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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 기자들은 지난 겨울방학 기간 중 1월 4일부터 7일까지 중국 상해로 취재 워크숍을 다녀왔다. 3박 4일로 진행된 일정동안 기자들은 4개로 팀을 나눠 주제별로 취재활동을 벌였다. 이번 기사는 그 중 첫 번째로 중국의 인터넷 통제와 중국인의 의식, 그리고 시사점을 생각해봤다.
 
‘요청하신 URL을 찾을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중국 상해로 여행을 갔던 김 씨는 구글을 통해 대중교통을 알아보려 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아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김 씨는 그제야 중국에 가기 전 VPN 우회경로를 알아보라던 친구의 조언이 생각났다.
 

대방화벽과 감시당하는 SNS

중국에선 구글에 접속할 수 없다. 대방화벽이 접근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올라가는 글뿐만 아니라 SNS도 통제하며, 검열을 뒷받침하는 보안법까지 제정했다. 정부의 강력한 정보 검열에 대해 중국인들은 무관심하거나 수긍한 채 살아간다.

중국 내 정보 검열을 위해 고안된 대방화벽(The Great Firewall)은 △헌법 위반 △당 정책 비난 △여론 조작 등의 정보를 차단해 이용자의 접속을 막는다. 1994년 중국에는 시장경제체제가 도입됐다. 해외자본이 유치되며 인터넷을 통해 인민 간의 정보공유도 활발해졌다. 이에 중국 국방부는 공산체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정보가 유포되는 것을 막고, 자국의 경제사회적 이익을 지키고자 대방화벽을 고안했다.

대방화벽은 ‘특정 IP에 대한 접근차단’과 ‘특정 검색어 차단’이라는 원리를 바탕으로 작동한다.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화번호부와 유사한 역할을 하는 DNS(Domain Name System)를 통해 IP를 받아야 한다. 대방화벽은 DNS 접근을 차단해 특정 IP주소를 찾지 못하게 만든다. 또한, 해외서버를 통해 DNS를 뚫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결페이지 자체를 차단하기도 하며, URL에 블랙리스트 키워드를 등록해 검색 자체를 막기도 한다.

인터넷보다 이용자 간 소통이 상대적으로 원활한 SNS도 정부의 감시망 아래에 있다. 중국 정부는 2011년 5월 천안문 사태 25주년을 앞두고 약 3억 5000명의 중국인이 이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압박하며 검열에 나섰다. 천안문 사태는 1989년 6월 천안문 광장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로 정부가 유혈 진압해 비공식적으로 약 7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중국 정부는 SNS에서 천안문 사태와 같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단어를 메시지로 전송할 경우 경고의 알림창을 통해 수정을 권고하는 식으로 제재를 가했다. 2014년 홍콩 민주化시위 당시에는 홍콩에서 중국으로 전송되는 시위 관련 사진들을 모두 삭제됐으며, 웨이보의 검열 삭제율이 평소보다 5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중국의 SNS 통제에 대해 중국인 유학생 윤일능(생명대 식자경15) 씨는 “사람들이 불만이 있어도 쉽게 표현하지 못하고 예민한 주제 같은 경우엔 삭제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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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 주재민 전문기자


중국 정부의 검열에 다양한 의견

중국 정부는 SNS 검열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보안법까지 제정하면서 정보를 통제하고자 했다. 지난 2014년 7월 중국 정부는 테러 정보가 유통될 수 있다는 이유로 카카오톡과 라인을 사전 통보 없이 차단했다. 2015년 7월 제정된 ‘신인터넷보안법’에 따르면 개인 계정에서 게시한 정치적 문건을 삭제해야 한다. 2015년 11월에는 SNS에 허위 정보를 전달하면 형사적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규정까지 추가됐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박경신(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음에도 허위 또는 사회 혼란을 야기한다는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국제인권법 하에서 확립된 표현의 자유 원리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정보 통제와 검열이 당국 발전에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이정남 아세아문제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표현의 자유가 없다면 각 영역에서 진취적이고 발전적인 담론의 형성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SNS 통제는 중국인들이 경쟁력 있는 민주시민으로서 국제무대에 참여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반면, 윤순일(중국학연구소) 교수는 “모든 중국인에게 세계화가 반드시 필요한 절대적 가치가 아니며, SNS 통제도 세계화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검열에 “별 생각 없다” 응답 많아

중국의 학생들은 대방화벽과 인터넷 검열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거나 무관심한 경우가 많았다. 본지가 상해에 있는 복단대학(復旦大學) 학생 50명을 상대로 중국의 SNS 및 인터넷 검열에 대해 질문한 결과, ‘검열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고 대답한 학생은 36명이었다. 중국에서는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에 접속할 수 없지만 이를 대체하는 바이두, 웨이보, 투도우 등의 중국 SNS가 있어 학생들은 큰 불편을 느끼지 못했다. 중국인 유학생 장명걸(경상대 경영14) 씨는 “중국에서는 굳이 IP를 바꿔서 쓸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정부의 검열 자체에 불만을 갖지 않는다는 입장도 있었다. 중국에서 12년간 거주한 경험이 있는 송예림(문과대 사회15) 씨는 “중국 학생들은 공산당 정부에 큰 불만을 갖지 않아서 온라인상의 정보 통제에도 불만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중국의 정보 통제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잉장(Ying Jiang, 아들레이드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는 “중국의 역사를 보면 과거에 비해 표현의 자유가 상대적으로 확대된 편”이라며 “인터넷 이용자들에겐 개인적인 욕망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 제공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국도 검열에서 자유롭지 않아

중국이 엄격한 인터넷 검열 정책을 고수하는 표면적 이유는 사회적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테러를 방지해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통과된 우리나라의 ‘테러방지법’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테러방지법이 시행되면 ‘테러위험 인물’로 지정되기만 해도 국정원이 민감정보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청구할 수 있다. 이에 카카오톡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사이버 검열이 강화되는 것이 아니냐며 지난해에 이어 텔레그램으로의 제2차 ‘사이버 망명’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일 텔레그램은 국내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카테고리 다운로드 순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가가 온라인상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려 한 시도가 이번 테러방지법뿐만은 아니다. 검찰은 2014년 5월 세월호 추모 행진을 주도한 용혜인 씨를 조사하기 위해 카카오톡 서버 압수 수색을 진행했다. 2월 24일 법원은 당사자에게 알리지 않은 검찰의 카카오톡 압수 수색은 위반이라고 판결을 내리기도 했다. 이어 같은 해 2014년 9월 검찰이 사이버 공간에서의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으로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했다. 박경신 교수는 사이버 전담팀에 대해 “정부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표적이 될 수도 있다”며 “억울한 명예훼손 피해자들이 아닌 공직자들의 명예를 보호하기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조사연구소의 지난 2014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10명 중 67%(677명)가 국가에 의한 메신저 검열을 우려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중국처럼 국가의 사이버 검열에서 자유롭지 않은 현실을 보여준다.

 

공동취재 | 이요세피나, 조현제, 이주형, 최윤정 기자

조재석, 황유정 기자  news@kukey.com

<저작권자 © 고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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