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12학번 경영을 전공하고 있는 한 학생입니다.
저는 2학년 2학기 때 안암에 이중전공을 하러 올라갔다가 1년이 지난 지금,, 3학년 2학기에 다시 세종으로 본 전공을 마치기 위해 다시 내려옵니다.
뭐 안암이나 세종이나 같은 '고려대학교'라고들 말들 하지만, 저로써는 서울에 1년 있다가 조치원으로 오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는 안암과 세종..그 재정/행정적인 부분에서 생기는 갈등, 그리고 학생회간의 관계에 대해서는 솔직히 잘 모릅니다. 그리고 저는 어떤 단체의 대표를 하지도 아니고 한낱 고려대 세종캠퍼스 소속 대학교 3학년일 뿐입니다. 그저 저는 지금부터 세종캠에서 1년 반을 겪고, 안암캠에서 1년을 겪고 온 사람으로써 제가 느낀 점, 그리고 우리 세종캠 학우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의견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소위 몇몇 사람들은 안암캠퍼스 학생들과 세종캠퍼스 학생들의 차이가 하늘땅 차이라고 생각하고, 어떤 사람들은 고등학교 때 노력차이지,별 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는 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전자라고 생각했고, 저의 1학년 때 목표는 오로지 소속변경이 될 정도로 세종캠퍼스에 대한 증오와 내가 이 곳에 속해 있다는 열등감,자괴감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겪어본 바로는 세종캠의 여러 학우분들은 (제 정도까지는 아니겠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열등감과 자신감이 결여 된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그 열등감 자체나 '내가 왜 이 황무지에 와 있지??' 하는 분노 자체를 탓하거나 문제로 삼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저 또한 그런 감정을 정말 많이 느껴왔고, 충분히 이해할만 하거든요.
그렇다면 한 가지 돌직구로 물어보겠습니다.
안암캠 학생들과 세종캠 학생들의 차이가 뭘까요?
우리는 정말 안암캠 학우들과 같은 명성 또는 인정을 받을 수 없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니요.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은 하나가 되어 정말 많은 노력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세종캠퍼스와 안암캠퍼스에는 여러 다른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그 차이점 중 가장 큰 한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분위기! Atmosphere!
제 생각에는 모든 대학교에는 두가지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노는 사람들이 만드는 향락의 분위기(e.g.낙천적인 분위기, 술마시고 들뜬 분위기, 졸리고 지루한 분위기), 둘째는 자기의 일에 온갖 집중하고 학업에 열중하는 빡센 분위기(e.g. 토론하는 분위기, 도서관에 앉아서 빡공하는 분위기, 살아 숨쉬는듯한 분주한 분위기).이 두 분위기는 어쩔 수 없이 존재하고 또한 알찬 대학생활을 위해 둘다 존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 두 분위기가 어떤 시너지를 이루냐에 따라 그 학교의 전반적인 분위기, 그리고 그 학생들의 의식이 형성된다고 생각합니다.
눈치채셨을지 모르지만, 제가 생각할 때는 이러한 분위기 형성 면에서 안암과 세종은 정말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안암캠은 전자의 분위기도 존재하지만 후자의 분위기가 확실히 강합니다. 노는 사람들은 안암역 앞에서 열심히 놀고 취하고 있지만, 캠퍼스안에 도서관/열람실 또한 학구열이 불타오르고 식을 줄 모릅니다. 안암 중앙광장 열람실에서 조그만한 소리만 내도 주변사람들이 따끔한 눈치를 줄 정도로 살벌한 분위기입니다. 그럼 한번.. 우리 학교를 돌아볼까요? 우리학교의 많은 분들이 인정하실꺼라고 생각합니다만, 평일 도서관 열람실만 가보아도 우리캠퍼스의 실태가 나옵니다. 듬성듬성 몇자리에만 사람들이 공부하고 있고, 나머지 자리들은 텅!텅! 비었습니다. 심지어 책상 하나에 누워있어도 별로 신경쓸 사람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없습니다. 우리는 노는 분위기에만 압도적으로 밀려서 후자의 분위기가 기를 펴지 못합니다. 분위기라는 것은 다수의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환경이기 때문에, 개인이나 2~3명의 사람들끼리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 만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학교가 재정/행정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이러한 분위기 자체가 바뀌어야 우리들의 의식과 마음가짐이 바뀝니다. 마음가짐과 의식이 바뀌어야 우리들의 수준이 바뀝니다. 우리의 수준이 바뀌어야 우리 캠퍼스에 대한 평가가 바뀌고 인지도가 바뀝니다. 우리 같이 노력합시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세종캠퍼스 학우들이 안암캠퍼스 학우들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전혀 부족하지 않고 오히려 책에 갖혀 있는 '몇몇' 콱 막힌 안암 학생들보다 우리들이 더 창의적인 생각과 남다른 열정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학기 한번 같이 노력해 봅시다! 혼자 하려면 어렵지만 여럿이 같이 노력한다면 충분히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윗글이 약간 훈계(?), '너네들 똑바로 해라!' 식으로 들릴 것 같아서 말씀드리지만.. 저 또한 정말 잘한 것 없습니다. 저도 세종캠퍼스 한낱 학우일 뿐입니다. 제가 우월하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실제적으로 잘난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한가지 간절히 소망하는 것이 있다면, 이번 학기 열심히 노력해서 이 분위기 바꿔보고 싶습니다. 이 분위기가 바뀌고 우리들의 태도가 바뀌어서 정말 2015년에 새로 들어오는 새내기들에게는 '아! 정말 이 학교 오길 잘했구나!' 라는 느낌을 주고 싶습니다. 또한 그들의 자랑스러운 선배가 되고 싶습니다. 저와 뜻을 함께 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우리 함께 열심히 노력해 봅시다.
p.s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분위기를 바꾼다는 것은 혼자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의 개인 생활부터 정말 떳떳하게 열심히 살아보고자 하는데요.. 혹시나 혼자서 자기관리하고 내 목표에 집중하기 어렵다 하시는 분들, 저와 함께 '자기관리스터디'를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직 세부사항은 정해진 것이 없고 몇몇 모이면 그때 같이 상의해볼 생각입니다. 혹시나 관심있으시면 카톡아이디 'euny0617'로 연락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