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축구부는 올해 여러 대회에서 본래 기량을 다 펼치지 못했다.’ 2012년 고대신문 고연전 특집호 축구 면 탑 기사의 첫 문장이다. 고려대 축구부는 올해‘도’ 여러 대회에서 본래 기량을 다 펼치지 못했다. 고려대는 상반기에 26전 12승 7무 7패의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승리한 경기 내용 또한 마뜩찮다. 세한대전부터 △열린사이버대전 △선문대전 △원광디지털대전 △문예대전 등 2013 시즌에 고려대가 승리한 12경기(26전) 중 대다수가 ‘객관적으로’ 고려대 전력이 우세한 상황이었다. 많은 이가 고려대의 승리를 점친 글로벌사이버대전과 문예대전은 무승부에 그쳤다. 고려대의 정기 고연전 축구의 승부처를 알아봤다.
뒷문이 약해진 고려대
연세대는 쓰리백 전술을 중심으로 한 수비적인 운영을 즐기지만 고려대는 포백전술을 적극 활용해왔다. 고려대는 2013년 정기전에서도 포백진형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포백 포메이션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에 용이하고 중앙선까지 수비라인을 올려 상대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할 수 있다. 2012 고연전을 1대0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도 가솔현(체육교육과 09학번, FC안양, CB), 박형진(사회체육과 09학번, 산프레체 히로시마, LB)의 중원에서의 적절한 공 차단 덕분이었다.
포백 포메이션은 풀백이 공격에 가담할 때 센터백의 부담이 가중된다는 단점이 있다. 포백 포메이션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제공권이 좋고 패스가 뛰어나 후방에서부터의 공격 전개 작업에 능했던 가솔현 선수와 공수를 오가며 득점을 만든 윙백 전민관(사회체육학부 09학번, 부천FC, RMF) 선수의 졸업은 큰 타격이다. 2013시즌 경기당 실점은 2012년 1.15점에서 1.3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축구부 신수진 수석코치는 “09학번의 졸업으로 후배들이 새로운 팀을 맡는다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실수에 당황하지 않게 담력을 기르고 무리한 롱킥보다 안정적인 패스 훈련에 전념한 만큼 조직적인 경기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PORTS KU 오주희 축구팀장은 “포백라인의 ‘중심축’인 송주호 (사범대 체교10, CB) 선수가 부상에서 복귀하며 포백도 살아나고 있다”며 “후방에서 경기 흐름을 읽고 조율해주
는 역할을 특히 잘 수행한다”고 말했다.
공수전환과 정교한 패스가 관건
2013년 정기전은 양교 모두 강한 공격력을 보유해 ‘창과 창’의 대결에 비유된다. 2013 시즌 고려대는 경기당 1.9골, 연세대는 3골을 기록했다. 공격 전개 속도가 빠른 양교가 맞붙으면 경기 흐름이 빨라질 확률이 높아 공수전환이 빠른 팀이 유리하다. 이에 고려대는 공수전환 속도 향상을 위해 특별히 허리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이재성(사범대 체교11, MF) 선수에게 힘을 실어주며 중심축을 잡고 있다. 신수진 코치는 “이재성 선수는 공격 진영과 수비 진영을 왕성하게 넘나들만큼 활동력이 좋고, 경기 흐름을 읽는 통찰력이 있다”며 이 선수를 높이 평가했다.
짧은 패스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여 경기를 풀어나가는 고려대 특유의 ‘티키타카’ 전술은 8월 부산 전지훈련을 통해 더 안정화됐다. 오주희 팀장은 “여름 훈련 후 치른 세 경기 중 두 경기가 무실점 경기”라며 “전지훈련 이후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선승우(사범대 체교10, LMF) 선수는 점유율 축구를 중시하는 서동원 감독과 호흡을 오래 맞춘 만큼 후배를 노련하게 이끌 것으로 보인다. 볼 점유율이 높은 것이 장점이라고 꼽히는 선승우 선수는 “시즌 초반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했다”며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되 부족한 점을 직시하며 고연전을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진격의 연세대 축구부
11일까지 연세대는 20경기 중 14승을 쓸어 담았다. 특히 3월, 5월 세종대와의 U리그 경기에서는 각각 6대1, 3대0 대승을 거둬, 7월에 세종대와 1대1로 비긴 고려대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정기전에서 4연승을 거두고 있는 고려대 축구부지만 연세대의 상승세는 무시할 수 없다. 김수직(사범대 체교12, RMF) 선수는 “기세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선제 득점이 중요하다”며 “공·수 양면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는 송수영(연세대 스포츠레저10, FW) 선수와 김현수(연세대 스포츠레저11, FW) 선수가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송수영은 5월 경희대전에서, 김현수는 8월 충북순복음총회신학교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연세대 공격의 축이다. 두 선수 모두 빠른 돌파력을 가지고 있어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7월 비정기전처럼 역습을 허용해 실점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송수영 선수는 수비 뒷공간을 능수능란하게 침투해 역습 효과를 배가시키는 선수다. 김현수 선수 또한 측면에서부터 중앙으로 드리블하는 능력이 뛰어나 철저한 대인방어가 중요하다. 신수진 수석코치는 “공간압박, 대인압박 등 두 선수의 ‘카운터 어택’을 막기 위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박영일 기자 nulleins@kukey.com
사진|김연광 기자 kyk@kukey.com
기사원문 고대신문 1731호(9월23일자) 11,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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