캠퍼스 나왔다고 비웃지 않았습니다.
정말 여태 만난 그 누구도 비웃지 않았어요.
안암이든 세종이든 같은 고대 아니냐고 자기네 울타리 안으로 넣어주더라구요.
과연 누가 나를 학교로 판단하는가?
학교 이름값에 목맬만큼 자존감 없고 별볼일 없는이들이 학벌을 따집니다.
고등학생들도 추가. 얘들은 뭘 모르니까.
예전에 동생 친구가 집에 와서 밥먹은 적 있는데 저 다니는 학교 듣더니만 피식 웃더라구요; 이런 미친놈이;;
뭐... 대학교 와서도 입결 입결 따지는 답 없는 사람들도 있구요. 좀 많이 불쌍하죠.
자기 다니는 학교가 자기가 가진 잘난것의 전부니까, 학교 수준이 떨어지면 본인이 막 아파하고 신입생들 저주하고 그러죠.
자기가 자기 일 잘하면 고대 세종이라도 비웃음당하지 않는거고, 자기가 별볼일 없으면 세종이 다 그렇지 식으로 멸시당하는겁니다.
학교가 이렇건 저렇건 자기 일만 잘하면 됩니다.
명심합시다. 학교가 내 앞에 있는게 아니라, 내 뒤에 학교가 있는겁니다.
지방캠 나왔다고 멸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백이면 백 못생기고 별볼일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최근에 입사 제안 오고 인터뷰해본 회사 4군데 어디서도 저한테 학교 안물어봤습니다. 삼성 전자 포함해서요.
출신 학교라는건 그냥 참고 자료일 뿐이지, 그게 본인을 그대로 대변하는건 아닙니다.
뭐 학교에 불만 적어보자면 끝도 없죠.
사실 학교가 지방에 있다보니 애들이 세상 물정 모르고 매사에 끼리끼리 모여다니며 술이나 퍼마시는 경향이 있긴 하고,
저도 그게 진절머리나게 싫었습니다. 저 윗동네에선 창업한다고 팀꾸리고 학내 창업해서 투자를 받으러 다니네 마네 다이나믹하게 사는데,
여기서는 진짜 기초에 지나지 않는 과제나 메꾸기 급급하고 뭔가 전형적이고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커리큘럼이나 배우고 있습니다.
아니 뭐 어떻게 된게 제가 중학교 2학년때 유행 지난걸 대학교 3학년 와서 배우고 있냐구요..
학교가 이런 이유는 저를 포함하여 입학하는 애들이 원래 공부 못하는 애들이 많은것도 한몫 하긴 하지만요.
가르칠 자격이 있나 싶은 강사들에게 전공 수업 맏기는것도 그렇구요. 그래서 학과 공부 게을리 한것도 있습니다.
여튼 학교가 좀 질이 떨어지는 환경이지만 그래도 휘둘리지 말고 오직 본인만은 잡초처럼 살아남길 바랍니다.
학교가 이렇다고 나까지 침몰할 수는 없잖아요?
매년 학교 건물 언제 올라가나 목매지 말구요, 주위의 평가에 신경쓰지 마세요.
농심관 앞에 서면 석조건물의 위풍당당함에 자부심이 차고 그런건 아니겠죠?; 그거 다 한순간일 뿐입니다..
이 학교는 어차피 앞으로 몇년이 지나도 건물은 부족할거고, 언제나 명문대 캠퍼스로 차별당할겁니다. 여태 그랬거든요.
도서관에서 치킨 먹고 안치우는 똘추들은 매년 매 분기마다 나타나고 열폭들 합니다 ㅎㅎ
어디선가 본것 같은 글들이 또 올라오곤 하죠 ㅋㅋㅋ 항상 도서관 치킨 이야기, 고연전 행패 이야기, 신입생병 이야기 ㅎㅎ
우리 학교 애들 수준 원래 이렇냐고.. 뭐 그렇습니다. 수준 이래요 ㅎㅎ
나이 먹고 어른들이랍시고 저러고 있는데 잡아서 패놓을 수도 없고, 이건 어디 신고할데도 없고 제제할 방법도 없어요.
저도 도서관에서 시험기간에 뭐 시켜먹으면서 시끄럽게 지랄난장하는 놈들이랑 붙은 적 있었는데, 와 답 없어요.
제 방 창문 앞에서 새벽 3시에 배드민턴 치고 소리지르고 지랄 하다가 경찰서 같이 가서 나란히 벌금 낸 놈도 있었고.
그냥 걔들은, 쓰레기들이고 찌꺼기들입니다.
같은 학교 다닌다는것만 공유하는거지 그런놈들 때문에 자존심 상할 필요 없습니다.
어차피 그런 애들이랑 나중에 어울릴 일 없어요.
글이 좀 중구난방인데요,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에요.
우리 학교가 얼마나 욕을 먹고 애들이 얼마나 하류잡배같이 행동해도, 본인만 잘하면 그만이란겁니다.
리더십 뭐 이딴 병신같은 수업 들을 때 수업의 질은 개떡 같아도 학점 잘주니까 듣는것 처럼,
학교는 그냥 여러분이 단물 쪽 빼먹고 버릴 존재입니다. 과하게 사랑하고 보호하지 마세요 ㅎㅎ
하기 싫은 일 어른들 말처럼 꿋꿋이 노력하면서 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재미로 신나게 하세요.
행복하기 위해 공부하고 일하는겁니다.
ps. 누가 학벌 따지고 입결 따지고 그러면 잘 살펴보세요, 좀 부족하게 생긴 사람일겁니다.
내레 리북에서 군함으로 쓰는 통통배 태워 드리겠수다
고복저수지 따위야 평영속도로 건널 수 있을기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