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비는 정기전 5개 종목 중 다른 종목보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다. 럭비와 미식축구를 혼동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럭비는 득점 상황만 제대로 알고 관전해도 의외로 재미있어진다. 2013년 정기전에서는 경기 상황도 알면서 고려대를 응원해보는 건 어떨까. 럭비 관전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짚어봤다.
트라이는 5점, 킥은 3점
럭비에선 ‘잘 달려서 잘 찍으면’ 상대로부터 기세를 빼앗아 올 수 있다. 우리 팀 백스(Backs)가 상대 선수의 스크럼을 요리조리 피해 상대 진영 끝까지 도달했다면 멋지게 볼을 꽂아 득점할 수 있다. 이 ‘트라이’에 성공하면 5점을 획득하고 추가로 ‘컨버전 킥(Conversion Kick)’을 얻는다. 트라이를 성공해서 얻는 컨버전 킥의 경우, 공을 H모양의 골대 상단 사이로 넣으면 2점이 추가로 주어진다.
럭비에선 상대방의 견제가 심해 트라이보단 킥으로 점수를 쌓는 경기 운영이 선호된다. 상대방이 반칙하면 반칙지점에 공을 놓고 ‘페널티 킥’을 차는데, 성공하면 3점의 득점을 얻는다. 킥은 주로 Stand off 포지션(10번) 선수가 전담하는데 2013년 정기전에서는 고려대는 류재혁(사범대 체교12, Stand off), 연세대는 오광영(연세대 체교10, Stand off) 선수가 킥을 담당할 예정이다.
‘어깨 깍지’ 잘 끼우면 승리가 보여
‘럭비’를 떠올리면 단단한 근육질의 사내들이 한 곳에 뭉쳐 흙먼지를 날리는 장면이 떠오른다. 각 팀 포워드(1~8번)가 서로 어깨를 맞대 상대방을 밀어내기 위해 만들어내는 대형을 ‘스크럼’이라고 한다. 스크럼은 사소한 반칙과 경기 중단 상황에서 빠르고 공정하게 경기를 재개하기 위해 실시한다. 양 팀 포워드들은 서로 마주 보며 세 줄로 3-4-1 대형을 만든다. 두 팀 사이에 형성된 터널에 9번(Scrum Half)이 공을 넣은 후, 1열 가운데에 위치한 2번(Hooker)이 발을 이용해 공을 걷어내고, 뒤로 걷어낸 공을 8번(No.8)이 잡는 순간 경기가 재개된다. 연세대 김도현 감독은 “포워드의 스크럼에서 밀리는 팀은 후반전에 기동력이 많이 떨어져 돼 경기에 지장이 있다”고 말했다.
경기 중에 수시로 나오는 ‘기마전’도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라인아웃’이라 불리는 이 상황은 볼이 라인을 벗어나면 상대방에게 기회가 주어지며, 축구의 스로인과 비슷하다. 라인아웃을 받은 팀의 2번(Hooker)은 라인 밖에서 공을 던지며, 각 팀은 선수 한 명을 들어 올려서 공을 잡아야 한다. 고려대에선 주로 파워가 강한 송명준 선수(사범대 체교11, Prop)가 공을 던지고, 키가 큰 김요한(사범대 체교12, No.8) 선수가 공을 잡는다. 정효진(사회체육10, Hooker) 주장은 “공을 던지는 사람(Hooker)과 공을 받는 사람(Jumper)은 눈만 맞아도 작전을 알 정도로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볍지만 몸을 지켜주는 장비
럭비 선수들은 미식축구에서 쓰는 ‘어깨 뽕’은 쓰지 않는다. 미식축구보다 간소한 헤드기어를 끼고 숄더를 속옷처럼 착용할 뿐이다. 럭비는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든 머리 보호구인 스크럼 캡만 사용할 수 있다. 미식축구에서 흔히 사용하는 어깨 패드 등의 보안구는 허용되지 않지만, 솜·스펀지·고무 또는 이와 비슷한 부드러운 물질로 된 얇은 패드는 어깨에 착용할 수 있다. 럭비부 남용훈 코치는 “보호 장비 착용 여부는 선수들의 재량”이라며 “격렬한 몸싸움에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 착용하는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글| 조소진 기자 sojin@kukey.com
사진| 김연광 기자 kyk@kukey.com
기사원문 고대신문 1731호(9월23일자) 9면
http://www.kukey.com/news/articleView.html?idxno=19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