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시작하면서.
통섭1 通涉 명사
[명사]
1 사물에 널리 통함.
2 서로 사귀어 오감.
통섭-하다 1 通涉--〔통서파다〕
[동사]
1 사물에 널리 통하다.
2 서로 사귀어 오가다.
간학문적 접근. 사회문화를 수능과목으로 선택했던 분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학문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서로 융합하는 접근법을 말하는 것입니다. 가령 환경학적인 접근으로 역사를 접근한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를 예로 들 수 있겠네요. 혹은 침팬지 무리 속으로 들어가 관찰하며 연구한 제인 구달 박사와 같은 연구방법도 예가 될 수 있겠습니다. 국내에서는 최재천 박사가 한동안 통섭 신드롬을 불러일으켰었지요.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문명의 붕괴>보다는 <총,균,쇠>의 저자로 더 유명한 작가죠.
연극에서도 이와 같은 결합이 보여지고 있습니다. 쉽게 떠올릴수 있는 것은 연극치료입니다만, 이번 칼럼에서 다룰 것은 연극치료가 아니라, 타학문과 결합된 연극입니다. 자, 그럼 가장 먼저 연극 + 과학의 사례를 볼까요? 한국에 과학연극을 처음으로 소개한 작품은 바로 과학연극 '산소' 입니다. ‘산소’에서는 무대에서 실제로 실험도 합니다. 이과 vs 문과가 아니라, 이과 + 문과가 어떤 시너지를 일으키는지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노벨상 심의 위원회가 노벨상 제정 이전의 과학자에게 상을 준다면?’ 이라는 상황에 셀러, 프리스틀리, 라부에지에가 각축을 벌입니다. 작가들은 세심하게도, 과학자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거라며 과학자와 그 부인들간의 관계도 끼워넣습니다. 이 작품은 실제로 노벨화학상 수상자와 유명한 화학자 둘이서 공동으로 제작한 것입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한사람은 유기화학 발견으로 화학상 받은 사람, 다른 한사람은 합성 살충제 개발한 사람이라지요. 거기다 두 작가 모두 시집과 희곡집을 각각 내놓은 전력도 있습니다. 이공계 사람이 인문학을 하면 어떤 효과가 나는지 잘 보여주고 있지요.
출처: http://www.artsnews.co.kr/news/22748 , 아츠뉴스, 과학연극시리즈2 '산소'
과학연극 붐은 사실상 ‘산소’가 국내에 들어오고 나서 급증하기 시작했죠.
물론 일반인 + 학생들을 과학으로 끌어들이려는 과학계의 처절한 몸부림도 끼어있습니다만 -_=;;
과학연극 ‘산소’의 경우는 외국에서 들여온 작품입니다. 자, 그럼 비슷한 작품이 또 없느냐 라고 물어보실 분이 계실텐데요. 얼마 전 ‘혜화동 1번지’에서 한 ‘은미 노래방’이 비슷한 류의 연극을 보여줬습니다. 사실 믹스된 연극으로 보기는 좀 어려운게, ‘은미 노래방’ 에서는 노래와 연극이 믹스되었거든요. 'ㄱ'자로 만들어진 무대는 흥미롭습니다. ㄱ의 꼭지점이 무대, 양 끝이 관객석이거든요. 무대에는 음향장치들이 있고, 거의 모든 음향효과가 무대 위에서 수작업으로 연극에 투입됩니다. 자전거 타는 소리도 무대 한켠의 자전거를 가져다 그대로 소리를 내고, 통기타, 건반 과 같은 악기들을 실제로 연주합니다. 심지어 극이 시작할 때 색소폰을 불며 시작을 알립니다! 다만 뮤지컬처럼 배우는 놀고, 관객은 지켜보는게 아니라, 배우는 놀고, 객석으로 쳐들어와 관객을 무대로 끌고 가 역할을 하나 시키는 [...] 그런 극입니다. 배우와 관객이 같이 노는 극 정도로 볼 수 있겠네요.
관객들이 볼수 있게 만든 가사집을 넘기라고 한다거나 혹은 춤을 추게 한다거나. 그런데 뮤지컬로 보기는 좀 어려운, 그런 극이었습니다. 실제로 연극에 쓰인 곡들만 어림잡아 10곡이 넘어갔었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라디오 녹음실에 들어간 느낌이었습니다만 나중에 관객과의 대화에서 같이간 일행이 그러더군요. 라이브 카페 같았다고요. 연출가는 ‘고정관념을 깨는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아참, 은미노래방은 10/30일 부로 공연이 끝났습니다.
좀 깨는 연극을 보고 싶으시다면 혜화동 1번지, 추천드립니다.)
은미노래방 공연중, 배우 장용철, 전용철. / 출처 : http://www.dipts.com/news/?mode=view&top_id=A&cate1_id=15&cate2_id=131&number=25168
DIP뉴스, [볼까]숨겨진 꿈을 찾아내는 작은 콘서트 연극 ‘은미노래방’
<은미 노래방>에는 '은미'가 나오지 않습니다.
남자배우 둘이서 그때그때 맞는 상황에 맞춰 역할을 바꿔가며 놀 뿐입니다.
4. 나가면서.
‘통섭’이라는 단어는 어찌보면 기존 개념을 깨는 방식입니다. 한 우물만 파는 방식이 예전까지의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파여진 여러 우물들을 어떻게 연결짓느냐가 관건이라는 거죠. 개인적으로 특성화 시도를 하면서 바뀐 과 이름들이 약간 이런 측면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렇기 때문에 두배로 노력해야하는 방법이기도 하겠지요. 뭐, 취미로 놀다 믹스해버리는 케이스도 있겠지만 굉장히 희귀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 특성화 학과 이야기는 물론 과기대 한정입니다. 특성화 학과로 인문대에 설치된 학과들은 좀 더 범위가 좁혀지고, 전문적으로 되었거나 아주 새로운 학과들이어서요.)
무엇보다도 중요한건 상식을 깨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평소에 좋아하던 것을 다른 것과 결합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그런 것보다는 대개 결합시킬 그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곤 할 것 같습니다. 평소에 아는 것도 많아야 하겠지만, 이것들을 어떻게 연결시키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니까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외국 수업을 들어볼 기회가 있어서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학부 수업은 개론에 그친다 라는 말 때문인지 세계사를 깊게 들어가지 않더군요. 정치학 수업도 나중에 들어봤었습니다만, 마찬가지였습니다. 년도까지 외우라는건 거의 없었고, 흐름을 잡아주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수업들이었습니다. 다만 좀 놀랐던건 남아시아 역사와 아프리카 역사를 범위에 포함시켰던 것이었달까요. 대개 오늘날의 문제는 역사적인 것이 기저에 원인으로 깔려있으니 포함시켰던 것 같습니다. 배우다보니 르완다의 줄루족 이야기도 나오고,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도 나오더군요.
과기대에 속하신 분들의 경우는 전공트랙을 미친듯이 따라가는 커리큘럼에 한숨을 짓지만, 인문대의 경우는 널널한 시간표에 웃으며 방에 들어가 취업걱정에 피눈물을 쏟는다고 하더랍니다. 인문계의 경우는 취업이 딱히 정해진 법칙이 없으니까요. 국문과 다니다 고시 준비할수도 있는거고, 북한학과 다니다 문학 건드려서 북한 문학 연구할수도 있는 거니까요. 생각의 틀을 한정짓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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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에 새로 여러분께 글로 찾아온 ‘자러다니는3’, 줄여서 자3입니다. 막상 칼럼니스트로 들어오겠다고 지르고 봤습니다만, 쓰려니 한참을 생각하게 되더군요. 가장 편한 식으로 쓰려고 했습니다. 되도록이면 대화하듯 쓰는게 회원 분들께서 보실 때 편하실 것 같아서요. 뭘 쓸까 하고 한동안 고민하다 결국은 '최근에 본 작품의 특징을 살려보자!' 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네요.
칼럼 제목을 '무대 뒤 다락방' 으로 정했습니다. 무대 뒤에는 스탭실도 있고 배우들 준비실도 있습니다. 교내 연극 소모임에서 '잉여 1'을 담당하고 있습니다만, 매학기마다 느끼는건 '공연 한번 올리기 무지 힘들구나.' 라는 점입니다. 뭐랄까, 사실 공연이 끝난 무대 뒤에서 노트에 열심히 뭔가를 끄적이는 모습을 상상하고 정한 면도 있습니다만, 공연이 올라가기 전, 혹은 진행되는 도중에 무대 뒤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무대 빌리기도 해야하고, 연습은 기본이고, 무대 디자인, 연출도 해야하고, 이래저래 음악과는 달리 연극에서는 1인 극단은 절대로 만들어질수 없는 것이거든요.
제가 생각한 '무대 뒤 다락방'은 무대에서 가장 가깝기도 하고, 무대의 분위기와는 가장 동떨어진 골방입니다. 연극 소품들도 널려있고, 벽 한켠에는 포스터도 마구 붙여져 있습니다. 책상엔 대본도 있고요. 제가 여러분께 들려드릴 이야기는 이런 히키코모리스러운 골방에서 들려드릴 이야기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
그런데 엑박 하나의 여유...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