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 그리고 불펜투수>
<물론 이번 월드시리즈는 이 '매드범'이 지배했지만 말이다>
2014년 메이저리그(MLB) 대망의
월드시리즈(WS)우승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가져갔다. 29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린 캔자스시티 로얄스는 7차전 접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가을야구는 단기전에 꼭 필요한 것을 갖춘 팀이 좋은 성적을 냈다.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전문가들은 흔히 단기전에 일명 ‘미친 선수’가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포스트시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우에도 마이너리그에
맴돌던 ‘트래비스 이시카와’라는 일본계 미국인이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었다. 특히 NLCS(내셔널리그 챔피언쉽 시리즈) 5차전에서는 팀의 월드시리즈 진출을
확정 짓는 역전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하였다. 그리고 원래 샌프란시스코의 에이스로 여겨지는 매디슨
범가너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만 완봉승을 2번이나 거두며 에이스의 자격을 보여줬다. 준우승을 거둔 캔자스시티 로얄스의 경우는 ALCS(아메리칸리그 챔피언쉽 시리즈)에서 MVP를 받은
로렌조 케인이 어마어마한 수비와 타격을 보여주었다. 이들 모두 ‘미친
선수’에 해당한다.
<캔자스시티의 불펜 3대장, 그렉 홀랜드, 켈빈 헤레라, 웨이드 데이비스, 출처 - http://baseballgen.com/411>
그런데 이런 ‘미친 선수’가 다른 곳보다 불펜투수 쪽에서 나오면 그 팀은 굉장히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또한 단기전을 ‘불펜투수싸움’이라고들 말한다. 이 글을 쓰는 필자 또한 이 말에 적극 동의한다. 단기전은 매 경기가 결승전처럼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타격 쪽 보다는
마운드 쪽에서의 운영이 승패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어느 경기보다 투수교체가 빈번한 단기전이기에 불펜투수들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실제로 이번 월드시리즈에 올라온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불펜투수
쪽에서 강점을 보였다. 먼저 캔자스시티 로얄스는 ALWS(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ALDS(아메리칸리그 디비전 시리즈),
ALCS에서 불펜투수가 35이닝을 던져 단 6실점만을 내줬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역시 NLWS(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NLDS(내셔널리그 디비전 시리즈), NLCS에서
불펜투수가 35.1이닝 동안 단 7실점만을 내줬다. 반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선발투수와 타선이 정말 막강했지만 불펜투수 쪽에서 약세를 보였고, 결국 포스트시즌에서 일찍
탈락하였다. 잠시 눈을 돌려 올 시즌 한국프로야구 포스트시즌으로 가보자. 한국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불펜투수의 중요성은 강조되었다.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NC 다이노스는 1차전을 포함해 진
1, 2, 4차전에서 불펜투수가 제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1차전에서 불펜투수들은 맡은 바 임무를 다하지 못하고 맥없이 무너졌다.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와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캔자스시티 로얄스 양팀 모두 불펜투수가 강력했기에 월드시리즈는 많은 기대를 받았다. 이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 각각 불펜투수가 무너진(바꿔 말해서 양팀 타선이 폭발한) 4차전(캔자스시티 불펜 4이닝 8실점), 6차전(샌프란시스코 불펜 6.2이닝9실점)을 제외하고는 매 경기 잘 던졌다. 캔자스시티 로얄스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불펜투수의 무실점경기가 4경기나
되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매디슨 범가너의 완봉승 경기를 제외하고 4경기를 불펜투수들이 무실점을 기록했다.(캔자스시티 로얄스 불펜투수들의 이번 월드시리즈 성적은 7경기 27.1이닝 13실점을 기록했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불펜투수들의 성적은 6경기 28.2이닝 12실점을
기록했다. 물론 두 팀은 불펜 뿐만 아니라 선발투수, 타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오승환이 없어도 삼성은 건재했다? 넥센의 불펜이 강했다면 결과는 달라지기 충분했다>
21세기 들어 가을야구는 꿈도 못꾸며 하위권을 전전하던 비인기 구단 캔자스시티 로얄스는 올해 정말 기적적인 행보(1985년 이후 최초로 월드시리즈 진출)를 이어갔지만 마지막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넘지 못 했다. 캔자스시티 로얄스는 코 앞에서 우승을 내줬다. 그 이유는 당연히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더 강력했기 때문이리라(짝수해의 샌프란시스코는 이제 과학이라 불러도 좋을 듯 하다). 한국 야구로 돌아와서, 삼성에게 통합 4연패라는 대업을 이루게 해주면서 창단 첫 한국시리즈를 준우승으로 마무리한 넥센 히어로즈는,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불펜과 수비에서 결함을 일으키며 자멸하고 말았다. 이렇듯 현대야구에서, 특히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 불펜투수들의 중요성은 그 무엇보다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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