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교에는 이제 분교라는 말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단지 고려대학교 11개 단과대학 가운데 2개의 단과대학이 조치원캠퍼스에 위치하고 있음을 의미할 뿐입니다” - 故 김준엽 총장님 (고려대학교 100년사 3권 p. 7)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의 재학생으로서 학생총회가 성사된 것을 축하합니다.
이곳 세종캠퍼스에서 무려 16년 만에 학생총회가 성사되었으며, 세종으로의 개칭 이후 처음입니다.
힘써주신 총학생회 여러분, 그리고 전부 다 참여하지는 못했지만, 6500여명의 학우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저는 학생총회를 늦게나마 참여하였지만 다행히 1324명의 일원이 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세종캠퍼스에서의 학생총회가 이뤄지긴 힘들 것이라는 저의 편견이 사라질 수 있어서 더욱 기뻤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학생총회가 성사되었다고 주요 5대 안건을 비롯한 요구사항이 전부 실현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요구 사항을 보다 치밀하게 준비하여 원하는 바를 얻어내야 합니다.
부디 총학생회장님과 부총학생회장님을 비롯한 총학생회분들께서 미력하게나마 적은 의견을 참고해주셨으면 합니다.
여기서 쓰인 자료는 고려대학교 100년사 3권에서 참고하였음을 미리 밝힙니다.
1981년 2월 1일 ‘분교 발전을 위한 제 1 간담회’로부터 30년..그리고 세종캠퍼스
1980년 1월 고려대학교는 문교부로부터 충청남도 연기군 조치원읍에 경영학과, 무역학과, 경제학과, 영어영문학과, 독어독문학과, 중어중문학과, 물리학과, 화학과 등 8개의 학과 설치를 인가받았습니다. 그해 7월 16일 조치원 분교의 교사 기공식이 있었고 계획대로라면 12만평 대지 위에 본관, 도서관, 학생회관을 중앙에 두고 동쪽에 인문, 경상, 법정관을, 서쪽에는 사법관, 기숙사, 박물관 등을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1980년 3월 아직 조치원 분교의 부지 매입이 완료되지 않아 교사 건축은 전혀 손도 대지 못하였습니다. 정확히 11만 6천 평의 부지 가운데 6,600 평의 국유지 매입이 아직 정부의 승인을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잘 아시다시피, 80학번 선배들은 한 해 동안 안암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조치원 분교의 공간확충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자 분교생과 본교생 간의 이질감이 표면화되었고, 이로 인하여 본교와 분교 간의 발전을 위한 간담회가 유성 홍인장 여관에서 조치원 분교의 김시중 학장을 포함한 교수, 교직원, 학생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습니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은 바로 소속감 문제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80학번 선배들은 본교에서 생활하는 동안 서클 활동 등, 학생활동이 본교 학생에 비해 자유롭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조치원에서의 교사 완공이 늦어지는 바람에 1981년 3월부터 조치원 분교에서 생활하게 된 선배들은 조치원 학사 부지에 마련된 임시 조립식 건물에서 수업을 받았습니다. 1981년 5월 26일자 고대신문에서는 “조치원 분교의 문제점을 파헤친다” 라는 기사에서 조치원 분교 학생들의 요구와 이에 대한 학교 당국의 대응이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중략) 그들은 ‘조치원 분교’에 입학했음에도 예를 들어 분교 경영학과 학생이면, 본교 경영대 경영학과 학생으로 인정하고 그 학생증 및 졸업장을 달라고 요구하는 데 있다. 그러나 그렇게 조치원 분교라는 명칭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면, 장차 분교가 확대 발전해서 분교 나름대로 또 하나의 고려대학교란 유니버시티체제를 갖춘 형태에서 몇 개의 단과대학으로 개편되어 발전 운용되는 방향으로 나가도록 해달라면 이는 논의의 대상이 될는지 모르겠으나 현재 그들의 주장은 도무지 상식을 넘어선 무리한 요구라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1989년 6월 2일, 학교 관리처의 서창캠퍼스 마스터 플랜 보고서 공개된 것을 보면
발전 단계 (1988-1991년)
성장 단계 (1992-1996년)
완성 단계 (1997-2005년)
발전 단계 - 인문대 경상대 확장, 자연과학대학 보건대학 도서관 학생회관 신축
성장 단계 - 법정 대학, 과학기술대학, 대학본부(본관), 대학극장, 기숙사 증축
완성 단계 - 가정대학, 박물관, 교수회관 신축, 실내체육관 증축, 기타 부대시설 완비
이후 모든 공사가 끝나면 현재 3개 단과대학 17개 학과에서 7개 단과대학, 54개 학과를 가진 종합대학으로 발전시킴.
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현재 우리 세종캠퍼스는 어디에 와 있습니까. 2011년이 지나도록 완성 단계조차 도달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요.
1988년 장기종합발전계획의 시설 확충 계획 p. 40을 참고하겠습니다.
계획기간 | 공사명 | 규모(평) | 금액(억원) |
1987-1991 | 서창도서관 신축 | 2,600 | 27 |
서창 제 5교육동 증축 | 460 | 3.5 | |
서창기숙사 신축 및 증축 | 1,500 | 15 | |
서창 운동장 개수 | .. | 0.4 |
계획기간 | 공사명 | 규모(평) | 금액(억원) |
1992-1996 | 서창도서관 증축 | 1,400 | 15 |
서창 본관 신축 | 1,200 | 15 | |
서창여학생회관 신축 | 200 | 2 | |
서창 강당 신축 | 1000 | 10 | |
서창 종합운동장 건설 | .. | 6 | |
서창 노천 극장 건설 | .. | 6 |
계획기간 | 공사명 | 규모(평) | 금액(억원) |
1997-2005 | 서창 기숙사 증축 | 900 | 9 |
서창 박물관 신축 | 1,000 | 15 |
위에 보이는 자료들만 보아도, 현재 우리의 위치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학교 정문을 봐주세요. 역사적으로 가치 있다고는 하나, 그 정문이 세종캠퍼스의 정문으로의 기능을 다 하고 있나요? 정문 아치 입구의 붙어있던 고대의 상징, 호랑이는 없습니다. 단지 시대의 흐름에 부식되어가는 금만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를 상징할 호랑이는 우리의 손으로라도 만들어야 합니다.
안건해설지에 나와있는 22개의 안건들 외에도 이처럼 우리가 우리의 손으로 얻어내야만 하는 것이 있습니다. 부디 16년 만에 성사된 학생총회가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